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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vs시몬스…'형제 기업' 경쟁 불 붙었다 [판 커진 ‘매트리스 전쟁’] ②

매출은 에이스가 우위…시몬스는 ‘공격 투자’로 반격
에이스, 프리미엄 강조…시몬스, MZ세대 공략 마케팅

에이스침대, 시몬스 로고.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국내 매트리스 시장은 ‘빅2’ 체제가 공고하다. 바로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다. 침대·가구업계에 따르면 국내 침대(매트리스) 시장 규모는 약 2조원대로 시몬스침대와 에이스침대가 약 40% 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전통 가구업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두 업체가 양분하다시피 했던 국내 매트리스 시장에 후발 주주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경기 탓에 침대 전문 기업이 아닌 종합 가구 회사들까지 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과거 국내 침대 시장에서 50~60% 수준의 합산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양사 점유율도 하락세다. 이에 ‘꿀잠’ 시장을 지키기 위한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형제 간 선의의 경쟁’이 펼쳐지는 모양새다. 

장남은 에이스침대, 차남은 시몬스…‘가격인상’ 놓고 대립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뿌리가 같은 형제 회사다. 에이스침대 창업자 고(故) 안유수 회장이 미국 시몬스의 상표와 기술을 이전받은 뒤 국내에 시몬스를 설립했다. 2000년대 초 일찌감치 후계 작업을 마무리했는데, 2001년 장남 안성호 대표에게 에이스침대를, 2002년 차남 안정호 대표에게 시몬스 경영권을 각각 승계했다. 현재 안성호 대표는 에이스침대의 지분을 70.56%, 안정호 대표는 시몬스의 지분을 100% 보유 중이다.

에이스침대가 30년 넘게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몬스가 턱밑까지 추격하는 중이다. 전자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각각 매출 3462억원과 2858억원을 기록했다. 양측의 매출 차이는 604억원에 그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에이스침대가 653억원, 시몬스가 11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에이스침대가 18.9%, 시몬스는 4.1%이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에이스침대가 앞서고 있지만, 시몬스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형님 회사’를 바짝 쫓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초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가격 인상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시몬스가 지난 1월 가격 동결 정책을 밝히며 에이스침대를 저격한 것이 발단이 됐다. 시몬스는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에이스침대가 지난해 최대 20% 가격을 올렸고 씰리침대와 템퍼도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이에스침대는 “2017년 1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만 5년간 단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며 “최근 2년째 가격을 동결한다고 홍보하고 있는 시몬스가 2017년 말부터 6차례 가격을 인상한 것과 대조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몬스는 2021년에 3차례나 가격을 인상했다”며 날을 세운 바 있다. 에이스가 시몬스를 공개 비판하면서 형제 기업의 경쟁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침대는 과학’ vs ‘침대 없는 침대 광고’

침대 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지키려는 에이스침대와 추격하는 시몬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시몬스가 유통망 개선과 브랜드 이미지 마케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1위 에이스침대를 추월하느냐에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에이스침대 신제품 아르노-Ⅱ 오크내츄럴. [사진 에이스침대]

에이스침대는 ‘프리미엄화’와 ‘기술력’을 앞세워 1위 지키기에 나섰다. 프리미엄 매트리스와 호텔형 침대 프레임 제품군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최고급형 매트리스 라인 ‘로얄에이스’를 출시, 프리미엄 매트리스 라인업을 리뉴얼했다. 실제로 에이스침대의 고급형 매트리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판매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고객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 ‘에이스 스퀘어’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최근 1년간 프리미엄 매장을 총 7곳 오픈했으며 체험형 매장인 에이스스퀘어는 4곳을 신규 출점했다.

에이스침대는 배우 박보검을 내세우면서 ‘침대는 과학’이라는 메시지를 30년 만에 다시 활용했다. 1993년 선보인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광고 카피를 통해 에이스침대의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바 있다. 이번 새 광고를 통해 당시 광고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브랜드 역사를 신선한 느낌으로 소개한다.
시몬스가 지난해 2월부터 운영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사진 시몬스]

시몬스는 ‘호텔침대 시장 공략’과 ‘MZ세대 접점 확대’ 등에 주력하고 있다. 시몬스는 90%에 육박하는 국내 특급호텔 침대시장 점유율에 기반해 프리미엄 침대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고급화 전략으로 포스코산 경강선·이탈펠트로사 특수 포켓부직포 등 고급 원자재를 사용도 늘렸다. 또 국내 침대 브랜드 가운데 시판되는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의 라돈 인증 갱신을 유일하게 이어와 건강하고 편안한 숙면에 대한 기능성도 강조한다. 

시몬스는 특히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침대 브랜드임에도 시몬스 광고나 팝업 스토어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에서는 침대를 찾아볼 수 없는 게 시몬스 마케팅의 특징이다. 해당 팝업스토어에서는 F&B와 전시, 굿즈, 메타버스 등의 콘텐츠를 제공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시몬스는 앞으로도 프리미엄 브랜딩과 소셜라이징 공간 등을 활용한 오프라인 채널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침대업계 부동의 1, 2위인 에이스와 시몬스가 침대 매트리스 업계 침체에도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며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리딩 브랜드로서 마케팅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가구 카테고리에서 매트리스의 중요성을 소비자에게 인식시켜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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