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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5000건 계약 체결…단기 임대 틈새시장 노렸죠” [이코노 인터뷰]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 인터뷰
잠깐 살 집 필요할 때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
월 이용자 20만명 돌파…누적 2만5000건 계약
시리즈A 투자 라운드 오픈…50억 투자 유치 목표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매달 약 20만명이 방문하고, 누적 2만5000건 이상의 단기 임대 계약이 체결됐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스페이스브이가 운영하고 있는 부동산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에 대한 얘기다. 

장기 출장을 가게 되거나 갑작스럽게 다른 지역으로 발령을 받아 1~2주간 살 집을 찾는 이들은 단기 임대를 필요로 한다. 이사 날짜가 맞지 않거나, 새롭게 인테리어를 해야 한다거나, 누수 등 공사를 해야 하는 등 거주 중인 집에 문제가 생길 경우도 마찬가지다. 삼삼엠투는 여기서 수요를 발견했다. 

삼삼엠투는 집을 내놓고 매번 계약을 체결해야하는 임대인의 ‘귀찮음’을 해소하고, 짧은 기간 집을 빌려야 하는 임차인의 ‘니즈’를 파악해 고객에게 주거의 다양성을 제공한다. 1년새 매출이 약 8배 상승하는 등 올들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삼삼엠투 운영사 스페이스브이의 박형준 대표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메이크잇공유오피스에서 만났다. 

“주거비용 평균 소득의 40% 차지…주거의 다양성 제공”

우리나라의 임대 방식은 전세, 월세 등으로 단조롭다. 반면 주거비용은 소득의 30%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삼삼엠투는 1~2주 단위로 집을 계약하고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방식의 주거 형태를 제안했다. 박 대표는 “서울의 주거비는 소득의 40%까지 달한다. 그만큼 주거 문제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사안”이라며 “우리는 고객에게 주거의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삼삼엠투는 비대면 부동산 단기 임대 계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기 임대를 찾는 세입자와 임대인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일상에서 단기 임대 수요는 다양하고 꾸준하게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 대표는 “갑작스럽게 다른 지역에 가야하거나, 현재 사는 집에 문제가 생길 경우 단기 임대가 필요하다”며 “한국에 방문한 재외교포나 외국인 유학생 등도 주요 고객”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 임대 주택을 찾고 싶어도 못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고 공급만 확보되면 계약의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단기 임대가 활성화되면 임차인은 원하는 집을 찾을 수 있고, 임대인은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윈윈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독특한 점은 삼삼엠투의 모든 임대계약은 보증금이 33만원이라는 점이다. 박 대표는 기존의 보증금을 낮추고 일률화하겠다는 목표 하에 서비스를 만들었다. 보증금 등으로 인해 계약 협상 시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그는 “우리나라 단기 임대 시장의 보증금은 보통 월세의 1~2배 정도를 받는다”며 “이 보증금을 더 낮출 수 있다고 생각했고, 삼삼엠투의 이름에서 따와 보증료를 일률적으로 33만원으로 설정했다”고 강조했다.

삼삼엠투의 주요 고객은 단기간 집을 빌려주는 임대인과 집을 빌리는 임차인으로 나뉜다. 박 대표는 “집주인의 경우 단기 임대를 통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자주 집을 내놓고, 보여주고, 계약을 체결해야 하며, 임대료 등 많은 금전 거래가 오가야 한다는 ‘귀찮음’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삼엠투는 임대인의 귀찮음을 해소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단기임대를 하는데 불편한 점이 없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집주인의 귀찮음과 불안감, 기대감을 충족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가 삼삼엠투의 PC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네이버 부동산·직방·다방과의 차이점은 “단기 임대 특화”

국내에는 다양한 프롭테크 플랫폼이 있다. 그들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네이버 부동산은 아파트의 매매·전세·월세에 강점이 있고, 직방과 다방은 원룸의 전·월세에 강점이 있다. 반면 삼삼엠투는 기존 업체들과는 달리 단기 임대 시장을 노렸다. 단기임대라는 하나의 분야에 집중해 사용자가 편리하고 직관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 대표는 “기존 프롭테크 업체들과 주력시장을 다르게 설정했다. 단기임대에 특화된 것이 차이점이자 우리의 경쟁력”이라며 “하나의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사용자가 훨씬 편리하고 직관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등록된 단기 임대 매물 건수도 일부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삼삼엠투가 가장 많다”고 짚었다.

부동산중개소를 연결해 주는 다른 플랫폼과 달리 삼삼엠투는 직접 임대인과 계약을 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삼엠투에 등록된 방은 모두 임대인이 직접 등록하고, 계약도 직접 양자간에 진행된다. 박 대표는 “단순한 구조는 사용자들에게 더 큰 편리함을 제공한다”며 “우리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경쟁사는 국내엔 없다”고 밝혔다.

숨은 수요를 찾아내고 단기 임대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한 덕에 삼삼엠투는 올해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3억원을 기록했던 연매출은 올해 30억원 대로 10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12월 3만명이던 월 이용자는 올해 12월 약 20만명까지 증가했다. 박 대표는 “고객의 리뷰나 불만 등 피드백을 최대한 많이 수집하려고 노력한다”며 “서비스 재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즈A 투자 라운드 오픈…“우수 인재 채용으로 서비스 질 높일 것”

스페이스브이는 최근 새롭게 시리즈A 투자 라운드를 열었다. 30~50억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박 대표는 “더 나은 삼삼엠투를 만들겠단 의지가 크다”며 “추가 투자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뽑고,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연구와 서비스 개선 등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스페이스브이는 지난해 11월 1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박 대표는 단기임대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산율 하락과 핵가족화 등으로 몸집이 가벼워진 가구의 경우 이전보다 이동이 훨씬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사를 자주하게 되고, 평균 거주기간도 줄어든다. 이에 따라 단기 임대에 대한 수요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란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한 달 살기나 워케이션 등 새로운 트렌드 역시 단기임대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펜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한달살기, 워케이션, 디지털노마드 등의 트렌드는 확실히 자리를 잡고 있다”며 “잠시 스쳐가는 여행이 아니라 어느지역에 살아 보고 싶은 욕구가 자리하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호텔이라는 숙박업소에서 일반 주택에서 살아보는 것으로 욕구가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24년이 삼삼엠투의 제2의 도약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4년에는 모든 국민들이 아는 삼삼엠투로 도약할 것”이라며 “많은 고객에게 충실히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실을 다지고 많은 영역에서 효율적 업무 시스템을 확립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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