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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감춘 증권사 ‘1兆 클럽’...고금리·PF 직격탄에 “올해도 어렵다”

지난해 4분기 주요 증권사 7곳 영업이익 7414억원 예상
직전 3분기 보다 37.2% ↓
메리츠증권도 8000억원대로 털썩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증권사가 실종됐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한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황 부진으로 악재가 겹친 탓이다. 부동산 경기가 당장 회복되기 어렵고,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여파가 단기에 해소되기 어려워 올해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7곳(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메리츠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원이 넘는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증권사 7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은 총 74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4분기(5086억원)보다는 45.8%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1조를 넘어섰던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1조1812억원)보다는 37.2% 줄어든 규모다.

한국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720억원으로 집계돼 직전 분기보다 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다. 주력 계열사인 증권 수익 비중이 절반 이상에서 80%까지 차지한다. 삼성증권 역시 9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나 직전 분기 대비 20% 이상 영업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유일하게 ‘1조 클럽’에 가입했던 메리츠증권도 부동산 PF 부진 등의 여파로 영업이익 추정치가 8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은 7000억원대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 연합뉴스]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4분기 PF 등 국내외 부동산 이슈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태영건설 사태 타격이 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관련 증권사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1조1000억원이고 익스포저를 보유한 곳이 대부분 대형사”라고 분석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부실 PF에 대해 시장원칙에 따른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한 점과 국내뿐 아니라 해외 대체투자 자산 재평가도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이 작년 4분기 실적에 관련 충당금을 인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사 투자은행(IB) 부문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은 여전히 부동산금융 시장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중소형사는 국내 부동산 PF에 대한 손실 부담이, 대형사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른 손실 부담이 손익과 재무구조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한신평 관계자는 “향후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는 등 금융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투자중개 부문 실적에 유의미한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며 “금리로 인해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 확보도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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