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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은행 할 것 없이 나섰다…치열해지는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 경쟁

KB·신한·NH證, 토큰증권 컨소시엄 협약…공동 인프라 구축
한국투자증권 클라우드 시스템 기반 분산원장 인프라 구현
우리은행 '디지털자산 플랫폼' 2025 출시 목표…STO 발행 특화

STO 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토큰증권(ST·Security Token)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아직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이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플랫폼 구축과 상품 개발에 나서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토큰증권 시장 공동진출을 위한 ‘토큰증권 증권사 컨소시엄 구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9월 21일 업계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밝혔고, 우리은행은 지난 8월 ‘디지털자산 시장 선점을 위한 토큰증권 플랫폼 전략’을 수립하고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을 활용해 발행된 디지털화된 증권으로, 실물증권과 전자증권에 이은 새로운 발행 형태의 증권이다. 부동산은 물론 선박, 항공기 미술품 등 실물로 존재하는 자산의 권리를 손쉽게 유동화해 ‘증권형 디지털자산’으로 전환, 조각 투자가 가능해진다.

앞서 지난 2월 금융당국은 토큰증권의 발행 및 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뒤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적극적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KB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토큰증권 증권사 컨소시엄’은 토큰증권 공동 인프라 구축을 넘어 전략적 사업모델 발굴까지 추후 협업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3사는 ‘비용 효율화’ 뿐만 아니라 ‘발행사·투자자 규모의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3사는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본격적으로 ▲토큰증권 공동 인프라 구축 및 분산원장 검증 ▲토큰증권 정책 공동 대응 및 업계 표준 정립 ▲토큰증권 발행 및 유통 서비스 시너지 사업 모델 발굴 등을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증권사 간 공동 분산원장을 구성하게 되면 구축·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인프라 경쟁에서 벗어나 토큰증권 사업영역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또 협업을 통해 다양한 기초자산을 보유한 발행사 대량 확보 및 상품 발행·유통이 가능해 투자자에게도 매력적인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 구축을 마쳤다. 한국투자증권은 클라우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분산원장 인프라를 구현하고, 이를 통해 향후 제도 변화를 탄력적으로 수용하고 시스템 개선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오픈에셋 등이 참여한 토큰증권 협의체 '한국투자ST프렌즈'는 지난 5월부터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4개월의 노력 끝에 국내 최초로 토큰증권 발행 및 청산에 필요한 과정을 구현한 인프라를 개발하고 시범 발행을 완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스마트계약을 통한 배당 처리 ▲분산원장 예수금을 활용한 즉각적인 거래 완결성 보장 ▲개인정보 처리 및 보호 기술 등은 특허 출원까지 진행 중이다. 회사는 토큰증권 인프라의 높은 기술력과 시스템 안정성을 입증해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8월 ‘디지털자산 시장 선점을 위한 토큰증권 플랫폼 전략’을 수립하고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디지털자산 플랫폼을 통해 토큰증권 발행과 청약, 계좌 관리 등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디지털자산 플랫폼은 토큰증권 유통이 아니라 발행 기능에 특화할 예정이며, 정식 출시 목표 시기는 2025년 초다.

금융투자업계의 토큰증권 인프라 선점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STO 시장은 국내 금융시장의 효율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캐나다, 미국, 영국 등 STO 시장이 비교적 활성화된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은 완전히 시작 단계에 있기 때문에, 토큰증권 인프라 사업을 선점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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