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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가전·전장 호조에 매출 또 최대치…4Q는 또 ‘주춤’

3년 연속 매출 최대치 경신…가전 받치고 전장 이끈 성과
계절적 수요 하락 또 발목…이노텍 실적 빼면 4Q 또 적자

LG전자 모델들이 프리미엄 가전 체험공간 ‘어나더빌라’에서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LG전자가 3년 연속 매출 최대치를 경신하는 대기록을 써냈다. 생활가전의 여전한 경쟁력에 더해 기업 간 거래(B2B) 사업 성장이 실적을 이끌었다.

LG전자는 25일 확정실적 발표를 통해 2023년 연결기준 연간 매출 84조2278억원, 연간 영업이익 3조549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간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다. 3년 연속 매출 최대치를 경신하는 성과를 올렸다. 수익성의 경우에도 과거 펜트업(Pent-up) 수요 당시에 버금가는 견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연간 실적은 호조를 보였지만, 2023년 4분기 성적은 다소 주춤했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3조141억원, 영업이익은 3131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기간 순손실 7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351.8%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5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자회사인 LG이노텍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LG이노텍은 이 기간 영업이익 4837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제외하면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영업손실 1749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2022년 4분기에도 LG이노텍 실적을 제외하면 1042억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가전·TV 등 주력 제품의 계절적 수요 하락이 이번에도 실적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사업 부문별로 영업손실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 1156억원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722억원 ▲B2B 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 895억원을 기록했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만 57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LG전자 실적 추이. [제공 연합뉴스]

경기침체에도 외연 확장

LG전자 측은 “경기침체·수요감소 등 어려운 외부 환경 속에서도 캐시카우 사업에 해당하는 생활가전과 미래 성장사업에 해당하는 전장이 각각 8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생활가전 사업과 전장 사업을 합친 매출 규모는 8년 전 18조원 수준에서 지난해 40조원을 넘어서며 외연 확장 측면에서 성과를 냈다. 같은 기간 두 사업이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5%에서 47.8%까지 올라갔다.

LG전자는 지난해 냉난방공조 등 B2B 사업을 확대하고 기존 사업에 구독 등 새로운 모델을 접목하는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했다. 지난해 시장 변곡점을 조기에 포착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과를 올리겠단 취지였다. 이와 함께 세계에서 사용 중인 수억대 제품을 기반으로 콘텐츠·서비스 사업모델 강화도 진행했다. 이런 사업 전략이 외연 확장으로 이어졌단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올해도 미래지향적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일관되게 추진할 방침이다. 또 사업 잠재력 극대화(Full Potential) 차원의 한계 돌파에도 집중한다.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해외영업본부 주도 아래 성장 기회가 큰 신흥 시장에서의 추가 성장과 시장 내 제품 범위 확대에도 주력해 나간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 연합뉴스]

사업 부문별 실적은?

H&A사업본부는 2023년 매출액 30조139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8년 연속 성장해 30조 원 시대를 열었다. 2023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6% 이상 늘어난 2조7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성숙 사업으로 평가받는 가전에 구독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도입하는 시도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냉난방공조(HVAC)·부품·빌트인 등의 B2B 비중 확대가 성장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H&A사업본부는 올해 소비자직접판매(D2C) 등 미래 준비 차원의 사업모델 변화를 본격 가속한다. 가전 운영체제(OS) 탑재를 확대하고, 가전과 서비스를 결합하는 구독 사업은 해외 시장으로도 본격 전개할 방침이다. 회사는 특히 ‘가사해방’(Zero Labor Home)의 가치를 투영하는 스마트홈 솔루션 구축을 통한 성과 마련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제품 측면에서는 세탁기·냉장고 등 주력 제품의 프리미엄 리더십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각 국가와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지역 적합형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는 전략적 시장공략을 지속한다. 냉난방공조 등 B2B 영역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탈탄소 및 전기화(Electrification) 추세가 뚜렷한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현지 완결형 사업체계를 구축해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미국 시카고에서 1월 24일(현지시간)까지 열린 북미 최대 공조전시회 ‘AHR 엑스포 2024’에서 고효율 공조 제품을 소개했다. [사진 LG전자]

VS사업본부는 2023년 매출액 10조1476억원, 영업이익 1334억원을 기록했다. 본부 출범 10년 만에 매출액 10조 원을 넘기는 성과를 냈다. 실적 공시를 시작한 2015년 이후 8년 연속 성장을 이뤄냈다. 전체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까지 올라갔다.

회사 측은 올해 VS사업본부 전략에 대해 “축적한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하는 외형 성장에 더불어 사업의 질적 성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사업에서는 모빌리티 트렌드인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역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고 전했다.

가전과 IT 분야에서 쌓아 온 차별화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 내 고객 경험 고도화도 주요 전략으로 꼽았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제품 역량 강화 및 해외 생산기지의 조기 안정화를 통해 고객 대응력을 높이고, ZKW는 프리미엄 제품 수주를 확대하는 동시에 사업의 효율적 운영에도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LG전자는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협업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통합한 단독 플랫폼을 개발했다. 해당 플랫폼의 개념도. [제공 LG전자]

HE사업본부는 2023년 매출액 14조2328억원, 영업이익 3624억원을 기록했다. 웹(web) OS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신규 수익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연간 매출액은 올레드 등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전체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더디게 회복되는 가운데 소폭 줄었다.

LG전자는 올해 TV 수요 점진 회복이 전망된다고 봤다.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뿐 아니라 고색재현 LCD QNED 라인업 또한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듀얼트랙 전략’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단 취지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TV 중심에서 스마트 모니터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webOS 생태계를 확장,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 webOS 플랫폼 사업은 조(兆) 단위 매출의 규모감 있는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BS사업본부는 2023년 매출액 5조4120억원, 영업손실 4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IT 수요 회복 지연 및 주요 기업의 투자 위축에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 로봇·전기차 충전기 사업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가 확대되며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BS사업본부는 올해 게이밍모니터·LG 그램 프로 등 경쟁력 있는 IT 제품군을 통해 성과를 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 기관·학교 등 버티컬(Vertical·특정 고객군)별 맞춤형 수주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전기차 충전 등 신사업의 해외 전개에도 속도를 낸다. 전사 B2B 사업을 리딩하는 조직으로서 단일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에서 인접한 솔루션을 통합 공급하는 사업으로의 전환도 가속할 계획이다. 사업본부 내 신사업의 비중이 큰 만큼 단기적 경영 성과보다는 미래 준비에 무게를 둔 투자 또한 지속 이어간다.
LG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시에 구축한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장의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 1월 12일(현지시간) LG전자 텍사스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장을 찾은 포트워스시장 매티 파커(왼쪽)와 장익환 BS사업본부장(부사장)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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