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희망자가 없다”…쏟아지는 저축은행 매물에도 M&A 시장 ‘한파’
한화·애큐온·조은저축은행 등 매물로 나와
업황 악화·부동산 PF 부실 위험성 리스크
“리스크 크다” VS “밸류 저하…투자 적기”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 저축은행 매물이 쌓여가고 있지만 인수를 검토하는 후보자들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재무 건전성 위험이 커지고 전반적인 업황이 악화되면서 리스크가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한화저축은행·애큐온저축은행·조은저축은행 등이 현재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새 주인’을 찾고 있다. 한화(000880)그룹은 지난 7월부터 한화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조은저축은행의 모회사인 홍콩계 투자금융그룹 SC로이도 올 초부터 매각처를 알아보고 있다.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어링PEA에 지난 2019년 인수된 애큐온저축은행도 곧 매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식적으로 인수 검토 사실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나선 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우리금융지주(316140)를 제외하고는 전무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6일 3·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는 검토 중인 사안이 맞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 지역에 영업권을 두고 있는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해 수도권으로 영업권을 넓히고 시너지를 내겠단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최근 삼일회계법인과 실사 자문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적자 기업인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시너지가 아닌 부실 리스크를 떠안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대출 부실 등으로 부실 위험이 크고 올 상반기 기준 PF연체액도 저축은행 업계 전체에서 두 번째로 많은 567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올해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한 상황인데다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해 단기간에 회복이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단지 상상인저축은행만의 문제는 아니다. 당초 저축은행은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서는 금융지주들에게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에 좋은 매물로 여겨졌다. 금융당국이 신규 인가를 내주지 않는 업권이라는 점도 매력도가 있었다.
그러나 저축은행 전반적인 업황 악화가 이어지고 있어 인수 의향자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895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적자전환 해 마이너스(-) 962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계 저축은행들의 올 3분기 순이익 합계도 지난해 3분기 350억원 대비 347억원 감소한 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한화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건전성도 악화하고 있는 추세다.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부담 확대로 인한 외형 축소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완주하지 않을 수도 있단 의견도 나온다. 실적 악화 등을 고려한 내부 반대 여론으로 실사를 진행한 이후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업황 악화로 인한 매물의 평가 저하된 현재가 투자를 위한 적기라고 보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전반적인 업황이 좋지 않아 인수합병으로 인한 리스크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한편으론 저축은행 매물들의 저평가 분위기가 오히려 인수 시 가격협상을 수월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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