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찾은 韓 CEO들의 ‘말말말’
삼성바이오부터 셀트리온까지, 저마다 내세운 청사진
신규 모달리티 확장·산업 생태계 활성화 등 방향 달라
바이오 기업 ‘기술이전’ 총력…하루 10여 건 이상 미팅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를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올해 말 항체-약물 중합체(ADC) 생산 공장을 가동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ADC 외 새로운 치료 접근 방법(모달리티)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힐 것이라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국내외 제약 바이오 산업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100조원 규모의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셀트리온그룹의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를 상장시켜 5조원 정도를 확보하고, 기관투자자(LP)를 모아 나머지 자금을 끌어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서 회장은 현재 셀트리온홀딩스의 지분 98% 이상을 보유했는데, 이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지분율을 60%가량으로 낮출 계획이다.
렉라자의 미국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유한양행은 “매출 4조원 규모의 기업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 회사는 존슨앤드존슨(J&J)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렉라자를 개발해 미국과 유럽 등에 허가를 신청했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사장은 “올해 하반기 렉라자를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렉라자를 다른 물질과 병용하는 방식으로 허가를 신청했는데, 이를 통해 매년 50억 달러(약 6조58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SK바이오팜은 올해를 뇌전증 치료제인 세노바메이트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한해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년 동안 세노바메이트를 직접판매하기 위한 ‘망’을 구축하는 데 힘썼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미국 현지 유통망을 닦는 작업을 거의 마쳤다”며 “다른 기업, 특히 아시아 지역 내 기업으로부터 미국 공동 판매 제안도 받았다”고 했다. 공동 판매는 현지 유통망을 구축한 기업이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다. 이 사장은 “내년부터 공동 판매 관련 사업도 준비할 것”이라며 “좋은 제품만 들어온다면 언제든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고 했다.
리더십 재정비로 시끄러웠던 한미약품은 올해 신약 개발 역량을 본격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OCI그룹의 지주사인 OCI홀딩스와 합의해 두 그룹을 통합하기로 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연구개발(R&D)센터장은 “올해 글로벌 학회 등을 통해 여러 건의 신약 후보물질을 공개할 계획”이라며 “우선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새로운 후보물질과 관련한 발표를 4건 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한미약품은 인크레틴 호르몬을 15년 이상 연구한 기업”이라며 “비만 치료제 분야에서 R&D와 사업개발(BD) 역량은 이미 갖추고 있다”고 자신했다.
GC녹십자의 세포치료제 개발사 GC셀도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행사에 참여했다. 미국에 모인 제약 바이오 분야 기업들과 사업 논의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해외 기업으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물질은 면역세포치료제인 ‘이뮨셀엘씨’다. 제임스 박 GC셀 대표는 “하루에만 15개 이상의 미팅을 진행했다”며 “바이오 분야 자금이 마르면서 이미 성과를 내는 약물에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기업을 재정비하는 데 집중했지만 올해는 성과를 낼 것”이라며 “이뮨셀엘씨를 미국 시장에 기술수출할 수도 있지만, 직접판매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R&D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파이프라인을 정리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빅파마와 기술수출을 논의하는 데 시간을 쏟았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빅파마 10곳 중 5곳과 기술수출을 논의했다”며 “모두 ‘BBT-877’와 관련한 미팅”이라고 했다. BBT-877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개발하고 있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오토택신’이라는 단백질을 억제해 폐의 섬유화를 막는다. 이 대표는 “통상 기술수출 논의 후 6개월 내 성과를 내왔다”며 “BBT-877도 올해 안에 기술수출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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