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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2024년 한국 부동산 시장…내 집 마련 적기는 하반기?[스페셜리스트 뷰]

청약통장 활용 분양 노린다면…원하는 입지 공고 뜰 때마다 청약해야
2024년 유효한 부동산 투자처…역세권 시범 사업지·무순위 청약물량 등
3월부터 혼인·출산에 유리한 아파트 청약제도 실시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 연합뉴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동산리서치 부장대우] 2023년 9월 전국 아파트 월별 거래량은 3만4023건을 기록한 이후 거래량이 지속해서 감소했다. 2024년 1월 2만7781건(2월 12일 계약일 집계 기준)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2만4116건에 비해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번 주춤해진 주택 구입 심리는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과 맞물리며 시장이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계절적 성수기인 봄 이사철을 앞두고 관망하는 수요자들은 향후 집값 흐름에 궁금증이 가득한 상황이다.

아파트 매매 및 임대차 가격과 거래량의 추이 외에도 공급(분양·입주)과 수익형 부동산 등 각종 통계를 분석해 2024년 내 집 마련 방법과 투자 적기를 살펴봤다. 

거래·가격·심리·경매 지표 등 날개 꺾인 주택시장

아파트 매매거래는 2023년 4분기를 기점으로 다시 주춤해졌다. 2023년 37만9707건으로 2022년 25만8589건보다 개선됐지만, 2006년 이후 매년 55만 건을 기록했던 것보다 저조한 주택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물가 둔화 흐름이 읽히고 있지만 2024년 상반기에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경기회복 속도도 미미해 당분간 낮은 조달 금리로 인해 주택 구매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파트 매매가의 하향 움직임도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해 일시적으로나마 집값 회복을 주도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지난해 11월 말 0% 보합으로 돌아섰고, 2024년 2월 5일 –0.24%(누계 기준) 하락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 저성장과 고금리 문제 외에도 2023년 2·3분기 일시적 회복세를 탔던 집값을 두고 거래자 간 가격 차이가 발생하며 주택 시장엔 관망과 눈치 보기가 극심하다. 

한편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어 경매로 나오는 아파트의 증가세도 뚜렷하다.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023년 10월 3088건을 돌파한 후 같은 해 11월 3338건을 나타냈다. 지난해 3월 2693건으로 2000건을 돌파한 지 7개월 만이다. 경매 건수가 3000여 건을 넘어선 것은 2020년 11월(4020건) 이후 약 3년 만이다. 유찰된 매물이 쌓이고 고금리 부담을 버티지 못한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11월 3338건의 물건 중 주인을 찾은 매각 건수는 1136건으로 평균 매각률(낙찰률)이 34%에 그쳤다. 

그나마 주택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힘은 아파트 분양(청약)시장이다.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은 2023년 1월 0.3 대 1까지 낮아졌으나 2024년 1월 현재 8.4대 1로 높아졌다.

실제 지난 1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의 1순위 청약경쟁률이 442.32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공급한 경기도 화성시 장지동 ‘동탄레이크파크자연앤e편한세상(민영)’도 376.99대 1을 기록했다. 2023년 초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해제와 함께 무력화된 민간 분양가상한제와 물가 상승으로 유발된 고분양가 이슈는 부담이지만 주변시세 대비 차익이 기대되고 택지지구의 생활 편익을 누릴 수 있는 사업지엔 여전히 많은 청약자가 몰리고 있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와 특례보금자리론(일반형) 중단(2023년 9월) 등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분양시장을 제외한 전반적인 매수 심리는 여전히 위축됐다. 한국은행의 주택가격전망CSI지수를 살펴보면 2023년 9월 110을 정점으로 기세가 꺾였다. 지난해 11월에 102를, 12월 93을 기록해 하락했다. 

관련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주택가격전망 등 관련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지만, 관련 수치가 다시 내려앉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해당 수치는 2022년 11월 61로 최저점을 기록하다 2023년 6월 100으로 극적 반등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들어 주택거래량이 적어지고 가격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리며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가격 전망과 소비심리가 냉각기에 들어섰다.

부동산 시장 경기불확실성이 농후한 상황은 큰 목돈이 들어가는 자산 매입의 선택, 즉 주택구입을 더욱 신중하게 만든다. 집단적 기대치가 담긴 주택가격 전망이 고점을 찍은 후 관련 수치가 낮아진다는 것은 집값 상승에 대한 심리적 기대가 떨어진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한번 멈춘 심리적 동력을 재가동하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2024년 주요 변수…금리·경제·정부 정책

이같이 냉각된 주택구입 심리가 나아지려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추진력(momentum)이 필요하다. 2024년 주택시장의 방향전환(pivot)을 가져올 주요 변수들은 기준금리·경제 상황(경기)·정부 정책 등이다. 

첫 번째, 물가 안정과 연동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향후 집값 움직임의 변수다. 목돈이 들어가는 부동산 구입은 주택담보대출 등 차주의 이자 부담을 낮춰 줄 여신환경이 중요하다. 기준금리가 하향돼야 대출 부담이 낮아지고, 수요자들도 부동산 구매를 고려할 수 있게 된다. 

미국 디스인플레이션 속도가 느린 상황이라 국내 기준금리 인하는 2024년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상반기까지 집값 하향 조정 및 평년보다 저조한 주택거래는 지속될 수 있다.

두 번째 수요자 심리의 변화 요인인 경제 회복 확인이 필요하다. 2023년 1%의 경제성장률에서 2024년 2%대 경기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경기회복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보기 어렵다. 적극적으로 집을 사려는 구매력도 제한적일 수 있다. 부동산 투자 심리의 빠른 회복에 한계가 있고 실수요자 위주로만 시장 유입을 기대한다면 2024년 상반기 내 부동산 시장의 가격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세 번째 대출정책과 다주택자 등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책 기조도 중요하다. 2024년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의 재시행 여부나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실시, DSR 규제를 전세대출까지 확대할 것인지 등 향후 관련 정부 정책이 부동산 시장흐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실제 다주택자의 거래 부담을 낮춰줬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현실화하고 있다. 보유기간 2년 이상인 조정대상 지역 내 주택을 2022년 5월 10일부터 2024년 5월 9일까지 양도하면 기본세율을 적용하던 양도소득세 다주택자 중과 유예기간이 2024년 5월 종료될 예정이다. 최근 대출 정책도 9억원 이하 적격대출을 민간으로 돌리고 6억원 이하 보금자리론 정책대출로 기조를 변경하는 등 차주 상환능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여신축소가 부동산시장 자금 유입을 제한할 것인지 두고봐야 할 것이다. 

내 집 마련 하반기가 적기다

무주택자는 2024년 하반기 기준금리 등 여신 이자 부담이 낮아지는 금리인하 시점을 노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출 이자 부담이 일부 낮아지고 집값과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는 타이밍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 여력이 풍부한 현금 보유자라면 급할 게 없다. 2024년 주택시장의 저점을 충분히 확인하고 구입 결정을 해도 무방하다.

다만 청약통장을 활용해 아파트 분양을 노린다면 적정 시기를 고민하지 말아야 한다. 서울 등 수도권 중심의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분양이나 원하는 입지에 입주자 모집공고가 게재(공급)될 때마다 꾸준히 청약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혼부부 등에게 청약제도가 유리하게 바뀌고 있는 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일례로 민간 일반공급 가점제 청약 시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합산(배우자 가입 기간의 50%, 최대 3점)해 미혼보다 신혼가구가 분양 당첨에 유리하게 청약제도가 개선됐다.


2024년 주택시장은 호황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별로 큰 폭의 시세차익을 바라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다만 최근 서울 강남권 등의 주택가격이 2023년 초 정도로 다시 후퇴하거나 조정된 상태라 고점 대비 낙폭이 큰 급매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 강남권 외에도 한강변 신축 급매물, 경·공매 물건 등 가치 대비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가격만족도 높은 상품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수도권 중 경기·인천 일대는 GTX(광역급행철도) 노선 주변이나 노후계획도시정비특별법 시행에 따라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는 역세권 시범 사업지를 눈여겨봐도 좋다.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은 서울 도심이나 경기권 택지개발지구 중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고분양가 위험을 피해 가격 만족도가 좋은 곳을 수시로 살펴봐야 한다. 간혹 불법 청약 이슈로 취소 후 재공급 되며 몇 년 전 분양가로 선보이는 무순위 청약 물량은 저렴한 내 집 마련의 방법론으로 현명할 것이다. 

현명한 내 집 마련 전략으로 유망 사업지 선별 청약 꼽혀

현명한 내 집 마련으로 꼽히는 아파트 분양시장 접근은 유망한 사업지에 대한 선별 청약이 중요하다. 지난해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는 2703만8994명으로 이중 즉시 청약이 가능한 1순위는 1821만9527명이다. 2022년 말 2789만4228명과 비교하면 1년 만에 85만5234명이 청약통장을 해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여전히 전 국민의 절반 정도가 분양을 통한 내 집 마련을 기대하며 청약통장을 보유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18만1571세대의 아파트가 분양됐다. 경기 위축과 고금리 문제 외에도 PF대출 난조로 공급자 금융환경이 좋지 못했다. 2022년보다 나아지긴 했으나 주택시장의 거래량은 여전히 평년에 미치지 못하고 지난해 3분기 이후부터 가격마저 하락해 아파트 분양은 저조한 공급 실적을 나타냈다.

올해 초 집계한 전국 분양 예정 아파트 규모는 총 259개 단지, 23만7022세대다. 경기 및 건설사 사정에 따라 공급 일정이 유동적이나 만약 계획대로 공급된다면 지난해보다 30.5%가량 청약 물량이 늘어날 것이다. 



이중 수도권은 14만542세대, 지방이 9만6480세대로 수도권이 지방보다 4만4062세대가량 공급량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주택(2023년 12월 집계 기준) 6만2489세대 중 5만2458세대가 지방에 집중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덜하고 청약 대기 수요가 잔존한 수도권 중심으로 공급하는 건설사가 많다. 

실제 지난해 아파트 총 청약자 중 과반이상이 수도권에 청약통장을 사용했다. 미분양 적체와 함께 수요 대비 공급 희소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보다 차익기대와 청약 대기수요가 풍부한 수도권에 청약통장 사용 쏠림이 컸다.

2024년 분양 예정 아파트 수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가 가장 많은 공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8만1514세대로 올해 전체 아파트 분양 물량의 34.4%를 차지한다. 그 뒤를 서울(3만5957세대), 인천(2만3071세대), 대전(1만5616세대), 대구(1만2519세대), 부산(1만1686세대), 광주(1만1521세대), 경북(8915세대) 등이 뒤따르고 있다. 

반기별 공급량은 상반기가 12만4691세대, 하반기 11만2331세대로 상반기 물량이 좀 더 많은 편이다. 청약 대기 수요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역은 서울시 분양 예정 사업지다. 2023년 순위 내 청약경쟁률이 무려 57.3대 1을 기록하며 27만1562명의 청약자가 쏠렸던 서울지역 분양시장에서 37개 사업장이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사업장은 다음과 같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단지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메이플자이’로 3307세대 규모로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방배‘는 3080세대 규모로 8월경 분양한다. 삼성물산 브랜드를 탑재한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레벤투스’(308세대)와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원페를라’(1,097세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641세대), ‘래미안트리니원’(2091세대) 등도 강남 요지 분양물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의도 인근 알짜 입지에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가격 만족도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는 사전청약 사업지 동작구 노량진동 ‘동작 수방사’는 9월경 556세대를 분양한다.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1,101세대)와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1,261세대),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1,865세대) 등은 한강변에 입지로 관심이 높다.

특히 3월은 혼인·출산에 유리하게 아파트 청약제도가 개선된다. 과거엔 같은 날에 발표되는 청약(공공·민간, 일반·특별공급)에 부부 2인 각각 신청해 당첨될 경우 둘 다 무효 처리됐으나, 앞으론 중복 당첨 시 선(先) 신청은 유효 처리해 같은 단지에 부부 개별 청약 신청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민간의 일반공급 가점제 청약 시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청약통장 가입기간을 합산(배우자 가입기간의 50%, 최대 3점)해 미혼보다 신혼가구가 분양 당첨에 유리하게 개선된다. 연내 청약통장을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청약 대기자라면 지역별 공급량·분양가· 분양시기 등을 잘 살피고 바뀌는 청약제도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좋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 부동산에 전세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임차인이 주목할 만한 지역 따로 있어

2024년 아파트 입주 물량 규모는 주택 시장의 거래 및 가격 흐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공급 과잉지는 지역 내 대기 유효수요보다 많은 주택이 공급되면서 매물적체에 따른 집값 하락, 전·월세 가격 하향을 불러온다. 그 반대의 경우 매물 희소성이 부각되며 가격 상승을 이끌기도 한다. 특히 입주 물량은 전·월세 등 임대차 미치는 영향이 크다.

주택 임대료 상승은 수도권 중심으로 올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서울은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24년 1만호대에 그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전셋값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인천 전세시장은 매매 수요의 임대차 전환 영향으로 약간 상승하거나 보합 정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권역은 미분양 적체 외에도 비교적 풍부한 입주 물량으로 전셋값 불안 요인은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엔 전국 465개 사업지에서 30만6816가구의 아파트(임대아파트 제외, 민간과 공공 아파트 집계)가 입주할 예정이다. 2023년 32만1174가구에 비해 4.5%인 1만4358가구가 줄어들지만 지난해와 큰 차이는 없다. 2024년 권역별 규모는 수도권이 14만937가구, 지방이 16만5879가구다.

우선 가장 많은 물량의 아파트가 입주할 곳은 경기도다. 10만3497세대가 공급된다. 그 뒤를 인천(2만5864가구), 경상북도(2만2960가구), 충청남도(2만1504가구)가 따르며 한해 각 2만 가구 이상 입주민을 맞을 예정이다. 경상남도(1만8978가구), 부산(1만4236가구), 서울(1만1576가구), 전라남도(1만30가구)는 각 1만 가구대를 공급한다. 강원도(9845가구), 충청북도(9506가구), 전라북도(9325가구) 등은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각 1만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년에 비해 아파트 공급이 많이 줄어드는 곳은 서울시다. 고금리 및 경기위축·거래관망으로 최근 집값이 다시 하락하고 있지만 매매시장과 달리 전·월세 시장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그 이유는 2024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2024년엔 지난해 대비 62%인 1만8894가구가 감소하며 임차 시장의 가격 불안 진원지로 꼽힌다. 그나마 강동구(3927가구)와 송파구(1994가구), 강북구(1045가구) 등이 입주 가뭄을 일부 해소할 단비 같은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2024년 입주 물량 감소가 지역 내 공급적체 및 과잉 공급 등 시장 불균형을 해소할 계기가 될 지역이 있다. 2023년 4만2806가구가 입주한 인천시는 2024년 39.6% 감소한 2만5864가구가 준공될 예정이다. 부산광역시(2023년 2만4888가구 → 2024년 1만4236가구)와 대구광역시(2023년 3만3621가구 → 2024년 2만3403가구) 또한 전년 대비 각 1만여 가구씩 감소하며 지역 내 미분양 해소와 매물 적체 우려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2024년 전국 반기별 입주 예정 물량은 상반기 15만9871가구, 하반기 14만6945가구로, 상반기가 8.7% 더 많다. 

단지 규모별 공급 비율은 501~1000세대 이하 규모가 35.97%로 가장 많다. 이어 1500세대 초과 규모가 22.51%로 뒤를 이어 대단지도 상당량 공급될 예정이다. 그밖에 1001~1500세대 이하 19.95%, 301~500세대 이하 14.46%, 300세대 이하 7.11% 순으로 공급된다.

특히 서울에선 9월 입주하는 1265가구 규모의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 이 가장 큰 규모다. 경기도는 광명시 광명동에서 12월 3344가구가 공급되는 ‘트리우스광명’이 단지규모가 가장 크다. 인천에선 계양1구역을 재개발한 ‘힐스테이트자이계양’이 2371가구로 3월에 대단지의 위용을 뽐내게 된다.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부담과 택지공급·건축 기간의 장기화 등 비탄력적 공급 특성으로 아파트 입주 시기는 변동성이 낮은 편이다. 2024년 지역별 공급량 차이가 임대차 시장의 가격 움직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임차를 원하는 수요자는 2024년 지역별 아파트 입주량 추이를 잘 살펴봐야 한다. 

한 건설사가 마련한 견본주택에 예비청약자들이 주택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오피스텔, 당분간 L자형 침체 이어져 

수익형 부동산의 대장주 오피스텔 거래 시장은 힘을 못 쓰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23년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을 집계한 결과 2만7059건을 기록했다. 2021년 6만3010건에 달했던 수치가 2022년 4만3558건으로 하락하며 2년 연속 거래가 감소하고 있다. 2022년엔 전년 대비 31%, 2023년엔 무려 37%나 급감했다. 

특히 2023년 오피스텔 시장은 아파트 거래 시장과 다른 흐름을 보였다. 아파트 매매시장은 2023년 1.3대책과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영향 등으로 2월부터 10월까지 매월 3만여 건 이상 거래 실적을 나타내는 등 일시적으로 거래 반등을 보였다. 이에 반해 오피스텔 매매는 매달 2000여 건 안팎의 거래에 그치며 반등의 기미 없이 L자형의 저조한 모습을 이어갔다. 지난해부터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거래 패턴이 디커플링(decupling) 되는 모습이 확연하다.

본래 오피스텔은 주거전용이 가능하고 소액 투자 및 월세 수익 가능해 집값 급등기엔 아파트를 대체할 자산상품으로 꼽혔다. 몇 년 사이 거래패턴은 대부분 아파트와 궤를 같이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1만 명을 넘어선 전세 사기 이슈에 일부 오피스텔 임대차가 악용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역전세 및 고금리, 집값 하락 등의 타격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오피스텔 투자수요 회복이 좀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지난 1월 10일 국토교통부가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발표하면서 신축 오피스텔에 적용되는 건축 입지규제(세대수·방설치 제안·발코니 설치 등) 완화나 건설자금 지원(기금융자 확대 등)에 대한 기대감이 늘고 있다. 2024년 1월~2025년 12월 준공된 소형 신축 오피스텔(전용 60㎡ 이하, 수도권 6억원, 지방 3억원 이하)을 최초 구입할 경우 해당 오피스텔부터 세제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해 다주택 중과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은 역세권 신축 수요에 대한 정책 기대감을 높일 전망이다.

하지만 기존 구축 소형 오피스텔은 향후 2년간(2024년 1월~2025년 12월) 구입시 임대등록(전용 60㎡ 이하, 수도권 6억원, 지방 3억원 이하 매입임대)을 해야 세제 혜택(세제 산정 시 주택 수 제외)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 단기 거래 회복은 다소 제한적이다. 



2023년 오피스텔 지역별 거래량을 전년(2022년)과 비교해 보면 오피스텔 매매 급감을 체감할 수 있다. 인천은 2022년 4549건에서 2023년 2277건으로 50%나 거래가 줄었다. 같은 기간 경기(-44%), 서울(-42%)은 40% 이상씩 거래가 감소했다. 강원(-39%), 대구(-33%), 부산(-32%), 충북(-27%), 경북(-23%), 전북(-23%) 등에서도 불황의 터널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전남은 2022년 374건에서 2023년 518건으로 39% 거래가 증가했고 울산도 471건에서 511건으로 8% 매매가 늘었다. 

2023년 거래된 오피스텔 매매시장의 전용면적별 거래 비중은 전용면적 60㎡ 이하 거래가 84.81%로 압도적이다. 신혼부부 및 도심 1~2인 가구 대상의 주거수요가 집중된 영향이다. 그 뒤를 60㎡~85㎡가 12.67%, 85㎡ 초과가 2.52%를 기록해 전체 비중 중 약 15% 점유에 그쳤다.

2023년 오피스텔 매매 가격대별 거래 비중은 6억원 미만이 97.2%를 차지했다. 이 중 1억원~2억원 미만이 38.04%, 2억원~6억원 미만이 32.09% 비중을 보였다. 다만 2022년 대비 2023년은 1억원 미만 가격대 거래가 22.25%(2022년)에서 27.14%(2023년)로 4.89%포인트(p) 거래비중이 늘어났다. 비교적 저가의 급매물 거래비중이 늘었다. 6억원 초과 고가 오피스텔 거래도 1.54%(2022년)에서 2.73%(2023년)로 1.19%p 증가했다. 불황기 그들만의 리그가 가능한 고가 오피스텔이나 가성비가 좋은 저가 매물 위주로 매수자 관심을 이끈 것이다. 

당분간 오피스텔 매매시장은 평년보다 저조한 거래가 예상된다. 다만 호황기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론 집값 호황기 또는 임대차 시장 가격이 불안해지면 오피스텔이 준주택으로 다시 선호되는 국면전환이 언제든 생성될 수 있다. 오피스텔 시장의 가격 흐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함영진 부장대우는_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을 거쳐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한 부동산 콘텐츠 분석과 데이터 마이닝 분야 전문가다. 서울시 주택시장 전문가 자문위원, 서울시 지방세 세수추계 자문위원 등을 거쳐 오는 6월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 발전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다. 부동산 정보 서비스 기업 직방의 빅데이터랩장을 역임한 후 현재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에서 부동산리서치 부장대우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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