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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구독자 ‘780만’ 도티·옐언니·밍모, 첫 스크린 도전기 [인플人]

크리에이터 3인방 인터뷰…‘실사판 영화’에서 실현한 꿈
4개월간 연기 학원 다니며 코칭…OST도 직접 불러
실사와 애니메이션 결합, 액션과 감동 ‘관전 포인트’

(아래부터) 도티(나희선), 옐언니(최예린), 밍모(이민호) 크리에이터 3인이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용산구 샌드박스네트워크 본사 스튜디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KLOUT 김설아 에디터] “게임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상상만 했던 현실 속 크리에이터와 애니메이션의 만남이 스크린을 통해 이뤄졌다.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제작 지원과 도티(나희선), 옐언니(최예린), 밍모(이민호) 등 인기 크리에이터의 디테일이 만나 그동안의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흔히 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세계’가 탄생했다.

지난 12월 27일 개봉한 영화 ‘도티와 영원의 탑’은 현실과 게임 세계가 얽힌 독특한 스토리와 함께 실사 화면과 3D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흥미롭게 넘나든다.

영화 속에서 슬럼프에 빠진 크리에이터 도티는 자극적인 캐릭터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인기 크리에이터 킬박과 게임 대결을 벌이던 중 우연히 ‘영원의 탑’이라는 게임 속으로 강제 소환된다. 도티와 친구들은 게임과 현실이 겹친 위기 속에서 영원의 탑의 비밀을 풀고 모험을 헤쳐 나가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제작진이 구현한 새로운 세계를 보는 흥미와 출연진이 새로운 미션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총 구독자 수만 780만 명, 유튜브 채널을 넘어 스크린에 진출한 주인공 3인방. 도티, 옐언니, 밍모를 만나 첫 스크린 도전기를 낱낱이 들어봤다.

실사와 애니메이션 결합 …흥행 관전 포인트는

“크리에이터 지식재산권(IP)으로 극장판을 만든다는 제안을 받았을 때 ‘이게 과연 될까?’ 걱정이 앞섰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최근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잖아요. 그 운신의 폭을 넓히는 데 있어서 신선한 기회가 되겠다고 생각해 도전하게 됐죠.”(도티)

“카메라를 놓고 1인 방송을 하는 것엔 익숙했지만 영화를 찍는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도전이었어요. 본격적으로 캐릭터가 만들어지고 촬영에 들어가면서 ‘정말 영화를 찍긴 하는구나’라고 실감한 것 같아요. 그렇게 완성된 작품을 보니 개인 방송과는 또 다른 보람이 생기더라고요.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너무 큰 의미고 새로운 꿈을 이룬 것 같아요.”(옐언니)

옐언니가 서울시 용산구 샌드박스네트워크 본사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크리에이터의 활동 반경이 지상파 방송이나 출판, 음악계로 넓어지고 있는 상황에 이들의 스크린 데뷔는 어쩌면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같은 영상 콘텐츠를 다룬다는 점에서 공통점도 많다. 그러나 1인 미디어 위주의 즉흥적 콘텐츠를 다루는 크리에이터와 달리, 영화는 시나리오가 짜여 있고 대본에 맞춰 연기를 해야 한다는 차이가 컸다. 어설프게 도전했다간 오히려 기존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위험도 따랐다.

“처음엔 제 역할이 단역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막상 대본을 받아보니 제 대사가 많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죠.(웃음) 영상 콘텐츠라는 개념으로 가볍게만 생각했는데 연기도 처음이고 목소리 더빙까지 해야 한다고 하니 부담이 컸던 것 같아요. 유튜브에서 NG 컷은 자연스러움이지만 정해진 스토리라인대로 찍어야 하는 영화에서 NG 장면은 용납이 안돼 OK 컷이 나올 때까지 다시 찍어야 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밍모 캐릭터가 실제 제 모습하고 90% 일치했던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게임을 할 때 승부욕이 앞서고 실수도 안 하려고 하지만 또 동생들을 잘 챙겨주는 그런 모습이 실제 저와 굉장히 닮았거든요.”(밍모)

이들은 영화 촬영을 위해 각각 개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4개월을 꼬박 연기학원에 다녔다. 대본 리딩을 함께하고, 성우에게 직접 애니메이션 더빙 연기를 코칭 받으며 서로 호흡을 맞춰나갔다. 영화 속 OST ‘더 게임’(The Game), ‘시간의 너를 찾아서’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여기에 제작 총괄을 맡은 위지윅스튜디오의 남다른 디테일이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현실 세계를 실사 화면으로, 게임 속 세계를 3D 애니메이션 화면으로 표현하면서 이질적인 화면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시각효과를 만들기 위해 애쓴 결과다.

인터뷰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도티.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제작한 최초의 애니메이션 영화인 ‘도티와 영원의 탑’은 주인공 도티를 주축으로 한 옐언니·밍모·코아 등 크리에이터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진 신인섭 기자]  
“스토리라인이나 화면 구성, 연출 등 모든 부분에서 퀄리티가 높은 영화예요. 애니메이션 장면은 웅장하면서 실사와 이질적이지 않게 어우러졌고요. 그 과정에서 톤 앤 매너를 맞추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했는데 제 연기도 다행히 잘 녹아난 것 같아 만족스럽고요.”(도티)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오가며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을 거예요. 액션 장면들은 너무 리얼해서 다시 보면서도 가슴 뛰게 하는 부분이 있어요. 각자 캐릭터를 본인이 연기하는 만큼 평소 유튜브를 찍을 때처럼 옐언니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으려고 가장 많이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옐언니)

영화는 평소 즐겨 보던 크리에이터의 등장과 모험적 이야기 뿐 아니라 도티의 10년간의 오마주를 통한 감동의 메시지도 함께 전한다.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친구를 떠올리며 동심을 자극하는 영화의 클라이맥스 부분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크리에이터가 언젠가부터 초등학생들의 선망 직업 상위권에 들 정도로 관심이 커진 직업이잖아요. 그런 크리에이터를 소재로 한 영화인 만큼 흥미 요소는 이미 갖췄다고 보고요. 어린이 영화라고 해서 성인들이 보기엔 재미없지 않을까 라는 선입견도 있는데 ‘아이 때문에 갔다가 울고 나왔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로 눈물과 감동 요소도 충분합니다.”(밍모)

밍모는 ‘도티와 영원의 탑’에서 도티즈의 분위기 메이커 밍모 역할을 맡았다. 밍모는 불같이 타오르는 성격으로 게임 공략법을 단번에 파악하는 한편 승부는 피하지 않는 열정맨 캐릭터다. [사진 신인섭 기자] 
스크린 데뷔로 맛본 가능성…다음 스텝은

처음 도전한 스크린에서 가능성을 본 이들은 ‘도티와 영원의 탑’의 넥스트도 꿈꾸고 있다. 영화의 시즌2 제작은 물론 다른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거나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영화가 좋은 성과를 내고 시장에 긍정적인 사인을 던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크리에이터가 창작자잖아요. 영상뿐 아니라 노래, 영화, 다양한 분야로 나갈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이 아닐까 생각해요. 영화 도전으로 큰 꿈을 이뤘으니 이후에는 또 다른 영화에 출연하거나 멜로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기도 하고요.(웃음)”(옐언니)

“‘너는 방에서 게임만 하는 줄 알았더니 언제 이렇게 영화를 만들었니? 대단하다’ 영화 시사회를 돌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동료 크리에이터의 멘트였어요. 제가 진짜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했구나를 실감할 수 있었죠. 저희를 통해 더 멋진 꿈을 펼치는 크리에이터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밍모) 

“‘이왕 영화를 찍었으니 잘됐으면 좋겠다’는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이게 시장의 좋은 모델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크리에이터들이 우리 영화를 보고 나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다면, 그게 바로 획기적이고 신선한 콘텐츠의 시작점이 되는 거죠. 나아가서는 크리에이터들이 잠실 주 경기장을 꽉 채워서 오프라인 콘서트를 개최할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도티)

(왼쪽부터) 도티(나희선), 옐언니(최예린), 밍모(이민호). 실사가 포함된 애니메이션 영화 '도티와 영원의 탑' 주인공 3인. [사진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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