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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A따라 B·C·D노선도 부동산 시장 탄력 받을까

[철길따라 집값 꿈틀] ③
A노선 내년 개통 후 역세권 아파트값은 상승 전망
전문가들 “B·C·D노선 확정 호재는 선반영…착공‧완공 시점에 오를 것”

2022년 12월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GTX-A) 터널 공사 현장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주변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면서 B‧C‧D노선 인근 아파트 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부동산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개통하는 A노선의 역세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GTX-A는 GTX의 첫 번째 노선으로, 민자 구간인 파주~삼성(46.0㎞), 재정 구간인 삼성~동탄(39.5㎞)으로 나뉘는 총 연장 85.5㎞, 11개 정거장을 지나는 고속철도다. 지난달 수서~동탄 구간 시운전이 완료됐고 내년 4월 개통을 앞뒀다. 파주~동탄 구간은 오는 2028년 완전 개통될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GTX-A 동탄~수서 구간이 내년 상반기 개통을 앞두면서 완공 기대감이 역 주변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GTX-A 노선 근처 아파트 매매 가격 강세 흐름은 개통 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기본적으로 지역에 개발 호재가 있으면 가격이 오르는데 철도 개발 호재는 노선 확정, 착공, 완공 등 3단계로 가격 상승을 동반한다”며 “A노선이 GTX 가운데 처음으로 완공 단계까지 갔기 때문에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연구원은 “GTX-A가 개통하면 서울 접근성이 이전에 비해 훨씬 커지기 때문에 아파트 수요가 늘면서 매매 가격 상승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탄역은 일자리 호재, 운정‧대곡‧연신내역은 가성비 효과 기대
 
다만 같은 GTX-A 노선이더라도 일자리, 편의시설, 교육환경 등 입지 여건에 따라 지역별로 가격 상승세에서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내년 4월에 개통하는 GTX-A 수서~동탄 구간 가운데 동탄역과 용인역 인근 부동산 시장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고, 성남역은 신분당선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승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며 “내년 하반기 운행하는 운정~서울역 구간에서는 운정역, 킨텍스역, 대곡역, 연신내역의 기존 아파트값이 워낙 낮았기 때문에 상승 여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표찬 하우에스테이트 대표는 “동탄신도시같은 경우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이슈로 이미 일자리 호재가 가격에 대부분 반영되면서 큰 상승이 이뤄졌다”며 “동탄역 근처 아파트는 현재 3.3㎡당 4000만원대까지 호가가 나오고 있는데 내년 개통 후에 이보다 더 큰 상승이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GTX-A 개통 후 수요자들의 실제 이용 시 배차간격과 요금 수준이 어느정도인지가 집값 변화의 관건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GTX-A 초역세권 단지들은 개통 수혜를 보겠지만 비역세권 단지들은 차라리 광역버스가 더 빠르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또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배차간격이 길 경우 출퇴근에 지장이 있을 수 있고, 요금이 비싸면 실제 이용 수요가 많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준열 투자의 신 대표는 “GTX A노선 개통으로 경기도에서 서울 중심부까지 30분대로 갈 수 있어 일부 역세권 아파트는 가격이 오를 수 있다”면서도 “실제 요금 수준이 관건인데 교통비 지출이 크면 이용객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고, 현재 부동산 경기가 좋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호가는 올라갈 수 있지만 실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기는 어려워 거래량을 동반한 가격 상승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예측했다.


8월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GTX-C 노선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 체결식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서명한 협약서를 들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제공 국토교통부]

B‧C‧D노선 착공‧완공‧개통까지 수년 소요…상승 효과 제한적일듯

부동산 전문가들은 A노선 개통으로 GTX-B‧C‧D 근처 부동산 시장으로 가격 상승 온기가 전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한 B‧C‧D 노선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는 실제 이용하기까지 수년의 공사 기간이 필요해 상승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A노선 다음으로 속도가 가장 빠른 GTX 노선은 C노선이다. GTX-C는 경기 양주 덕정역(경원선)에서 의정부를 거쳐 서울 남북을 가로질러 경기 수원역과 안산 상록수역을 잇는 85.9㎞ 길이의 고속열차다.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B노선의 경우 인천 인천대입구역에서 서울 용산역, 서울역, 청량리역, 상봉역을 거쳐 경기 남양주 마석역을 잇는 노선으로, 용산~상봉 구간 19.95㎞와 중앙선 연결구간 4.27㎞로 나뉜다. 인천대입구~용산, 상봉~마석 구간은 민자사업으로 진행하고, 용산~상봉구간은 재정사업으로 추진한다. 오는 2030년 개통을 목표로 B노선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D노선은 아직 노선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정부는 올해 말께 타당성 조사 결과와 함께 노선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송승현 대표는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A노선의 영향력은 B, C 등 추후 개통을 기다리는 노선 주변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많고 소득이 높은 A노선은 사업 마무리 단계까지 왔기 때문에 가격 강세를 보이는 것인데 GTX-B‧C‧D는 아직 청사진 제시 정도만 한 상황이어서 A노선처럼 직접적인 수혜를 보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함영진 랩장은 “GTX B, C, D노선도 서울 접근성을 확대하면서 수요는 있겠지만 임대료와 함께 가격 상승이 강하게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GTX-B‧C‧D가 지나는 지역 안에서도 택지개발과 맞물리는 곳들은 추후 상승세가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당분간은 A노선이 부동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학렬 소장도 “GTX-B‧C‧D 지역 부동산 시장은 실거주 용도로 수요자들이 움직일 것으로 보는데 A노선 근처 부동산 시장이 개통되면서 먼저 오르면 B‧C노선에서도 향후 개통 기대감으로 주변 아파트 가격이 단기적으로 소폭 오를 수 있다”면서도 “B노선은 2030년, C노선은 2028년, D는 아직 계획 중으로 착공도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생각으로 GTX-B‧C‧D 근처 부동산 시장에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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