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에 아홉은 죽었다’…신기루처럼 사라진 NFT 열풍
[갈림길 놓인 NFT] ①
NFT 구글 트렌드 점수 100→5점 급락
9월 거래량 2021년 이래 최저…주요 기업들은 구조조정 줄지어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불과 2년 전 자산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NFT)이 소멸위기라는 지표가 나왔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와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의 암흑기가 시작되면서 NFT에 대한 관심도는 물론, 거래량과 가격도 모두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관련 업체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NFT 시장의 분위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댑겜블의 지난 9월 조사에 따르면 NFT 컬렉션 7만3257개 중 약 95%에 해당하는 6만9795개의 시가총액이 0이더(ETH)로 나타났다. 10개 중 9개 이상이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이들이 0ETH가 된 이유는 최근 NFT 시장이 공급을 따라잡을 만큼 수요가 충분치 않아서다. 또 조사된 전체 NFT 컬렉션 중 79%는 미판매 상태로 집계됐다.
댑겜블은 “명확한 사용 사례, 설득력 있는 내러티브(이야기), 예술적 가치 등의 부족으로 NFT 프로젝트는 관심을 끌고 판매를 유도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NFT 공간이 여전히 투기적이고 변동성이 심한 시장이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잘 나가던’ NFT, 이제는 거래량·가격 ‘뚝’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토큰이다. 사진이나 영상 등 디지털 파일의 주소를 토큰 안에 담음으로써 그 고유성과 소유권을 나타내는 용도로 쓰인다. 이 세상에 동일품이 있을 수 없는 주민등록증과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NFT는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2021년에는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 2021년 3월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의 첫 번째 트윗 NFT가 290만 달러(약 38억원)에 낙찰됐다. 당시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본명 마이크 윈켈만)의 작품 ‘매일: 첫 5000일’의 NFT는 6930만 달러(약 907억4835만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다.
블록체인 거래 데이터 통계 사이트 댑레이더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25억 달러(약 3조2737억원) 규모였던 NFT 시장은 같은 해 하반기 250억 달러(약 32조7375억원)로 10배나 급성장했다. 2021년 세계적인 사전 출판사인 영국의 콜린스는 NFT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기도 했다. 당시 콜린스는 “NFT 단어 사용량이 2021년 들어 1만1000% 증가했다”며 “NFT는 예술과 금융 분야, 갤러리와 경매장, 소셜미디어 플랫폼 등 어디에서나 사용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뜨거울 것만 같았던 NFT의 인기는 빠른 속도로 식어갔다. 이는 검색 데이터를 통해 키워드의 인기도를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 점수를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2021년부터 꾸준히 상승한 NFT 구글 트렌드 점수는 2022년 1월 23~29일 100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관심도는 급격히 하락해 최근에는 5점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대중들의 관심이 거의 없어진 셈이다.
관심도뿐 아니라 거래량과 가격도 곤두박질쳤다. 댑레이더에 따르면 올해 3분기 NFT 거래량은 총 13억9000만 달러(약 1조8147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28억 달러(약 3조6556억원)와 비교하면 반토막 난 수치다. NFT 인기가 정점이던 지난해 1분기 126억 달러(약 16조4467억원)와 비교하면 10분의 1로 급감했다.
또 바이낸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월 NFT 거래액은 3억 달러(약 3917억원)로 집계됐다.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아즈키, 지루한 원숭이 요트 클럽(BAYC), MAYC 등 주요 컬렉션의 ‘바닥가’(컬렉션 가운데 최저가로 거래된 NFT의 가격)가 25% 이상 떨어진 게 영향을 미쳤다. 이들 컬렉션의 지난 9월 평균 판매가는 38.17달러(약 5만원)였는데, 2021년 8월 평균가인 791.84달러(약 103만원)와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이다.
대표 거래소는 직원 50% 해고…업계는 ‘한숨’만
설상가상으로 NFT 관련 업체들의 분위기도 악화되고 있다. NFT 핵심 개발사인 유가랩스는 지난 10월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다니엘 알레그레 유가랩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메일을 통해 “현재 너무 많은 프로젝트, 특히 자사의 전문 분야를 벗어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에는 글로벌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가 직원 50% 해고를 단행했다. 데빈 핀저 오픈씨 CEO는 “오픈씨는 더 빠른 혁신을 위해 새로운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운영 방식을 변경함에 따라 이용자와 직접 소통하는 소규모 팀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씨는 지난해 7월에도 거시경제 불안정과 시장 침체를 이유로 직원의 약 20%를 해고했다.
한 국내 NFT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국내 한 대형 NFT 프로젝트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을 만큼 시장이 좋지 않다”며 “옥석이 가려지는 건 필요하지만 적절한 시장 활성화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댑겜블의 지난 9월 조사에 따르면 NFT 컬렉션 7만3257개 중 약 95%에 해당하는 6만9795개의 시가총액이 0이더(ETH)로 나타났다. 10개 중 9개 이상이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이들이 0ETH가 된 이유는 최근 NFT 시장이 공급을 따라잡을 만큼 수요가 충분치 않아서다. 또 조사된 전체 NFT 컬렉션 중 79%는 미판매 상태로 집계됐다.
댑겜블은 “명확한 사용 사례, 설득력 있는 내러티브(이야기), 예술적 가치 등의 부족으로 NFT 프로젝트는 관심을 끌고 판매를 유도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NFT 공간이 여전히 투기적이고 변동성이 심한 시장이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잘 나가던’ NFT, 이제는 거래량·가격 ‘뚝’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토큰이다. 사진이나 영상 등 디지털 파일의 주소를 토큰 안에 담음으로써 그 고유성과 소유권을 나타내는 용도로 쓰인다. 이 세상에 동일품이 있을 수 없는 주민등록증과 비슷하다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NFT는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2021년에는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 2021년 3월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의 첫 번째 트윗 NFT가 290만 달러(약 38억원)에 낙찰됐다. 당시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본명 마이크 윈켈만)의 작품 ‘매일: 첫 5000일’의 NFT는 6930만 달러(약 907억4835만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다.
블록체인 거래 데이터 통계 사이트 댑레이더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25억 달러(약 3조2737억원) 규모였던 NFT 시장은 같은 해 하반기 250억 달러(약 32조7375억원)로 10배나 급성장했다. 2021년 세계적인 사전 출판사인 영국의 콜린스는 NFT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기도 했다. 당시 콜린스는 “NFT 단어 사용량이 2021년 들어 1만1000% 증가했다”며 “NFT는 예술과 금융 분야, 갤러리와 경매장, 소셜미디어 플랫폼 등 어디에서나 사용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뜨거울 것만 같았던 NFT의 인기는 빠른 속도로 식어갔다. 이는 검색 데이터를 통해 키워드의 인기도를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 점수를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2021년부터 꾸준히 상승한 NFT 구글 트렌드 점수는 2022년 1월 23~29일 100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관심도는 급격히 하락해 최근에는 5점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대중들의 관심이 거의 없어진 셈이다.
관심도뿐 아니라 거래량과 가격도 곤두박질쳤다. 댑레이더에 따르면 올해 3분기 NFT 거래량은 총 13억9000만 달러(약 1조8147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28억 달러(약 3조6556억원)와 비교하면 반토막 난 수치다. NFT 인기가 정점이던 지난해 1분기 126억 달러(약 16조4467억원)와 비교하면 10분의 1로 급감했다.
또 바이낸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월 NFT 거래액은 3억 달러(약 3917억원)로 집계됐다.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아즈키, 지루한 원숭이 요트 클럽(BAYC), MAYC 등 주요 컬렉션의 ‘바닥가’(컬렉션 가운데 최저가로 거래된 NFT의 가격)가 25% 이상 떨어진 게 영향을 미쳤다. 이들 컬렉션의 지난 9월 평균 판매가는 38.17달러(약 5만원)였는데, 2021년 8월 평균가인 791.84달러(약 103만원)와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이다.
대표 거래소는 직원 50% 해고…업계는 ‘한숨’만
설상가상으로 NFT 관련 업체들의 분위기도 악화되고 있다. NFT 핵심 개발사인 유가랩스는 지난 10월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다니엘 알레그레 유가랩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메일을 통해 “현재 너무 많은 프로젝트, 특히 자사의 전문 분야를 벗어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에는 글로벌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가 직원 50% 해고를 단행했다. 데빈 핀저 오픈씨 CEO는 “오픈씨는 더 빠른 혁신을 위해 새로운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운영 방식을 변경함에 따라 이용자와 직접 소통하는 소규모 팀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씨는 지난해 7월에도 거시경제 불안정과 시장 침체를 이유로 직원의 약 20%를 해고했다.
한 국내 NFT 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국내 한 대형 NFT 프로젝트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을 만큼 시장이 좋지 않다”며 “옥석이 가려지는 건 필요하지만 적절한 시장 활성화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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