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중 숨고르기?…국제유가‧중국 ‘변수’는
[셈법 복잡한 항공사] ②
고유가 악재에도 국제선 확대 ‘집중’
중국 노선 회복 속도 ‘관건’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국적 항공사들이 코로나19 사태 종식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항공 여객 수요에 대응하는 가운데, 고유가와 중국 노선 회복 등이 실적 개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안팎까지 오르자 “유류비 부담이 커져 항공사 실적 개선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국제유가 상승 부담을 상쇄할 정도의 항공 여객 수요가 유지될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국적 항공사들은 동계 시즌 국제선 확장에 나서는 등 회복 중인 항공 여객 선점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항공업계 안팎에선 “그간 살아나지 못했던 중국 노선의 회복 정도가 실적 개선 규모를 좌우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들이 고유가‧고환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 달러 환율은 항공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항공사가 지출하는 전체 비용 중에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로 추산된다. 여기에 국적 항공사들은 항공유 구매 비용과 항공기 리스료 등을 달러로 결제한다. 국제유가와 원 달러 환율의 동반 상승이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란 얘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국적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지는 와중에 고유가‧고환율 ‘암초’를 맞닥뜨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확전 양상으로 나아가고 있어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투가 중동 전체로 번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국제유가도 배럴당 80달러 중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중동 지역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예단하긴 어렵다는 점이다. “중동 내 갈등 격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항공사에 고유가와 고환율이 악재라는 점을 부인하긴 어렵지만, 일부에선 “항공 여객 수요 증가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고유가 부담 등을 극복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9월 7일 보고서에서 “지금 항공 시장은 수요가 유가를 이기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어느 지역도 우리나라 항공 시장처럼 사상 최대치 이익을 달성한 곳은 없다”며 “해외여행 수요는 경기에 구애받지 않고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에서 경쟁 심화를 걱정하는 것에 비해 실제 공급 회복 속도는 완만하다”며 “여전히 충족되지 못한 대기 수요가 더 많아 유가 상승 부담을 운임에 전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적 항공사들은 고유가‧고환율에도 국제선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국적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동계 시즌에 국제선 운항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11월 26일부터 인천~베트남 푸꾸옥 노선에 주 7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한다. 또한 오는 29일부터 인천∼가고시마‧오카야마 노선, 오는 31일부터 인천∼니가타 노선을 주 3회 일정으로 운항한다. 중국 노선의 경우 29일부터 부산~상하이 노선과 인천~샤먼 노선을 매일 운영하고, 인천~쿤밍 노선은 11월 19일부터 주 4회 운항할 방침이다. 신규 취항과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증편도 꾀한다. 동계 시즌부터 인천~후쿠오카‧오사카 노선 운항 횟수를 매일 3회에서 4회로 늘리고, 인천~나리타 노선도 매일 2회에서 4회로 증편한다. 인천~방콕 노선은 매일 3회에서 5회로, 인천~마닐라 노선은 매일 2회에서 3회로 확대한다. 인천~델리‧카트만두 노선은 주 3회에서 4회로 늘린다. 인천~오클랜드‧브리즈번 노선은 11월 10일부터 내년 3월 18일까지 주 5회에서 7회로 운항한다. 인천~라스베이거스 노선은 주 4회에서 5회로 증편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여객 사업을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90% 이상까지 회복시킨다는 포부다.
중국 노선 정상화 시기는?
항공업계에선 중국 노선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회의감이 교차한다. 일단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 이후 중국 노선 역시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은 맞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8월 한중 노선을 이용한 항공 여객은 93만명 정도다. 이는 지난해 8월보다 20배 넘게 증가한 규모인데, 2016년 8월과 비교하면 45% 수준에 그친다. 중국이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를 빌미 삼아 이른바 ‘사드 보복’에 나서기 전 상황으로 회복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중 노선이 회복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중국의 경제 보복 이전의 한중 노선 호황을 기대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물론 중국의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9월 29~10월 6일) 이후 중국 노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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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들이 고유가‧고환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 달러 환율은 항공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항공사가 지출하는 전체 비용 중에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로 추산된다. 여기에 국적 항공사들은 항공유 구매 비용과 항공기 리스료 등을 달러로 결제한다. 국제유가와 원 달러 환율의 동반 상승이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란 얘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국적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지는 와중에 고유가‧고환율 ‘암초’를 맞닥뜨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확전 양상으로 나아가고 있어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투가 중동 전체로 번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국제유가도 배럴당 80달러 중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중동 지역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예단하긴 어렵다는 점이다. “중동 내 갈등 격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항공사에 고유가와 고환율이 악재라는 점을 부인하긴 어렵지만, 일부에선 “항공 여객 수요 증가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고유가 부담 등을 극복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9월 7일 보고서에서 “지금 항공 시장은 수요가 유가를 이기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어느 지역도 우리나라 항공 시장처럼 사상 최대치 이익을 달성한 곳은 없다”며 “해외여행 수요는 경기에 구애받지 않고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에서 경쟁 심화를 걱정하는 것에 비해 실제 공급 회복 속도는 완만하다”며 “여전히 충족되지 못한 대기 수요가 더 많아 유가 상승 부담을 운임에 전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적 항공사들은 고유가‧고환율에도 국제선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국적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동계 시즌에 국제선 운항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11월 26일부터 인천~베트남 푸꾸옥 노선에 주 7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한다. 또한 오는 29일부터 인천∼가고시마‧오카야마 노선, 오는 31일부터 인천∼니가타 노선을 주 3회 일정으로 운항한다. 중국 노선의 경우 29일부터 부산~상하이 노선과 인천~샤먼 노선을 매일 운영하고, 인천~쿤밍 노선은 11월 19일부터 주 4회 운항할 방침이다. 신규 취항과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국제선 증편도 꾀한다. 동계 시즌부터 인천~후쿠오카‧오사카 노선 운항 횟수를 매일 3회에서 4회로 늘리고, 인천~나리타 노선도 매일 2회에서 4회로 증편한다. 인천~방콕 노선은 매일 3회에서 5회로, 인천~마닐라 노선은 매일 2회에서 3회로 확대한다. 인천~델리‧카트만두 노선은 주 3회에서 4회로 늘린다. 인천~오클랜드‧브리즈번 노선은 11월 10일부터 내년 3월 18일까지 주 5회에서 7회로 운항한다. 인천~라스베이거스 노선은 주 4회에서 5회로 증편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여객 사업을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90% 이상까지 회복시킨다는 포부다.
중국 노선 정상화 시기는?
항공업계에선 중국 노선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회의감이 교차한다. 일단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 이후 중국 노선 역시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은 맞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8월 한중 노선을 이용한 항공 여객은 93만명 정도다. 이는 지난해 8월보다 20배 넘게 증가한 규모인데, 2016년 8월과 비교하면 45% 수준에 그친다. 중국이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를 빌미 삼아 이른바 ‘사드 보복’에 나서기 전 상황으로 회복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중 노선이 회복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중국의 경제 보복 이전의 한중 노선 호황을 기대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물론 중국의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9월 29~10월 6일) 이후 중국 노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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