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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수능 도입 3년차...이과, 문과 침공의 원인과 전망 [임성호의 입시지계]

국어·수학 핵심...수학 3가지 시험으로 나뉘어
최종 성적 결과, 수학이라는 과목으로 점수나와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4 수능 결과 및 정시 합격점수 예측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24학년도 정시모집 배치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통합 수능이 도입된 지가 금년도가 3년차이다. 2022학년도에 처음 시작된 통합 수능은 문·이과가 통합됐다는 의미이고, 금년도 중학교 3학년이 대학교에 들어가는 2027학년도까지 실시 예정이다. 전체 2022학년도부터 6년간 사용되는 수능이다. 2028학년도부터는 통합 수능은 폐지된다. 

통합 수능은 국어, 수학이 핵심이고, 2과목 중에서는 수학 과목이 핵심이다. 수학 과목은 3가지 시험으로 나뉘어져 수능에 응시해야 한다.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이다. 미적분과 기하 과목은 대체로 심화 내용으로 이과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고 이과 학생들이 응시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의대, 상위권 대학 자연계열 학과에서는 미적분, 기하 과목을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수학 과목이 3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져 시험이 치러진다. 30문항이 출제되고 이 중 22문제는 3가지 유형 선택에 상관없이 공통문항이다. 나머지 8문제는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로 시험 문제가 다르다. 22문항은 같은 문항이고, 8문항은 3가지 유형으로 각각 다르지만, 시험 결과는 전체가 하나로 전국 석차가 매겨지는 방식이다. 

22문항에 대한 점수 계산과 8문항으로 각각 나뉘어지는 문항에서의 점수 계산식이 다르다. 매우 복잡한 방식이고 사실상 일반인은 이해가 불가능하다. 계산 방식상 이 22문항을 잘 푸는 집단에 소속되어져야 원점수 100점을 기준으로 같은 점수를 받고도 성적표상에 나오는 표준점수는 각각 다르다. 


이러한 복잡한 계산식으로 적용할 경우 3가지 유형으로 시험을 응시하지만 성적 결과는 수학이라는 과목 이름으로 점수가 나온다. 학생은 3갈래 나뉘어져 시험을 보고 대학에서는 상위권 이과의 경우 미적분, 기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강제가 되어져있고, 성적 결과는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에서 전국에서 석차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수학이라는 이름으로 점수 결과가 나온다. 

여기에서 문제는 문과 학생은 주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해서 문과에 지원하고, 이과 학생은 미적분, 기하를 선택하는 학생들이어야 상위권 대학에 지원이 가능하다. 

2024학년도 치러진 킬러문제가 배제된 수능 시험에서 미적분에서 한 문제도 안틀린 학생은 148점이 나왔고, 확률과통계에서 한 문제도 안틀린 학생은 137점이 찍혀져 나왔다. 148점과 137점이 어느 과목에서 나왔는지는 평가원에서는 밝히지 않는다. 입시 기관에서 일일이 한 문제도 안틀린 학생들을 찾아가 성적표를 보고 성적표에 찍힌 점수를 확인해서 수험생들에게 알려주는 방식이다. 

수학, 3가지 시험으로 나뉘어져 수능에 응시

금년도 수능에서 확률과통계는 137점이 한 문제도 안틀린 학생이 받아본 점수이다. 그런데 수학은 최고 점수가 148점까지 찍혀져 있고, 138점에서 148점까지 이 구간내 학생은 6835명이다. 문과학생이 확률과통계에서 한문제도 안틀렸지만 이 6835명을 이길 수 없는 구조이다. 6835명중에는 미적분, 기하에서 한 문제도 안틀린 학생도 있고, 여러 문항을 틀린 학생들도 이 점수 구간대에 들어오게 된다. 몇 문제 틀린 학생이 한문제도 안틀린 학생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 구도이다. 

2022학년도에는 확률과통계 만점을 받은 학생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이과 학생들은 2930명이었고, 2023학년도에는 1017명이었다. 2024학년도에 문과 학생들이 한 문제도 틀리지않고서 이과 학생들을 극복할 수 없는 인원이 6835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과 학생들이 미적분, 기하를 선택하고도 문과 대학에 지원은 가능하다. 그러나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문과 학생들이 상위권 이과 대학 지원은 불가능하다. 상위 4%안에 들어오는 수학 1등급 학생중 미적분, 기하를 선택한 이과 학생들이 96.5%로 추정된다. 지난해 81.4% 추정치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 

학생들은 각각 다른 시험에 응시해 시험을 치뤘지만 성적표상에는 각각 선택과목 내에서의 점수가 나오지 않는다. 각각 선택한 과목에서 점수를 명기할 경우 점수가 더 잘 나오는 과목에 학생들이 더 많이 선택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고, 이를 비교육적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요행을 바라고 잘나오는 과목에 줄서기를 방지한다는 차원이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 배부일인 12월 8일 대구 경북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능 성적표 확인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표준점수 상에서 133점이 찍힌 학생의 경우 이과 학생들끼리 석차를 매길 경우 1만7284등으로 추정이 되고, 만약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문과 학생들에서 줄을 세울 경우 626등으로 추정이 된다. 이과 수학 선택학생이 자연계열에 지원할 경우 1만7284등이 합격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만약 방향을 바꾸어 문과 대학으로 지원할 경우 626등이 진학할 수 있는 학교로 대학이 엄청나게 업그레이드 된다.

이러한 원리로 2022학년도에는 서울대 정시 문과 합격생의 전체의 44.3%가 이과 학생들이었고, 2023학년도에는 51.6%가 이과 학생들이었다. 이과 학생들이 문과로 합격할 경우 학과 부적응 등으로 다시 대입 재도전해 자연계열 학과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44.3% 이과 합격생들이 포함된 지난해 서울대 중도탈락 학생중 인문계 학생은 83명에 불과했다. 이과 학생이 문과에 지원해 합격할 경우 빠져나갈 것이라는 예상은 현재로서는 빗나갔다고 볼 수 있다. 나름 잘 적응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의 경우 문과 100%가 지난해 이과생들이었고, 경제학부는 74.3%, 심리학과는 80.0%, 경영대학은 67.2%가 이과 학생들이 합격했다. 

금년도 수학과목에서 미적분을 선택한 이과학생은 148점, 확률과통계 문과 학생은 137점으로 11점 차이이다. 지난해에는 미적분이 145점, 확률과통계가 142점으로 3점차에 불과했다. 금년도에 얼마만큼 이과 학생들이 문과로 넘어올지 구도가 대강 나온 셈이다. 이는 이과학생들에게는 선택의 문제라고 볼 수 있고, 문과 학생들에게는 다소 공포감이 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금년도 중학교 3학년까지 앞으로 3번이 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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