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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몸살인데 날개 단 한일시멘트, 원가율 업계 최저 수준 [이코노 리포트]

5대 시멘트사 매출원가율 77.4%…전년比 5.1%p↓
한일, 5개사 중 유일한 60%대 원가율…수익성 최고
판매가 인상 기회삼아 매출 늘리고 원가 부담 줄이고
"비용 상승으로 공사현장 불안 가중…도의적 문제 있어"

한일시멘트 공장 전경. [사진 한일시멘트]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한일시멘트(300720)가 원자재값 상승으로 건설 현장에서 공사중단 사례가 속출하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판매가 인상을 통해 시멘트업계 최고 수준의 수혜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시멘트 가격 인상을 통해 매출을 크게 늘리는 한편 원가는 줄여 원가율을 70% 이하로 낮춘 것이다. 

한일시멘트가 20.4%라는 업계 평균을 아득히 뛰어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 금융 비용 확대로 위기론이 지속되고 있는 건설업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C&E(003410)와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183190), 삼표시멘트(038500), 성신양회(004980) 등 국내 5대 시멘트회사의 올해 3분기(별개 기준) 전체 매출원가율은 77.4%로 전년 동기 82.5%대비 5.1%p 하락했다. 

총 매출은 1조103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6.6% 늘어난 반면 매출 원가는 8530억원에서 8537억원으로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즉 5대 시멘트업체들은 제품 생산에 8530원을 투입해 1만1030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통상 매출원가는 생산비가 늘어날 경우 비례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거나 생산성이 감소하여 제품 단위당 인건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업체별로 보면 한일시멘트의 원가율이 가장 낮았다. 매출 확대와 함께 원가 부담을 줄이며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한일시멘트의 3분기 매출은 29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반면 매출원가는 2171억원에서 2038억원으로 6.1% 감소했다. 매출이 늘고 매출원가가 줄어든 곳은 5개사 중 한일시멘트가 유일하다.

이에 따른 한일시멘트의 매출원가율은 69%로 전년 동기 80.1% 대비 11.1%p 하락했다. 이는 5대 시멘트사의 평균 매출원가율인 77.5%보다 8.5%p 낮은 것으로 업계 최저수준이다. 이어 ▲아세아시멘트 72.1% ▲삼표시멘트 81.5% ▲성신양회 82.2% ▲쌍용씨앤이 82.5% 순으로 나타났다.

쌍용C&E 시멘트 공장 전경. [사진 쌍용C&E]


이처럼 시멘트사들의 원가율이 개선된 것은 시멘트 판매가 인상 영향이 크다. 실제 t당 시멘트 가격은 2021년 7만8800원에서, 지난해 2월 9만2400원, 11월 10만5400원으로 두 차례에 걸쳐 올랐다. 올해 하반기에도 주요 업체들이 추가 인상을 단행하며 11만원을 돌파해 2년 간 40%라는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시멘트사들의 원가율 개선 역시 판매가 인상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일시멘트를 비롯한 시멘트 5개사의 원가 부담이 시멘트 가격 인상 이전 대비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부동산 업계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미 건설사와 시행사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금리 인상과 자재값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크게 늘면서 사업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장기 신용등급이 A- 이상인 종합건설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태영건설,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KCC건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1년 6.5%에서 2022년 4.1%, 2023년 상반기 2.5%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재개발 현장의 경우 늘어난 공사비를 놓고 조합과 시행사가 갈등을 벌이며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 서울 송파구 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시공단인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올해 8월 기존 평당공사비를 660만원에서 898만원으로 인상을 요구한 이후 조합과 갈등을 빚으며 난항을 겪고 있다. 

한 시행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업계가 이전과 원가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다른 업계가 가격을 올린다는 이유로 시멘트 판매가를 인상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본다”며 “이는 주택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부동산 경기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행업계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것은 금융 비용과 시멘트를 비롯한 원자재값”이라며 “개발 과정에서 원가가 상승할 경우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투자 수요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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