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기자가 전세대출 갈아타 보니…월 5만원 아낀다 [해봤어요]
갈아타기 조회 과정 2분 내로 '일사천리' 진행
플랫폼마다 제시 상품 달라 여러 곳 비교해야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스마트폰에서 터치 몇 번으로 전세대출을 비교하고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가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됐다. 신용대출,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전세대출까지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에 합류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비대면 대환대출 시대가 열린 셈이다.
기자도 전세대출을 이용 중이다. 카카오뱅크(323410)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로 1억원의 대출을 받고 있다. 처음 대출을 받았던 2021년 말께만 하더라도 금리가 연 2% 중반으로 낮은 편이었지만, 현재는 4.23%로 훌쩍 치솟은 상황이다. 가난한 청년(?)으로서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전세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전세대출 갈아타기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377300)·토스·핀다 등 4개 플랫폼사 앱과 14개 은행 앱을 통해서 이용할 수 있다. 출시 당일 먼저 카카오페이에서 전세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했다. 카카오페이 앱 대출 카테고리에서 ‘대출 갈아타기’를 누르고 갈아탈 대출의 종류(전월세대출)를 선택했다.
중요한 건 대출 가능 기간을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 보증기관별로 기간 제한이 달라 기존 전세대출 뒤 3~12개월과 22~24개월(전세계약 갱신 시)에만 갈아탈 수 있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다. 본인의 현재 계약기간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다만 오는 7월부터는 보증기관 등과 협의를 거쳐 전세대출 뒤 3~24개월까지 모든 시점에서 갈아타기가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갈아타기 과정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죠르디와 채팅을 통해 1대 1 상담을 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카카오톡을 주고받듯이 사용자화면(UI)을 구성한 점이 인상적이다. 죠르디는 ▲현재 전세계약의 신규·갱신 여부 ▲소득정보 ▲직장 ▲결혼 여부 등을 묻는다. 모두 간단히 답할 수 있는 질문이어서 채 2분도 지나지 않아 완료가 가능했다.
약 30초가 지나자 갈아탈 수 있는 전세대출 상품들을 낮은 금리순으로 안내받았다. 가장 유리한 상품은 대출금리 연 3.9%의 농협은행 ‘NH모바일전세대출+(주택금융공사)’였다. 아낄 수 있는 이자는 총 60만4028원으로 안내됐다. 매달 얼만큼의 이자를 아낄 수 있는지 나타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다른 플랫폼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번엔 토스를 이용해 갈아타기를 진행했다. 전반적인 갈아타기 과정은 카카오페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죠르디와 같은 상담 캐릭터가 나오지 않고, 화면이 한 페이지씩 넘어가는 형태인 것이 차이점이다. 카카오페이와 같이 스크롤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이전 내용을 다시 찾고 싶을 때는 뒤로 넘기기를 여러 번 해야 했다.
토스에선 더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연 3.6%의 케이뱅크 ‘청년 전세대출(대출 갈아타기)’가 소개됐다. 카카오페이 보다 연 0.3%p를 더 아낄 수 있는 상품이다. ‘월이자 5만2500원 줄어요’라는 문구를 통해 매달 아낄 수 있는 이자 비용을 직관적으로 안내한 점도 눈에 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현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입점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5대 시중은행이 모두 입점해 있지만, 아직 인터넷은행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인터넷은행 2개사와 입점을 협의 중”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전세대출 갈아타기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케이뱅크 앱에서 갈아탈 대출을 실행하려 했지만, 1일 접수량이 초과돼 진행할 수 없었다. 전세대출 갈아타기 출시 이후 지난 7일과 8일에도 연달아 오픈 시간인 오전 9시에 맞춰 시도했으나 5분도 되지 않아 물량이 모두 마감됐다.
이에 케이뱅크 관계자는 “1월 31일~2월 1일 동안 접수된 전세대출 갈아타기 건만 해도 기존의 신규 전세대출 접수의 4배에 달했다”며 “최근에도 케이뱅크에서 소화할 수 있는 물량에 비해 갈아타기 조회나 신청 건수가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플랫폼마다 얼마나 많은 금융사가 들어올지가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플랫폼 자체에서 대출 실행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게 된다면 소비자 편의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플랫폼 업계에서는 국내 금융소비자들의 대환대출 서비스 이용률이 높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 '대출은 한 번 받으면 끝까지 가져간다'는 국민 정서가 짙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 기존 금융소비자의 인식 전환에 물꼬를 트고, 편익 증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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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도 전세대출을 이용 중이다. 카카오뱅크(323410)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로 1억원의 대출을 받고 있다. 처음 대출을 받았던 2021년 말께만 하더라도 금리가 연 2% 중반으로 낮은 편이었지만, 현재는 4.23%로 훌쩍 치솟은 상황이다. 가난한 청년(?)으로서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전세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전세대출 갈아타기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377300)·토스·핀다 등 4개 플랫폼사 앱과 14개 은행 앱을 통해서 이용할 수 있다. 출시 당일 먼저 카카오페이에서 전세대출 갈아타기를 시도했다. 카카오페이 앱 대출 카테고리에서 ‘대출 갈아타기’를 누르고 갈아탈 대출의 종류(전월세대출)를 선택했다.
중요한 건 대출 가능 기간을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 보증기관별로 기간 제한이 달라 기존 전세대출 뒤 3~12개월과 22~24개월(전세계약 갱신 시)에만 갈아탈 수 있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다. 본인의 현재 계약기간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다만 오는 7월부터는 보증기관 등과 협의를 거쳐 전세대출 뒤 3~24개월까지 모든 시점에서 갈아타기가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갈아타기 과정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죠르디와 채팅을 통해 1대 1 상담을 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카카오톡을 주고받듯이 사용자화면(UI)을 구성한 점이 인상적이다. 죠르디는 ▲현재 전세계약의 신규·갱신 여부 ▲소득정보 ▲직장 ▲결혼 여부 등을 묻는다. 모두 간단히 답할 수 있는 질문이어서 채 2분도 지나지 않아 완료가 가능했다.
약 30초가 지나자 갈아탈 수 있는 전세대출 상품들을 낮은 금리순으로 안내받았다. 가장 유리한 상품은 대출금리 연 3.9%의 농협은행 ‘NH모바일전세대출+(주택금융공사)’였다. 아낄 수 있는 이자는 총 60만4028원으로 안내됐다. 매달 얼만큼의 이자를 아낄 수 있는지 나타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다른 플랫폼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번엔 토스를 이용해 갈아타기를 진행했다. 전반적인 갈아타기 과정은 카카오페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죠르디와 같은 상담 캐릭터가 나오지 않고, 화면이 한 페이지씩 넘어가는 형태인 것이 차이점이다. 카카오페이와 같이 스크롤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이전 내용을 다시 찾고 싶을 때는 뒤로 넘기기를 여러 번 해야 했다.
토스에선 더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연 3.6%의 케이뱅크 ‘청년 전세대출(대출 갈아타기)’가 소개됐다. 카카오페이 보다 연 0.3%p를 더 아낄 수 있는 상품이다. ‘월이자 5만2500원 줄어요’라는 문구를 통해 매달 아낄 수 있는 이자 비용을 직관적으로 안내한 점도 눈에 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현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입점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5대 시중은행이 모두 입점해 있지만, 아직 인터넷은행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인터넷은행 2개사와 입점을 협의 중”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전세대출 갈아타기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케이뱅크 앱에서 갈아탈 대출을 실행하려 했지만, 1일 접수량이 초과돼 진행할 수 없었다. 전세대출 갈아타기 출시 이후 지난 7일과 8일에도 연달아 오픈 시간인 오전 9시에 맞춰 시도했으나 5분도 되지 않아 물량이 모두 마감됐다.
이에 케이뱅크 관계자는 “1월 31일~2월 1일 동안 접수된 전세대출 갈아타기 건만 해도 기존의 신규 전세대출 접수의 4배에 달했다”며 “최근에도 케이뱅크에서 소화할 수 있는 물량에 비해 갈아타기 조회나 신청 건수가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플랫폼마다 얼마나 많은 금융사가 들어올지가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플랫폼 자체에서 대출 실행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게 된다면 소비자 편의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플랫폼 업계에서는 국내 금융소비자들의 대환대출 서비스 이용률이 높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 '대출은 한 번 받으면 끝까지 가져간다'는 국민 정서가 짙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 기존 금융소비자의 인식 전환에 물꼬를 트고, 편익 증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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