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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 로레알이 ‘뷰티테크’ 주목한 이유는

[‘뷰티테크’ 시대 온다] ③
올해 초 CES서 첫 기조연설 
뷰티 사업 한계에 돌파구는 뷰티테크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로레알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1월 열린 CES에서 기조연설하는 모습. [사진 로레알그룹]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글로벌 1위 뷰티그룹인 로레알그룹이 뷰티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을 결합한 ‘뷰티테크’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외 뷰티업체의 뷰티테크 공략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 초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로레알그룹이 사상 처음 기조연설에 나선 이후 뷰티테크 시장 주목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뷰티업계 안팎에선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함께 탄소 감축 등의 문제로 미래 기술을 활용한 뷰티테크 시장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뷰티업계 등에 따르면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로레알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진행된 CES에서 기조연설에 나섰다. 그는 뷰티 사업 방향성과 관련해 ‘테크’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CEO는 기조연설에서 “로레알그룹은 지난 115년 동안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뤄 소비자의 열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뷰티 경험을 제공해 왔다”면서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욱 개인화되는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킴과 동시에 환경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글로벌 1위 뷰티그룹인 로레알그룹의 미래가 뷰티테크에 달렸다고 선언한 셈이다. 

실제 로레알그룹은 올해 CES에서 뷰티테크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로레알그룹이 올해 CES에서 처음 공개한 차세대 헤어드라이어 '에어라이트 프로'는 드론 엔지니어와 과학자가 함께 설립한 하드웨어 스타트업 ‘주비’와 협력해 만든 제품이다.

기존 헤어드라이어와 비교해 모발을 부드럽고 촉촉하게 유지하는 동시에, 직모와 곱슬 등 다양한 모발 유형에 최적화된 열 흐름으로 모발을 건조해 에너지 소비를 최대 31% 절감하는 것이 특징이다. 로레알그룹은 에어라이트 프로에 대해 “자연 건조 모발보다 최대 33% 더 촉촉한 모발, 최대 49% 더 부드러운 모발, 짧아진 건조 시간과 향상된 헤어 케어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모발 유형 등을 고려해 전력이나 열 분배 등을 자동 조정하고 모바일 앱을 통한 맞춤 설정이 가능한 에어라이트 프로에는 로레알그룹의 미래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17개의 특수 블레이드 ▲고속모터 ▲텅스텐 할로겐 전구 기반의 적외선 특허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무려 150개 이상의 특허를 출원한 제품으로, 미래 기술이 집약된 헤어드라이어란 평가를 받는다.

로레알그룹 내 전문가와 주비 과학자 등 약 100명의 전문가의 연구개발로 세상에 나온 에어라이트 프로는 올해 CES에서 다이슨 헤어드라이어와 비교되기도 했다. 

로레알그룹 에어라이트 프로. [사진 로레알그룹]

‘기술 또 기술’…로레알이 불붙인 뷰티테크 

로레알그룹은 올해 CES에서 에어라이트 프로 외에도 다양한 뷰티테크 제품을 소개했다. 로레알그룹의 첫 번째 생성형 AI인 '뷰티 지니어스'가 대표적이다. 뷰티 지니어스는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최적의 화장법과 제품 등을 추천해 준다. 사용자의 피부 상태는 물론, 환경 등을 고려해 화장법과 의상, 이와 관련한 제품 등의 조언을 받을 수 있다. 국내외 소비자에게 친숙한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의 뷰티 버전인 셈이다. 

이 외에도 로레알그룹은 합타(HAPTA)와 컬러소닉 등도 소개했다. 지난해 CES에서 혁신상을 받은 합타는 장애인을 위한 뷰티테크 제품이다. 합타는 손과 팔의 움직임이 제한적인 사람도 안정적으로 화장할 수 있도록 돕는 기기다. 기기에 내장된 스마트 모션과 맞춤형 부착 장치 등을 통해 마스카라나 립스틱 제품을 사용하는 동작을 지원한다. 컬러소닉은 총 20개 색상을 선택하고 염색 카트리지를 장착한 후 솔을 머리에 대면 간편하게 염색할 수 있는 기기다. 지난해 CES에서 강조한 뷰티테크 제품을 또 한 번 소개하면서 관련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뷰티업계에선 “글로벌 1위 뷰티 그룹인 로레알그룹이 뷰티테크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은, 그만큼 뷰티테크 시장의 고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고령화 와중에 경기 침체 등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뷰티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라며 “급변하는 뷰티 시장에서 향후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 뷰티테크”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뷰티업계 관계자는 “로레알그룹이 보유한 고객 정보를 활용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뷰티테크 제품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 같은 강점을 알고 있는 로레알그룹이 고성장이 예고된 뷰티테크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경기 침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뷰티테크 강자로 꼽히는 에이피알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 27일 코스피에 상장한 에이피알 주가는 약 20%의 상승세를 보였다.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무려 14조원에 달하는 청약증거금이 몰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로레알그룹이 뷰티테크 시장 선점에 나서고 뷰티테크 기술을 보유한 에이피알에 대규모 자본이 몰리는 등 뷰티테크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라며 “기존 뷰티업계 강자인 회사들이 얼마나 빠르게 뷰티테크 기술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뷰티 시장 판도도 뒤바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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