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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열심히”…정부·기업 함께 뛴 ‘엑스포 유치전’, 결과 D-1

182개 회원국 ‘표심 잡기’에 막판 총력전
18개월간 3000명 인사 만난 국내 그룹사
정부·민간 노력에 2강 도약…막판 역전 노려

LG가 오는 28일(현지시간) 제173회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랩핑(Wrapping) 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 LG전자]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코앞으로 다가왔다. 정부와 민간은 그야말로 ‘총력전’을 벌였다. 1년 6개월 넘게 힘쓴 결과물이 곧 나온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관한 얘기다. 마지막까지 유치전을 벌이다 27일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다들 열심히 했다”는 말을 남겼다.

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하는 투표가 29일 0시(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다. 정부 인사는 물론 재계 총수들까지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하루 분초를 쪼개 마지막 유치 활동을 진행 중이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BIE는 제173차 총회를 열고 182개 회원국 대표단의 비밀투표를 거쳐 2030년도 엑스포 개최지를 최종 결정한다.

후보지는 3곳이다. ▲대한민국 부산 ▲이탈리아 로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후보 도시 가운데 한 곳이 3분의 2 이상의 표를 받으면 2030 엑스포 개최지로 결정된다. 개최지로 선정된다면 최소 61조원 규모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2030 엑스포 개최지 도전을 비교적 늦게 시작했으나 ‘기후변화·불평등·디지털격차 등 세계 공통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적 이점을 지녔다’는 점을 피력,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정부의 적극적 외교 활동과 기업의 홍보 선전도 뒷받침됐다.

부산은 그 결과 당초 최약 후보지란로 평가받았으나, 지금은 리야드와 직접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여전히 ‘오일 머니’(Oil Money·석유자본)를 앞세운 리야드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막판 ‘대역전’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견해도 관측된다.

정부와 민간이 꾸린 부산 엑스포 유치단 전략의 핵심은 ‘2차 결선투표’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차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3분의 2의 득표를 얻지 못하도록 저지한 후, 2위에 오르는 걸 전제로 한 작전이다. 2차 결선투표 조건을 마련하면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 결선투표에서 역전을 이뤄 부산 엑스포 유치를 따내겠단 구상의 실현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결정할 제173차 세계박람회 기구(BIE) 총회를 하루 앞둔 27일 오전(현지시간) 막바지 유치 활동을 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 르 그랑 인터콘티넨탈 호텔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을 만든 것 자체가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란 평가도 있다. ‘최약체’에서 ‘2강’으로 올라선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성과를 이룬 것이란 견해다. 부산의 도약 배경으론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 유치 활동을 벌인 점이 꼽힌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 그룹사 12곳이 지난해 6월 민간유치위원회 출범 이후 18개월 동안 총 175개국 약 3000명의 정상과 장관 등 고위급 인사를 만나기도 했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엑스포 유치 교섭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코리아 원팀’(Korea One Team)에도 정부·재계·부산시 주요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유치단을 이끄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오영주 외교부 제2차관, 박형준 부산시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막판 이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영국 국빈 방문 직후 프랑스를 찾아 막판까지 BIE 회원국 설득 후 지난 26일 귀국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도 총출동해 막판 유치전을 거들었다.

이재용 회장은 약 일주일 간의 유럽 출장 일정을 마치고 27일 귀국하면서 엑스포 유치전 분위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감기에 걸렸다”며 양해를 구한 뒤 “다들 열심히 하고 계시다”라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달 초 남태평양 쿡제도에서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 정상회의를 찾아 유치 활동을 벌인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동행하기 위해 지난 19일 출국한 뒤 주요 관계자들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를 지원했다. 파리에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 대표부가 주최 BIE 대표 교섭 오찬에 참석해 부산 지지를 청하기도 했다.

현지 광고전에서도 기업의 지원이 이어졌다. 삼성전자·현대차·SK·LG전자 등은 파리 주요 장소에 부산 엑스포 홍보 광고를 띄우고 응원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유럽 출장 일정을 마치고 27일 김포국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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