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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까지 잡아낸다...중고 제네시스가 신차로 변하는 ‘이곳’[가봤어요]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 양산 상품화센터 가보니
침수차도 다 잡아내는 270여 개 성능 검사 진행
깔끔한 복원 작업·오감만족 서비스로 신뢰도 높여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 양산 상품화센터에 300여대의 상품화 완료 차량이 대기 중인 모습. [사진 이지완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야, 이 정도면 완전 새차 아니야?”

10월 19일 경남 양산에 위치한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 전용 상품화센터(이하 인증중고차 센터)에는 300여대의 차량이 전시돼 있었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코나, 팰리세이드는 물론이고 제네시스 GV80, G80까지 모두 국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인기 차종이었다.

오는 24일 인증중고차 사업을 시작하는 현대차·제네시스는 5년, 10만km 무사고 차량만을 판매하기로 했다.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등급이 좋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우로 따지면 투플러스(1++)인 것이다. 현대차는 인증중고차 구매 후 7일까지 환불이 가능하다고 했다. 중고차 품질에는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업 초반 고품질의 차량을 다수 확보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차량까지 수급해왔다”고 귀띔했다.

이날 이날 공개된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는 현대차·제네시스의 중고차 사업을 위한 양대 거점 중 하나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인증중고차 센터와 더불어 고품질 인증중고차 공급을 위한 모든 과정이 이뤄지는 메인 허브라고 할 수 있다.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의 전체 면적은 3만1574m²(약 9551평)에 달한다. 해당 부지는 이전까지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보관하던 출고센터로 쓰였다고 한다. 새롭게 태어난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는 ‘상품화 프로세스’가 수행되는 핵심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상품화A·B동과 치장장, 출고작업장, 차량 보관 및 배송을 위한 물류 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상품화 A·B동의 건물 연면적은 1만76m²(약 3048평)에 달한다. 상품화 A·B동은 중고차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전용 공간이다.

먼저 B동으로 향했다. B동은 차량 입고 점검, 정밀 진단 및 품질 개선 등이 진행된다. 정밀 진단은 최첨단 장비를 사용해 진행된다. 현대차는 정밀 진단기기를 디지털 PDI(Digital Pre-Delivery Inspection)라고 불렀다.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 양산 상품화센터 소속 직원이 차량 하부 상태를 점검 중인 모습. [사진 이지완 기자]
정말 많은 항목들을 점검한다. 현대차가 괜히 신차급 중고차라고 자부하는 것이 아니었다. 현대차의 경우 총 272개 항목을, 제네시스의 경우 총 287개 항목(특화 항목 15개 추가)을 점검하게 된다. 진단 과정에서 발견된 품질 문제는 직원들이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한다. 이후 성능 상태 점검기록부에 기입해 고객들이 차량 상태를 알 수 있도록 한다.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에는 30여 명의 직원들이 있다고 한다. 모두 차량 점검 및 진단과 관련해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숙련된 인력이라고 현대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확실히 ‘프로’의 향기가 느껴졌다. 이날 40여 명의 사람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작업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전혀 흔들림 없었다.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에도 본인의 작업에만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정밀 진단이 완료되면 품질 개선 공정으로 차량이 이동한다. 품질 개선 공정에서는 기본적으로 엔진오일, 각종 필터류, 와이퍼 블레이드의 교환과 워셔액 보충이 이뤄진다. 배터리, 브레이크 패드, 컨덴서, 전구 및 램프류, 휠, 타이어, 브레이크 오일 등의 상태를 점검한 뒤 필요 시 교체하기도 한다.

뒤이어 A동으로 향했다. 중고차를 신차급 품질의 차량으로 탈바꿈시키는 시설이다. 차량 외관 복원, 휠 얼라이먼트 점검, 고객이 실제 차를 보는 듯한 오감만족 콘텐츠 제작, 최종 품질 인증 등이 이뤄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양산 인증중고차 센터에는 최첨단 스마트 설비가 갖춰져 있다”면서 “연간 1만5000여 대의 중고차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제네시스 인증중고차 양산 상품화센터 소속 직원이 차량 외관을 수리 중인 모습. [사진 이지완 기자]
A동은 B동에서 정밀 진단과 소모품 교체를 완료한 차량이 거치는 곳이다. 외관 복원이 필요한 차량은 A동에서 판금, 도장 작업 등을 거치게 된다. 판금실에서는 차량의 긁힘, 흠집 등에 대한 보수가 진행된다. 샌딩실에서는 스크래치 등을 다듬는 작업이 이뤄진다. 조색실에서는 신차 출고 시와 동일한 색상 및 광택을 복원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된다. 현대차는 전문 조색사와 최첨단 장비로 이를 구현한다.

도장실에서 스프레이 장비를 사용한 도색 작업이 실시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전체에 균일한 색상이 유지되도록 친환경 수용성 도료를 수차례 반복 도색한다”며 “자동화된 환기 시스템으로 최적의 온도 및 환경을 조성해 착색된 도료를 건조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A동에서는 판금부터 도장에 이르는 외관 보수 과정을 최대 16대(판금 4대, 샌딩 6대, 도장 6대)까지 동시 작업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외관 보수를 마쳤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쏠림 현상이 심할 경우 휠 얼라인먼트 작업실에서 휠의 정렬 상태를 점검 및 수정받는다. 휠의 방향과 각도가 틀어져 있으면 타이어의 편마모가 심해진다. 이는 주행 중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꼭 점검해야 한다.
오감만족 서비스를 위해 준비 중인 모습. 바닥 센터와 카메라로 하부를 촬영하고, 운전자가 공기질 측정기로 실내 공기 등도 측정한다. [사진 이지완 기자]
휠 얼라이먼트 점검까지 마친 차량은 복원작업실로 이동한다. 유리 파손, 시트 찢어짐 등 차량의 상품 가치를 저하시키는 요소를 복원하는 곳이다. 이 작업이 끝난 차량은 세차 및 광택 작업을 거친다. 이렇게 수많은 과정을 거치면 현대차·제네시스의 신차급 중고차가 탄생하게 된다.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대차는 인증중고차를 100%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차량의 상태를 보다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를 오감만족 서비스라 부른다.

직원들은 상품화 과정을 끝낸 차량의 실내·외를 360도 가상현실(VR) 촬영 등으로 기록한다. 인증중고차를 촬영하는 장소는 넓지 않았지만, 화보를 찍는 스튜디오 같은 느낌이 들었다. 촬영 후에는 실내 공기질, 엔진 소리 및 진동 등의 정보를 기록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기질 측정기로 차량 내 공기 상태, 흡연 여부 등을 확인한다”며 “차량 하부는 잘 보지 못하는데, 바닥 센서 및 카메라로 잘 볼 수 없는 곳까지 찍어서 보여준다”고 말했다.
스튜디오에서 상품화 완료 차량을 촬영 중인 모습. [사진 이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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