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AI가 왔다…기술의 삼성, 갤 S24로 5년 만에 새 영역 개척
‘애플 심장’서 언팩 열고 세계 첫 AI 스마트폰 공개
13개 언어 실시간 통역 지원…동그라미 치면 자동 검색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 2019년 ‘갤럭시 폴드’로 폴더블 시장을 개척한 삼성전자가 5년 만에 또다시 새로운 범주를 여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애플 본사와 10km 남짓 떨어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17일(현지시간) ‘갤럭시 언팩 2024’를 개최했다. 애플 안방에서 차세대 주력 스마트폰 모델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한 셈이다. 이번 시리즈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갤럭시 S24 울트라 ▲갤럭시 S24+ ▲갤럭시 S24로 구성된다.
이 기기는 세계 첫 ‘온 디바이스 AI’ 스마트폰을 표방한다. AI 기능을 기기 자체적으로 연산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정보의 서버 이동이 없어 저지연 작업에 유리하고 보안 측면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삼성전자는 이를 ‘갤럭시 AI’라고 불렀다.
갤럭시 AI의 대표적 기능은 단연 ‘실시간 통역’이다. 상대방 단말의 종류와 상관없이 통화할 때 언어를 자동으로 통역해 주는 기능이다. 서버를 거치지 않는 구조에도 지원 언어는 한국어·영어·중국어 등 13개다. 언어의 장벽을 기술로 넘었다.
삼성은 또 온 디바이스 AI로 ‘삼성 키보드’를 구현했다. 애플리케이션(앱) 종류와 상관없이 번역·요약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단 의미다. 실시간 통역 통화와 마찬가지로 13개 언어를 지원한다. 메신저도 진일보했다. 5개의 콘셉트에 맞춰 문구의 분위기·어조를 잡아준다.
삼성전자는 이 정도 기능으로 ‘세계 첫 AI 스마트폰’을 수식어로 내걸지 않았다. AI 적용으로 사용자 경험이 가장 극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학업·업무 생산성 향상에도 신경을 썼다. ‘노트 어시스트’란 기능을 도입해 사용자가 작성한 글·메모를 요약 정리하고, 회의록 따위의 형식에 맞춰 변환해 준다. 음성 녹음은 최대 10명까지 분리할 수 있다. 음성의 텍스트 변환은 물론 요약·번역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AI 선두’로 꼽히는 구글과의 협업도 강화했다. 양사는 ‘서클 투 서치’란 이름의 기능을 이번 시리즈에 적용했다. 명칭 그대로 어느 화면에서나 동그라미를 그리기만 하면 쉽고 빠르게 검색을 시도할 수 있는 기능이다. 화면에 궁금한 이미지·문구 등을 표시하면 검색 결과가 곧장 나온다.
고도화된 AI 기능에 묻혀 다소 시장의 주목을 비껴갔지만,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카메라 기능을 고도화했다. 울트라에선 2배·3배·5배·10배 줌을 모두 광학 수준의 화질로 제공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사진 편집에도 AI를 접목, 피사체 이동·빈 공간 이미지 생성 등을 경험할 수 있다.
AI 기능의 구동은 스마트폰 두뇌로 불리는 AP칩 성능에 달려있다. 울트라엔 퀄컴 3세대 칩이 탑재됐고, S24+·S20엔 삼성 자체 개발 칩 ‘엑시노스 2400’가 장착된다. 발열 문제로 채택이 되지 않았던 엑시노스는 ‘변곡점’으로 불리는 이번 시리즈에 장착되면서 2년 만에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사전 판매는 19일부터 25일까지 1주일간 진행된다. 갤럭시 S24 울트라 가격은 169만8400원에서 시작해 성능에 따라 높아진다. 갤럭시 S24+는 135만3000원부터, 갤럭시 S24는 115만5000원부터다.
삼성전자는 또 이번 언팩을 통해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링’을 깜짝 공개했다. 그간 시장 소문만 무성했던 기기의 외연을 짧은 티저 영상을 통해 선보였다. ‘건강 추적 관리’ 기능 탑재를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제품 정보는 언급하지 않았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 S24 시리즈는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새로운 모바일 AI폰의 시대를 열 것”이라며 “갤럭시 AI는 사용자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고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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