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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 성공…LG家 경영권 분쟁과 왜 엮일까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이틀 연속 급등하며 시총 5조원 돌파
LG그룹 맏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 LG가 경영권 소송 배후설
블루런벤처스 아시아 펀드 BRV, IPO성공으로 수천억 원 차익 전망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 첫날에 이어 이틀 연속 급등한 가운데, LG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도 함께 화제가 되고 있다. 상속회복청구 소송에 나선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이자 LG가(家) 맏사위인 윤관 BRV캐피탈매니지먼트(이하 BRV캐피탈) 대표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으로 수천억 원 이상 차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특히 그동안 세모녀가 소송과는 관련이 없다던 윤 대표가 녹취록 등에 등장하면서 배후설이 다시 제기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상장 둘째 날인 20일 상한가(29.9%)를 기록하며 7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인 3만6200원 대비 105% 상승한 가격으로 시가총액(시총)은 5조6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공모가 기준 시총인 2조5604억원보다 약 2조5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최근 벌어진 ‘파두 사태’ 여파와 실적 부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투자한 BRV캐피탈도 주목받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대 주주인 BRV캐피탈은 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자발적 보호예수를 확약했다. 지난 2017년 회사 설립 당시부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꾸준히 투자를 이어온 BRV캐피탈의 공모 후 지분율은 약 25%다.

BRV캐피탈은 보호예수 법적의무가 없음에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성장성을 자신했다. BRV캐피탈 관계자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으며 단기간에 주식을 처분할 계획이 없어 이례적이지만 전량 6개월 보호예수 확약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전지용 하이니켈 양극재 핵심소재 중 하나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제조·판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친환경 배터리 시장 성장으로 전구체 수요가 2027년까지 연 평균 30%의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윤관 대표는 실리콘밸리 글로벌 벤처캐피털(VC) 블루런벤처스의 글로벌 파트너이면서 동시에 블루런의 아시아펀드로 활동하는 BRV캐피탈의 지분 상당량을 직접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BRV캐피탈의 수익 상당량이 윤 대표의 몫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6개월 후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가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로선 시장반응이 나쁘지 않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이 5조원을 돌파하며 시장에서 예상했던 몸값 3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BRV캐피탈이 벌어들일 수익은 수천억 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BRV캐피탈이 투자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과 LG그룹 일가 소송전을 연결해 보는 시선이 나왔다. 앞서 올 상반기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에 돌입한 상황에서 LG그룹 오너일가의 상속 분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LG그룹과의 소송에 드는 법률비용이 적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성공적인 상장으로 실탄마련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더욱이 최근 고(故) 구본무 LG 선대회장 상속 재산을 둘러싼 유족 간의 2차 공방전에서 가족 간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이 공개됐는데, 윤 대표도 녹취록에 등장하면서 배후설 의혹이 짙어졌다. 해당 녹취록은 구연경 대표를 포함한 원고 측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 분할에 이의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가족 간 대화를 녹음한 것이다. 앞서 LG가의 세모녀는 경영권 분쟁을 위해 상속 소송을 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재판 과정에서 경영권에 대한 욕심을 내비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맏사위인 윤 대표가 소송에 큰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지만 세모녀 측은 이를 적극 부인해 왔다. 하지만 구본무 선대 회장의 배우자 김영식 여사와 두 자매 모두 경영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윤 대표가 세모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그도 그럴 것이 윤 대표는 블루런벤처스에서 제너럴 파트너(GP)로 활동하며 연이은 투자성공으로 입지를 다져온 인물이다. 윤 대표는 지난 2000년 블루런벤처스에 입사, 이후 글로벌 전자결제업체 페이팔의 미국 나스닥 상장과 이베이 합병 등에 참여하면서 수천억 원대 실적을 올렸다. 

이에 더해 국내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비롯해 에코프로GEM, 직방, 오늘의집, 번개장터, 쓱(SSG)닷컴, 그린랩스, 넥스트챕터, 슈퍼메이커스, 핏펫, 네오사피엔스 등에 대한 투자 활동을 해왔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에코프로머터리얼즈 상장과 LG가 상속 분쟁을 엮는 추측에 대해 ‘무리’라는 시선도 나온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사실 윤관 대표 측에서는 상속 분쟁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법률비용의 대부분은 변호사 보수일 텐데 그 규모가 생각보다는 크지 않을 것 같다”며 “그래서 에코프로머터리얼즈 상장으로 가지게 된 유동성이 LG그룹 상속 분쟁에 실탄으로 쓰였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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