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를 게임업계에서 ‘3N’이라고 부른다. 사명(Nexon, Netmarble, Ncsoft) 앞 글자에 모두 ‘N’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3N은 매출 규모나 시장 영향력 등에 있어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게임사다.

하지만 최근 게임업계에서는 3N은 옛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넥슨 홀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실상 ‘1N’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넥슨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913억원, 영업이익 42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영업이익은 47% 증가했다.

넥슨은 올 3분기 ‘FC 온라인’과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PC온라인 스테디셀러의 안정적 성과와 ‘FC 모바일’, ‘프라시아 전기’, ‘블루 아카이브’ 등 모바일 라이브 타이틀의 성장세에 힘입어 자체 전망치를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신작 ‘데이브 더 다이버’ 호평

지역별로도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북미 및 유럽, 동남아 등 기타 지역 전체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데이브 더 다이버’가 호평을 받았던 북미 및 유럽지역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중국지역 매출 역시 전년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던전앤파이터’의 여름 대규모 업데이트와 국경절 업데이트가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으며 지난 8월 출시한 ‘메이플스토리M’ 역시 좋은 성과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일본 지역의 경우 ‘블루 아카이브’가 흥행을 지속하며 전년 대비 매출이 12% 증가했다.

넥슨은 4분기에도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로 지속 성장을 위한 도전을 이어간다. 역동성과 전략성을 지향하는 1인칭 팀 대전 슈팅게임 ‘더 파이널스’가 지난 10월 26일부터 11월 6일까지 진행한 크로스플랫폼 오픈 베타 테스트에서 누적 이용자 750만명, 스팀(Steam) 최고 동시 접속자 약 27만명, 최다 플레이 게임 3위, 위시리스트 1위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일본 코에이 테크모 게임즈가 출시했던 ‘진삼국무쌍8’ 지식재산권(IP)의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한국 최초의 모바일게임 ‘진삼국무쌍M’을 11월 22일 정식 출시했다. 진삼국무쌍M은 화려한 ‘무쌍 액션’을 모바일로 구현했으며, 상황에 맞는 스킬 구성이 가능한 ‘전법 조합’과 영지를 경영할 수 있는 ‘본영’ 시스템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오웬 마호니 넥슨(일본법인) 대표이사는 “넥슨은 7분기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성장으로 올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연내 출시를 준비 중인 더 파이널스가 최근 성황리에 오픈 베타 테스트를 마치며 기대감을 더하고 있고, 라이브 타이틀의 안정적인 성과에 아크 레이더스와 퍼스트 디센던트, 엠바크 스튜디오의 크리에이티브 플랫폼 등 흥미진진한 신작 라인업을 더해 성장 모멘텀을 지속 확보해 가겠다”고 말했다.

호실적을 기록한 넥슨과 달리 경쟁사인 넷마블과 엔씨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넷마블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6306억원, 영업손실 2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9.2% 떨어졌고,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EBITDA(상각전 영업이익)는 2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넷마블·엔씨소프트 계속된 부진
 
넷마블은 2024년 상반기에 현재 얼리액세스(Early Access) 중인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의 글로벌 출시를 비롯,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나 혼자만 레벨업:ARISE·레이븐2·킹 아서:레전드 라이즈·모두의마블2(한국) 등 신작 6종과 함께 중국 출시작 1종(제2의 나라:Cross Worlds) 등 총 7종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넷마블은 11월에 열린 ‘지스타 2023’을 통해 ‘일곱 개의 대죄:오리진’과 ‘RF온라인 넥스트’, ‘데미스 리본’ 등 기대작 3종을 공개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신의탑: 새로운 세계 등 2종의 신작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했기에 4분기에는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 ‘아스달 연대기:세 개의 세력’, ‘나 혼자만 레벨업:ARISE’ 등 6종의 신작 출시로 더욱 뚜렷한 실적개선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4231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89% 감소했다. 

3분기 실적 부진은 대표작인 리니지 IP 게임들의 매출 감소가 큰 영향을 끼쳤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3% 감소한 2738억원이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리니지M’ 1196억원, ‘리니지W’ 901억원, ‘리니지2M’ 549억원, ‘블레이드&소울2’ 92억원이다. 올해 출시 6주년을 맞이한 ‘리니지M’은 전년 대비 매출이 18.4% 감소했으며 ‘리니지W’와 ‘리니지2M’은 각각 전년 대비 매출이 36%,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엔씨소프트는 11월 열린 ‘지스타 2023’에서 ▲슈팅 ‘LLL’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 ▲수집형RPG ‘프로젝트 BSS’ 등 신작을 선보였다. 해당 신작들은 2024년부터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12월 7일에는 신작 PC MMORPG ‘쓰론 앤 리버티’를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3N’의 시대가 사실상 끝났다고 말한다.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을 따져봤을 때 넥슨과 넷마블·엔씨소프트 간의 격차가 너무나도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넥슨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3조742억원, 영업이익 1조181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넷마블은 매출 1조8365억원, 영업손실은 873억원을 기록했으며, 엔씨소프트는 매출 1조3421억원, 영업이익 1334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 3분기 누적 실적 기준으로 넥슨 혼자서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두 회사를 합친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영업이익의 경우 사실상 비교하는 게 실례일 정도”라며 “4분기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는 명백한 ‘1N 시대’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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