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대안으로 떠오른 선물 시장…괴리율 확대 주의보
[공매도 금지 남은 과제는]③
외국인, 개별주식 선물 순매도 행진
현물가격 더 비싸지는 백워데이션 발생
선물가격 하락에 현물 투자자 손실 우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공매도 전면 금지 첫날인 지난 6일부터 24일까지 주식선물 265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일별 추이를 보면 20일(168억원)과 22일(311억원) 등 2거래일을 제외하고 13거래일동안 매도 우위를 보였다. 특히 지난 6일부터 17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하면서 매도 금액이 더 늘어났다.
외국인의 개별주식 선물 순매도 행진은 공매도 금지와 무관하지 않다. 개별주식 선물은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나중에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계약이어서, 가격 하락에 베팅할 경우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가격 변동성에 따른 차익도 노릴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가 막히자 개별주식 선물 매도가 늘어난 셈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월 6일부터 내년 6월말까지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전면 금지를 시행했다. 이후 벌어진 외국인의 개별주식 선물 순매도 행진을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개별주식 선물에 대한 하락 베팅을 늘리면서 한국 증시가 더욱 요동칠 것”이라며 “이는 공매도 금지의 의도치 않은 결과”라고 보도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로 인한 선물 거래 증가가 눈에 띌 정도는 아니지만, 외국인들의 매도 포지션 진입을 중심으로 일부 공매도 거래가 이전되고 있다고 추정된다”며 “금융당국의 갑작스런 공매도 금지 조치로 개별주식 선물 시장이 공매도의 대체 수단으로 주목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개별주식 선물시장의 현물 대비 선물 거래대금 비율은 11월 7~9일에 걸쳐 55% 전후한 수준에서 형성되었지만 10일부터 50% 부근으로 떨어져 이전과 유사한 비율을 기록 중”이라며 “이전과 차이가 있다면 미결제 약정이 급증했다는 것인데, 만기와 다음 만기까지 일정한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미결제 약정 수량이 11월 9일 만기 후 꾸준히 상승해 이전 고점대를 백만 계약 가량 넘어선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선물 가격이 이론가를 크게 하회하면 선물 매수와 주식 매도로 차익 거래를 함으로써 현·선물 가격의 균형이 맞춰지는데, 공매도 금지로 인해 차익거래에 제한이 생기면서 가격 괴리가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로 개별주식선물에 대한 숏(매도) 압력이 가중되면 개별주식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저평가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일부 종목들의 선물 가격은 현물 가격에 비해 최대 6%까지 괴리율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DX의 경우 지난 24일 5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12월 만기 선물은 5만3900원에 마감했다. 선물이 현물 가격보다 5.80% 낮은 백워데이션이 발생한 것이다. NHN(-3.75%), CJ ENM(-3.04%), 두산퓨얼셀(-2.64%), 보령(-2.58%) 등도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2~3% 이상 낮게 형성된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선물 뿐만 아니라 현물 투자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낮은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을 끌어내리면서 시장에 매도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장래 주식 시장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다만 백워데이션이 시장 하락에 선행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저점 매수의 신호로 보는 이들도 있다.
정 연구원은 “유동성 공급자 등 시장 조성에 필요한 경우 공매도를 계속 허용하고 있지만, 공매도 금지 조치 이전과 비교하면 이들의 공매도 금액도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모습”이라며 “예외적으로 공매도가 허용된 투자자들이라도 차익거래에 나선다면 가격 괴리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이들 역시 적극적으로 차익거래에 나서지 않으면서 개별주식 선물 시장에서 비정상적인 가격은 자주 관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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