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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 카카오의 배신...대표는 스톡옵션 행사차익 후 떠나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 스톡옵션 행사차익 95억원 달해
남궁 전 대표, 주가 15만원 회복 될 때까지 “최저임금 받겠다”
카카오 주가 2021년 고점 대비 70% 이상 하락…개미 ‘원성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 [사진 카카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제2의 국민주로 불리던 카카오가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매각으로 95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챙겨 일반 투자자(개미)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남궁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 당시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을 받겠다는 공략을 내걸어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한 바 있어 개미들의 배신감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13일 카카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남궁훈 전 대표는 올 상반기 급여 2억5000만원, 스톡옵션 행사이익 94억3200만원 등 총 96억83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남궁 전 대표는 올 상반기 재직 당시 부여받은 스톡옵션을 카카오 주가가 5만8100원일 때 행사가 1만7194원에 11만9131주를 팔았다. 또 주가가 5만5700원일 때는 행사가 1만7267원에 11만8623주를 팔아 총 94억3200만원의 행사차익을 거뒀다.

스톡옵션이란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정수량의 자기회사의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스톡옵션 행사 여부는 임직원의 자유지만 남궁 전 대표가 비판받는 이유는 그가 책임경영을 약속한 바 있기 때문이다. 

남궁 전 대표는 작년 3월부터 그해 10월까지 카카오 대표를 지냈다. 그는 대표 취임 전인 2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연봉과 인센티브 일체를 보류하며 15만원이 되는 그날까지 최저임금만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표이사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면 그 행사가도 15만원 아래로 설정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약속과 달리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회복되지 않은 시점에서 스톡옵션을 행사해 매각 후 떠나게 됐다. 카카오 주가는 12일 종가기준 4만3650원으로 작년 2월 주가인 8~9만원 대와 비교해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2021년 6월 24일 당시 카카오는 한 때 17만3000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서는 75% 가까이 떨어졌다. 앞서 카카오는 정부의 플랫폼 규제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 논란, 자회사 ‘쪼개기 상장’, 문어발식 확장과 계열사인 카카오페이 경영진 먹튀 논란 등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정책에 따른 고금리 여파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최근에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시안게임 응원페이지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에 카카오는 최근 3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지난 4일 5.34% 급락했고, 이어 지난 5일에 장중 2.16% 하락한 4만7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어 6일에는 0.61% 하락한 4만6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신저가를 경신했다.

남궁 전 대표는 이달 말 카카오를 떠난다. 그는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8년간 함께 해온 카카오와 10월 말 이별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한다”고 밝혔다. 남궁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판교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 대규모 서비스 장애 사태에 책임을 지기 위해 각자대표직을 사임한 바 있다. 이후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상근 고문으로 활동 중이며 이에 대해 책정된 기본급을 매월 급여로 수령하고 있다.

속이 타들어 가는 것은 카카오를 추종했던 개미들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카카오의 소액주주는 199만9126명으로 삼성전자(581만3977명)에 이어 2번째로 많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비대면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급등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몰렸다. 

문제는 카카오의 주가 회복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는 것이다. KB증권은 11일 인공지능 관련 투자 확대 등으로 카카오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7만5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내렸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로 광고비 집행이 감소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게임 부문에서 매출연동비가 증가하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계열사 구조조정 비용 등 일회성 비용도 발생해 펀더멘털(기초 체력) 개선 시기가 재차 미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25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8% 감소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1471억원)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영업이익도 4870억원으로 예상하며 기존 추정치(6660억원)를 27% 하향 조정했다.

한편 카카오그룹은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말 류영진 전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진은 상장 후 스톡옵션을 매각해 거액 차익을 얻어 투자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현행 규정상 상정 전에 보유한 주식매수선택권을 상장 후 행사해 취득한 주식에는 의무보유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상장 직후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의무보유제도의 기본취지를 우회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임원 등이 상장 이전에 받은 스톡옵션을 상장 이후 행사해 취득한 주식도 의무보유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의무보유 대상 기간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취득한 주식은 취득 시점부터 잔여 의무보유 기간까지 처분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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