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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목 또 지목”…‘릴레이 챌린지’로 본 증권가 인맥도 [허지은의 주스통]

최현만·정영채 등 챌린지 다수 참여
사업적 협업·학연으로 이어진 인맥
ESG 홍보 넘어 친분 과시용 되기도

주식 시장에선 오가는 돈 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뉴스가 생겨납니다. 한국의 월스트리트,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 증권가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2400여개 상장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허지은의 주스통’(주식·스톡·통신)에서 국내 증시와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최근 2달간 마약근절, 일회용품 사용 자제, 수산물 소비 장려 등 다양한 릴레이 챌린지에 참여했다. [사진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여의도 증권가에 ‘챌린지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마약 근절부터 일회용품 사용 자제, 에너지 절약, 수산물 소비 장려 등 챌린지 내용도 다채로운데요. 평소 친분이 있는 최고경영자(CEO)들 간의 지목 형태로 이어지다보니, 릴레이 챌린지를 통해 업권을 넘나드는 인맥도가 한 눈에 그려지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증권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챌린지 수행 소식을 알리는 인물 중 하나입니다. 최 회장은 지난달 18일 마약근절 캠페인 ‘노 엑시트(NO EXIT)’에 참여했는데요. 이 캠페인은 마약중독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경찰청과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시작한 릴레이 캠페인입니다. 최 회장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지목을 받아 해당 챌린지를 수행했습니다. 

최 회장과 함 회장은 지난 5월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해외 IR 행사에 함께 참여한 바 있습니다. 같은달 열린 글로벌 토큰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한 ‘토큰증권 웹 3.0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에서도 두 사람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 출장길과 사업 현장에서 협업을 이어온 두 수장이 챌린지에서도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는 이달 12일에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1회용품 ZERO’ 챌린지에도 참여했습니다. 엄태웅 삼양홀딩스 대표로부터 지목을 받았습니다. 삼양홀딩스는 지난 2017년부터 회사채 발행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과 인연을 맺어오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회사채 발행이 주춤했던 지난해에도 삼양그룹의 계열사 발행 주관을 담당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다음 타자로 지목한 인물에도 관심이 모입니다. 최 회장은 1회용품 ZERO 챌린지 다음 타자로 김홍국 하림 대표와 법무법인 세종의 오종한 변호사를, 노 엑시트 다음 타자로 임금옥 BHC 대표를 지목했습니다. 임금옥 대표와 최 회장은 모두 전남 출신 CEO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홍국 대표와 최 회장의 인연은 조금 더 각별합니다. 앞서 김 대표는 수산물 소비 장려 캠페인 다음 타자로 최 회장을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서로 다른 캠페인에서 서로를 지목한 건데요. 최근 HMM 인수전에 나선 하림의 인수금융을 돕기위해 미래에셋증권이 대주단 중 하나로 참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노 엑시트 캠페인은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윤창호 한국증권금융 사장→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황성엽 신영증권 대표→홍우선 코스콤 사장→김신 SK증권 대표→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이석기 교보증권 대표→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진승호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 캠페인 '쿨코리아 챌린지'에 참여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왼쪽), 수산물 소비 촉진 캠페인에 참여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가운데)과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오른쪽) [사진 각 사]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학연을 따라 릴레이 챌린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인 정 대표는 동문인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의 지목을 받아 노 엑시트 캠페인에 참여했고, 다음 주자로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를 지목했습니다. 두 사람은 서울대 경영학과 1년 선후배 사이입니다. 

정 사장은 에너지 절약을 장려하는 ‘쿨코리아 챌린지’에도 참여했습니다. 최병오 형지 회장→안병덕 코오롱그룹 부회장→정 사장으로 이어졌는데요. 정 사장은 다음 타자로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최유삼 한국신용정보원 원장을 지목했습니다. 세 사람은 모두 서울대 경영학과 동문으로, 정 사장과 박 사장은 1963년생 동갑내기이기도 합니다. 

쿨코리아 챌린지의 다른 갈래에선 윤창호 한국증권금융 사장→최유삼 한국신용정보원 원장→홍우선 코스콤 사장→박현철 부국증권 대표→김신 SK증권 대표→이승열 하나은행장→이석용 NH농협은행장으로 금융권 인맥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시작된 ‘수산물 소비 및 어촌 휴가 장려 챌린지’에도 금융투자업계 인사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첫 출발을 한 이 챌린지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유광열 SGI서울보증 대표→김신 SK증권 대표→박현철 부국증권 사장→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정지호 신한펀드파트너스 대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릴레이 챌린지가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CEO들의 친분을 과시할 수 있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공익적인 캠페인에 참여해 기업의 ESG 활동을 홍보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인맥이 한 눈에 드러나는 탓입니다. 일각에선 한번도 지목받지 못한 대표에겐 ‘인맥이 좁다’는 편견이 생길 가능성도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챌린지는 챌린지일 뿐, 과몰입은 금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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