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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꾸준히’…커지는 조선사 이익

수주량 감소에도 선박 가격 상승세 ‘지속’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사진 HD한국조선해양]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한국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우리 조선업계가 거둬들이는 이익 규모는 커질 전망이다. 올해 들어서도 선박 가격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수익성 좋은 선박 수주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하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도 가격 인하에 무게가 실려, 원가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안팎에선 “대규모 이익 실현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라는 말이 들린다. 

7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 수주량과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량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159만CGT(88척)에 그쳤다. 이는 전월(371만CGT)보다 57%, 지난해 같은 기간(336만CGT)보다 53% 줄어든 규모다. 한국 조선업계는 11월 전 세계에서 57만CGT(15척, 36%)를 수주했다. 10월 수주량(154만CGT)보다 약 100만CGT 감소한 수주량을 기록한 것이다. CGT는 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를 말한다. 

올해 1~11월 전 세계 누계 수주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올해 1~11월 전 세계 누계 수주량은 3809만CGT(1545척)로, 지난해 1~11월 누계 수주량(4777만CGT, 1811척)보다 20% 감소했다. 이 기간 한국의 수주량은 963만CGT(191척, 25%)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41% 줄어든 수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들어 수주량은 지속 감소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주량 감소에도 조선업계 웃는 이유 

한국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량이 줄고 있지만, 선박 수주로 벌어들이는 이익 규모는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도 선박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92(9%) 상승한 176.61을 기록했다. 10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176.03)를 고려하면 상승 흐름은 끊기지 않았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1월 기준 선박 건조 비용을 100으로 정하고, 매달 가격을 비교해 매기는 수치다. 조선업 초호황이던 지난 2008년 한때 클락슨 신조선가지수가 190까지 치솟은 전례를 제외하면, 유례가 없는 상승이다. 

여기에 그간 조선업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혔던 후판 가격도 안정되는 분위기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상반기와 하반기 등 1년에 두 번 후판 가격 협상을 벌이는데, 하반기 가격 협상은 가격 인하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상반기 후판 가격보다 가격이 내려 t당 100만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은 인하 쪽으로 무게추가 기운 분위기고, 인하 폭이 어느 정도일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2021년 대규모 수주를 지속하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냈지만, 당시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폭등에 따른 후판 가격 급등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은 소폭 인상으로 결론이 났지만, 조선업계가 저렴한 중국산 후판 비중을 늘려 협상력을 키우면서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은 인하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선박 가격 상승에 더해 선박 제조 원가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후판 가격은 선박 제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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