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주말 영업’ 가능해진 대형마트, 웃을 수 있을까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①
주말 영업 매출, 평일 대비 ‘두 배’ 이상
실적 개선 기대감…“규제 사라지면 영업이익 증가 전망”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12년간 이어진 대형마트 영업 규제가 드디어 풀리는 분위기다. 정부가 대형마트의 매주 일요일 영업과 새벽배송 등을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미 서초구는 1월 28일부터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의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바꿨다. 이에 따라 이날 서초구에 위치한 대형마트 34곳은 일제히 문을 열고 손님을 맞았다.
오랜 기간 정부 규제에 발목이 묶여있던 유통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주중보다 1.5~2배 많은 주말 손님을 잡을 수 있는 데다, 영업 제한시간에도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어서다. 법 개정은 여·야 합의가 필요해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규제 완화에 시동이 걸리면서 향후 대형마트의 매출·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뒤바뀐 유통 생태계…이젠 온라인 vs 오프라인
정부는 지난 1월 22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다섯 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현재 공휴일로 지정된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일 규제를 폐지하고 평일 휴업이 가능하게 했다. 지난 2011년 12월 의무휴업 규제가 생긴 지 약 12년 만이다.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제도는 유통업계에서 가장 반발이 컸던 규제 중 하나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급격한 성장으로 이미 골목상권 보호 등 규제의 취지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주말을 이용해 장을 보는 소비자들만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의무휴업 제도의 실효성도 부족하다. 자유기업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전체 소매시장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1.7%에서 12.8%로 줄었는데, 같은 기간 전통시장 비중도 13.9%에서 9.5%로 감소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도 공휴일 의무휴업 폐지를 바라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통규제 관련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76%가 “대형마트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유통 생태계가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대형마트 대 전통시장 구도가 아니라, 온라인 대 오프라인으로 판도가 완전히 바뀌고 바뀌어 의무휴업 제도는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며 “소비자들의 소비 변화를 반영해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상생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형마트 규제 완화, 정말 유리할까
정부가 지난 10년여간 방문객이 많은 일요일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실시하도록 한 탓에 대형마트는 매출에 큰 타격을 입어왔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공휴일 의무휴무가 시행된 후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10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법 시행 이전 대형마트의 연도별 매출 증감률은 -1.2%(2009년), 4.9%(2010년)와 2.9%(2011년)를 기록했지만, 법 시행 이후엔 -3.3%(2012년)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2019년엔 대형마트 업체군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5.1% 감소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대형마트가 일요일 영업을 재개하면 매출과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이 발간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 추진’ 보고서에 따르면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바뀔 경우 대형마트 단일 점포 매출액은 4% 증가할 전망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은 매월 공휴일이 2일 늘어나는 효과”라며 “주요 기업들의 할인점 사업 부문 기존점 매출액이 2.5%포인트(p)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마트의 경우 연간 매출액 3000억원, 영업이익 780억원이 늘고 롯데쇼핑은 매출액 10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반기는 분위기다. 의무휴업일 요일 변경으로도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양재점과 롯데마트 서초점의 경우 이번 일요일 개별 점포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통상 평일보다 휴일 매출이 작게는 50%, 많게는 2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주말 매출이 주중 대비 2배라고 치면 산술적으로 매출이 늘 것으로 추정한다”며 “드라마틱한 매출 증가까지는 모르겠지만 실적 개선엔 분명 도움이 돼 수치상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평일에 비해 주말 매출이 1.5배 정도 높은 편이지만, 평일로 휴업일이 바뀐다고 해서 매출 증대에 엄청난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확장되고, 고객 편의성 향상에 기여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오프라인 회귀를 내세우며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 가운데 향후 진행될 수 있는 유통법 개정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은 매장을 미래형 점포로 리뉴얼하고, 점포를 추가로 확대하는 등 ‘본업’에 집중하며 오프라인 경험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의무휴업일 규제 완화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움직임만으로도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며 “그간 부진했던 업황을 반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미 서초구는 1월 28일부터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의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수요일로 바꿨다. 이에 따라 이날 서초구에 위치한 대형마트 34곳은 일제히 문을 열고 손님을 맞았다.
오랜 기간 정부 규제에 발목이 묶여있던 유통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주중보다 1.5~2배 많은 주말 손님을 잡을 수 있는 데다, 영업 제한시간에도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어서다. 법 개정은 여·야 합의가 필요해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규제 완화에 시동이 걸리면서 향후 대형마트의 매출·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뒤바뀐 유통 생태계…이젠 온라인 vs 오프라인
정부는 지난 1월 22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다섯 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현재 공휴일로 지정된 대형마트의 월 2회 의무휴업일 규제를 폐지하고 평일 휴업이 가능하게 했다. 지난 2011년 12월 의무휴업 규제가 생긴 지 약 12년 만이다.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제도는 유통업계에서 가장 반발이 컸던 규제 중 하나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급격한 성장으로 이미 골목상권 보호 등 규제의 취지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주말을 이용해 장을 보는 소비자들만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의무휴업 제도의 실효성도 부족하다. 자유기업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전체 소매시장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1.7%에서 12.8%로 줄었는데, 같은 기간 전통시장 비중도 13.9%에서 9.5%로 감소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도 공휴일 의무휴업 폐지를 바라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통규제 관련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76%가 “대형마트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유통 생태계가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사라졌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대형마트 대 전통시장 구도가 아니라, 온라인 대 오프라인으로 판도가 완전히 바뀌고 바뀌어 의무휴업 제도는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며 “소비자들의 소비 변화를 반영해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상생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형마트 규제 완화, 정말 유리할까
정부가 지난 10년여간 방문객이 많은 일요일에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실시하도록 한 탓에 대형마트는 매출에 큰 타격을 입어왔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공휴일 의무휴무가 시행된 후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10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법 시행 이전 대형마트의 연도별 매출 증감률은 -1.2%(2009년), 4.9%(2010년)와 2.9%(2011년)를 기록했지만, 법 시행 이후엔 -3.3%(2012년)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2019년엔 대형마트 업체군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5.1% 감소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대형마트가 일요일 영업을 재개하면 매출과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이 발간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 추진’ 보고서에 따르면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바뀔 경우 대형마트 단일 점포 매출액은 4% 증가할 전망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은 매월 공휴일이 2일 늘어나는 효과”라며 “주요 기업들의 할인점 사업 부문 기존점 매출액이 2.5%포인트(p)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마트의 경우 연간 매출액 3000억원, 영업이익 780억원이 늘고 롯데쇼핑은 매출액 10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반기는 분위기다. 의무휴업일 요일 변경으로도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양재점과 롯데마트 서초점의 경우 이번 일요일 개별 점포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통상 평일보다 휴일 매출이 작게는 50%, 많게는 2배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주말 매출이 주중 대비 2배라고 치면 산술적으로 매출이 늘 것으로 추정한다”며 “드라마틱한 매출 증가까지는 모르겠지만 실적 개선엔 분명 도움이 돼 수치상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평일에 비해 주말 매출이 1.5배 정도 높은 편이지만, 평일로 휴업일이 바뀐다고 해서 매출 증대에 엄청난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확장되고, 고객 편의성 향상에 기여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오프라인 회귀를 내세우며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 가운데 향후 진행될 수 있는 유통법 개정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은 매장을 미래형 점포로 리뉴얼하고, 점포를 추가로 확대하는 등 ‘본업’에 집중하며 오프라인 경험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의무휴업일 규제 완화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움직임만으로도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며 “그간 부진했던 업황을 반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현대차, ‘2025년 미래모빌리티학교’ 참가 모집
2에드워드 리, 두부 이어 두유도…매일유업 앰서버더 꿰찼다
3전세사기 피해자 938명 추가 인정…누적 2만 4668명
4맘스터치 ‘리로케이션’ 지원 뭐길래…“평균 매출 265% 증가”
5“최대 80% 할인”…무신사, ‘무진장 24 겨울 블랙프라이데이’ 시작
6‘2024 친환경건설산업대상’ 국토부 장관상에 GS건설…총 9개 사 수상 영예
7“韓 제조업, AI로 변한다”...AI 국가 경쟁력까지 향상 효과
8나쵸와 만난 뿌링클...bhc, 새로운 사이드 메뉴 출시
9대상, ‘GWP AWARDS 2024’…동반성장 ‘같이의 가치’ 실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