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식품 잘 나가는 오리온, 바이오 확대 ‘배경은’

[오리온-레고켐 동행의 이유]②
식품 사업 성장에도 미래 위한 결단
국가 경제 이끈 기업가 정신 ‘주목’

오리온 제품 모음. 오리온은 지난해 식품 사업 호조에 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순항하고 있다. [사진 오리온]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오리온이 지속 성장 중인 식품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대규모 자본을 들여 바이오 사업 확장에 나섰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를 전격 인수하며 바이오 시장 본격 공략에 나선 것. 이번 인수를 두고 일부에선 “무리한 시도”라는 주장도 있지만,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오리온 수뇌부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재계에선 “1990년대에 해외 시장을 개척해 지금의 오리온을 만든 기업가 정신이 바이오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상 최대 이익, NEXT 먹거리는 바이오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오리온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액 2조9124억원, 영업이익 4923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지난해 세전이익은 2022년보다 6.8% 성장한 52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022년보다 1.4% 증가했다. 중국과 베트남의 최대 명절인 ‘춘절’과 ‘뗏’ 시점 차이와 함께 중국 위안화 약세 및 러시아 루블화 가치 폭락 등의 악재가 있었지만 ▲제품 경쟁력 강화 ▲적극적인 영업활동 ▲생산설비 확대 등으로 지속 성장을 이어갔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은 16.9%를 기록해 2022년 대비 0.7%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국 법인은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매출액은 13.9% 성장한 1조700억원, 영업이익은 20.4% 증가한 1688억원을 기록하면서 그룹 전체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과 베트남의 춘절, 뗏 행사 효과가 없는 해임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제품력에 기반한 시장 확대와 효율성 중시 경영 체질화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할 수 있었다”라며 “올해도 제품력 강화 및 법인별 시장 상황에 따른 영업전략 실행, 지속적인 설비투자로 식품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한편,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바이오 사업도 착실히 추진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이익에도 바이오 확장 이유는?

이처럼 오리온이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실현하는 등 식품 사업에서 순항하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바이오를 선택한 배경에는 과거부터 이어진 과감한 도전 정신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7%에 근접하는 등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라며 “기존 식품 사업의 지속 성장에도 바이오 사업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것은 뚜렷한 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국내 식품 기업은 5% 정도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상황이라 유통업계에선 “오리온이 발 빠르게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등 과감한 결단을 내려, 경쟁사와 비교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리온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어선 상태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에선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에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상승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식품 기업들도 고물가, 고령화 시대에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이 지속 상승하는 것은 꾸준한 도전 정신이 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이 1990년대에 일찌감치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등 과감한 도전에 나선 것이 현재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오리온이 기존 식품 사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가운데, 5000억원이 넘는 자본을 투입해 레고켐바이오를 인수한 이유에 대해 재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 이와 관련 재계에선 이번 인수에 대해 “오리온의 기업가 정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오리온이 3년 넘게 바이오 사업 확장에 나서는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한 것은 단순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것만은 아닐 것”이라며 “삼성의 반도체, 현대의 자동차 등 국가 경제 성장을 주도한 미래 먹거리 확보에 관한 고민의 결과물이 오리온의 바이오 사업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신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인수는 바이오 사업 확장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1119회 로또 1등 번호 1·9·12·13·20·45…보너스 번호 3

2“손흥민 아니었어?”…토트넘 팬이 뽑은 올해의 선수는

3‘법원 전산망 해킹’ 개인정보 유출…北 소행 결론

4홍준표 “좌우 공존하는 선진대국시대…마지막 꿈일지도”

5유승민 “野 25만원 특별법은 위헌…민주당의 악성 포퓰리즘”

6주유소 기름값 내림세…휘발유 가격 7주 만에 내려

7정부, 법원에 '의대증원' 자료 49건 제출…내주 집행정지 결정

8홍천서 올해 첫 진드기 SFTS 사망자 발생

9비트코인, 전일 대비 3.2%↓…6만 달러 위태

실시간 뉴스

11119회 로또 1등 번호 1·9·12·13·20·45…보너스 번호 3

2“손흥민 아니었어?”…토트넘 팬이 뽑은 올해의 선수는

3‘법원 전산망 해킹’ 개인정보 유출…北 소행 결론

4홍준표 “좌우 공존하는 선진대국시대…마지막 꿈일지도”

5유승민 “野 25만원 특별법은 위헌…민주당의 악성 포퓰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