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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 ‘삼파전’ 될까…美 바이오 기업 바이킹에 쏠린 눈

비만 환자, 약물 투여 13주차에 체중 14.7% 감량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 좋아…“후발주자 전략 중요”

미국 기업 바이킹 테라퓨틱스가 비만 치료제 시장을 끌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 일라이 릴리의 약물보다 더 좋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물질의 임상 2상 결과를 일부 공개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비만 치료제가 올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기업 바이킹 테라퓨틱스가 약물을 세 달여 투여하면 체중을 14.7% 감량하는 물질의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등이 각축전을 벌이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새로운 플레이어가 속속 나타나는 모습이다.

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바이킹 테라퓨틱스는 최근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VK2735'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바이킹 테라퓨틱스에 따르면 이번 임상에 참여한 170명 중 약물을 투여한 비만 환자는 13주차에 체중을 최대 14.7% 감량했다. 안전성과 관련한 문제는 없었고, 가짜약(위약)을 투여한 비만 환자와 비교해도 체중 감량 효과가 있었다.

이번 임상 결과에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자본시장이다. 바이킹 테라퓨틱스가 VK2735의 임상 결과를 발표하자, 이 회사 주가는 27일(현지시각)을 기준으로 전일 대비 121% 정도 급등했다. 이는 시장이 바이킹 테라퓨틱스의 약물이 기존의 비만 치료제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이킹 테라퓨틱스도 임상 결과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브라이언 리안 바이킹 테라퓨틱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임상 결과와 관련해 "VK2735는 투여 기간 체중 감량이 정체하지 않아 투여 기간을 늘린다면 체중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회사는 VK273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더 확인하기 위해 연내 새로운 임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의 비만 치료제와 비교해서도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바이킹 테라퓨틱스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를 투여한 비만 환자는 약물을 투여하고 20주차에 체중의 8%를 감량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도 비만 환자가 체중의 8%를 감량하는 데 12주가량이 걸렸다.

경쟁사 될 후발주자 속속 등장

비만 치료제 시장은 그동안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이파전이었다. 노보 노디스크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했던 약물을 비만 치료제로 내놓으면서 비만 치료제 시장을 열었다. 이 회사의 삭센다와 위고비는 체중 감량의 열쇠로 꼽히며 노보 노디스크에 막대한 매출을 안겼다. 당뇨병 치료제 명가인 일라이 릴리는 노보 노디스크의 약물에 대응할 새로운 비만 치료제를 출시하며 개발 경쟁에 불을 지폈다.

두 기업이 내놓은 비만 치료제가 좋은 효과를 보이면서,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늘어나고 있어 비만 치료제 수요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은 비만 환자가 특히 많아서다. 세계비만연맹은 2035년에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이 세계 인구의 절반을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비만 치료제 시장이 뜨자, 제약사들도 일제히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기존에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던 기업도 비만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일부 제약사는 유망한 물질이나 기업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당분간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사실상 비만 치료제 시장을 끌고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약물이 성공하려면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가 좋거나, 가격이 저렴한 등 강점이 있어야 하는데 두 기업의 약물을 대신할 만한 물질이 아직 없다는 판단에서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도 일찍이 치료 효과가 좋은 비만 치료제를 선보였고,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비만 치료제 시장에 도전하기는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존 치료제와 다른 전략을 가져가기 위해 비만 환자가 더 쓰기 쉬운 제형으로 개발하는 식이다. 먹는 약(경구제)이나 붙이는 약(패치형)으로 기존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만큼 약물의 치료 효과와 가격, 시장의 특성 등 여럿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위고비와 젭바운드의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새로운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도 있다. 기존의 비만 치료제들은 위장 장애가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실제 화이자도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이 메스꺼움이나 구토, 설사 등 여러 부작용을 호소해 임상 2상에서 개발을 중단했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등 선두주자와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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