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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 초대형IB’ 유력후보 하나증권, 내년 목표로 잰걸음

[초대형IB 뭐길래]①
정영균 영입…IB 강화 의지 엿보여
적자 탈출‧수익성 다각화 해답 될까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여섯 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 탄생에 이목이 집중된다. 현재 초대형IB 지정을 위한 재무 요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충족한 곳은 하나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 등 4곳이다. 특히 이 중 하나증권이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차기 ‘초대형IB’ 유력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초대형IB’ 요건충족…IB 부문 강화 의지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초대형IB 인가 신청 준비에 나섰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 초대형IB 인가를 받은 곳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 5곳이다. 하나증권이 초대형IB 인가를 받으면, ‘6호 초대형 IB’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 ▲재무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의 조건을 갖춘 증권사가 발행어음 등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 증권사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6년 도입됐다. 

초대형IB 기본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충족한 증권사 가운데 메리츠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초대형IB 인가에 적극적이지 않다. 키움증권은 올해 4월 발생한 SG증권발 사태로 인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걸림돌이다. 또한 키움증권은 최근 주가조작에 연루된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했고, 리스크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금융당국 심사를 통과하기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증권은 초대형IB 인가에 가장 의욕을 보이고 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올해 초 취임사에서 “초대형 IB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신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께 감사드린다”고 언급할 정도로 초대형 IB에 큰 관심을 보였다. 

최근 인사영입에서도 IB부분 강화 의지가 엿보인다. 하나증권은 11월1일 신임 IB그룹장(부사장)으로 정영균 전 삼성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을 선임했다. 정영균 부사장은 지난 1999년 하나은행으로 입사한 뒤 2007년 하나대한투자신탁증권(현 하나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하나금융그룹 DNA를 지닌 인물이다.

15년 가까이 하나금융그룹에 몸담았던 그는 지난 2015년 삼성증권 투자금융사업부장으로 새 둥지를 틀었다. 특히 정 부사장은 삼성증권이 지난 2017년 초대형IB 인가를 받고 IB부문을 강화하는 과정 속에 있던 인물이다. 이에 초대형IB 도약에 나선 하나증권의 IB그룹장으로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증권 본사 전경.[사진 하나증권]

‘적자 탈출’ 해답은 수익 다각화

당초 하나증권은 초대형IB 지정을 연내 완료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초대형IB 인가보다 리테일 강화를 위한 자산운용사 경영권 인수를 선결 과제로 삼았다. 그간 하나증권은 UBS AG가 보유하고 있던 하나UBS자산운용의 지분 51%에 대한 인수를 추진해왔다. 올해 3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획득했고, 10월27일 주금 납입까지 모든 절차를 완료했다.

이후 올해 10월30일, 하나증권은 하나자산운용의 출범을 알렸다.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하나자산운용은 퇴직연금과 관련된 최적의 상품을 공급하며 리테일 사업역량을 강화할 전망이다. 자산운용사 편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성공한 하나증권은 내년에는 초대형IB 인가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추후 하나증권이 초대형 IB로 지정될 경우 사업 다각화를 기대할 수 있다. 초대형 IB로 지정되고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배 한도에서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기자본이 4조원인 증권사는 8조원까지 기업어음을 발행하고 이를 운용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초대형 IB 중 삼성증권을 제외한 4개 증권사가 단기금융업 시장에 진출했다. 증권사 입장에서 발행어음은 개인, 법인으로부터 자금조달에 유리하다. 또한 확보한 자금을 투자재원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최근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 하나증권에게 수익 다각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나증권은 올해 3분기 48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487억원 순손실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다. 3분기 하나증권의 실적 부진은 IB 관련 자산 손실 551억원 등의 영향이 컸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살펴보면 하나증권은 하나금융그룹 자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냈다. 하나증권의 3분기 누적 순손실은 1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익 2855억원에서 적자전환 했다. 하나증권은 ‘초대형IB’를 통한 돌파구 마련이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현재 여러 팀에서 협력해 초대형IB 인가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런 인가 작업은 준비과정이 길고 승인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완료 시점을 특정지을 순 없으나, 인가 완료까지는 내년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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