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TV봐요”…홈쇼핑 빅4 ‘최악 성적표’
[위기의 홈쇼핑] ①
주요 홈쇼핑 4사 매출 일제히 줄어
수익성 악화에 영업이익도 급격히 감소
매출액比 송출수수료 비율 66%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TV홈쇼핑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외부 활동이 본격화되고 모바일과 온라인 유통 플랫폼 등이 다양해지면서다. TV 시청 인구가 줄면서 홈쇼핑 이용 고객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TV송출수수료 매년 상승해 부담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쿠팡과 같은 거대 유통 플랫폼과도 경쟁해야 하는 현실까지 맞닥뜨려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나란히 매출·영업익 모두 하락하면서 실적 쇼크가 현실로 나타났다. 홈쇼핑업체들의 매출은 일제히 코로나19 이전으로 후퇴했으며, 1000억원대에 이르던 영업이익도 적게는 수십억원대로 급감하는 등 유례없는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문제는 일시적 실적 악화가 아닌 TV홈쇼핑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까지 겹친 상황이라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홈쇼핑 4사, 지난해 나란히 ‘최악 실적’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GS샵·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등 TV홈쇼핑 4사는 나란히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하락했다. 주요 TV홈쇼핑 4사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매출이 1조337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3% 줄었다. 영업이익도 693억원으로 4.1%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20년 이래 3년 내리 감소세다. 영업이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대 호황을 누린 2020년(1792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급감했다.
GS샵 또한 지난해 매출(1조1311억원)과 영업이익(1179억원)이 각각 8.7%, 17.3% 줄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수치를 밑돈 실적으로, 다만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방어하며 실적 하락 폭을 최소화했다.
현대홈쇼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매출은 1조743억원으로 2.5% 감소해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60.2% 급감해 10년 넘게 지켜온 1000억원 선이 무너졌다. 현대홈쇼핑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연매출 4000억원 안팎을 기록하던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홈쇼핑 영업이익은 2019년 1504억원으로 업계 최대였으나 지금은 3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2월부터 6개월간 방송법 위반에 따른 제재로 새벽 방송을 중단한 롯데홈쇼핑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6%, 89.4% 감소한 9416억원과 83억원으로 업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송출수수료 상승에 TV 시청자 감소 ‘설상가상’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 때 실적 호황을 누렸던 TV홈쇼핑업계가 급격하게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건 TV 시청자 감소의 영향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연령별로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이 60대는 72.8%에서 52.5%, 50대 50.2%에서 31.8%, 40대 23.8%에서 9.2% 등으로 각각 뚝 떨어졌다. 반대로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꼽은 비율은 해당 기간 20% 안팎씩 높아져 각각 46.6%, 65.8%, 89.2%에 달했다.
또 과도한 송출수수료 부담도 실적 부진에 큰 요인으로 꼽힌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이 방송 채널에 편성된 대가로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비용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2022년 TV홈쇼핑업체 7곳이 부담한 송출수수료는 전년 대비 5.5% 늘어난 1조906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2년 기준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2013년(9645억원) 대비 2배로 늘었다. 해당 기간 방송 매출 비중이 내리막을 걷는 와중에도 송출수수료는 연평균 8.2%씩 증가했다.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도 2018년 46.1%에서 2022년에 65.7%까지 높아졌다. 100원을 벌면 그중 66원이 수수료로 나가는 셈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송출수수료로 홈쇼핑사들이 각각 3600억씩 냈다”며 “영업익 1000억 이상 달성한 회사도 적어졌을뿐더러 경쟁도 심화하고 있어 송출수수료를 계속 내다보면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도 먹구름이 가득하다. 이커머스로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고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 고정비 증가 등으로 영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본업 경쟁력인 TV는 홈쇼핑의 ‘여전히 유효한 채널’이란 게 업계의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전국적인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이고 한 시간 동안 상품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채널이 홈쇼핑만 한 게 없다”며 “엄청난 매출 증대에는 영향을 미치긴 어렵지만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버팀목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업계는 지난해 나란히 매출·영업익 모두 하락하면서 실적 쇼크가 현실로 나타났다. 홈쇼핑업체들의 매출은 일제히 코로나19 이전으로 후퇴했으며, 1000억원대에 이르던 영업이익도 적게는 수십억원대로 급감하는 등 유례없는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문제는 일시적 실적 악화가 아닌 TV홈쇼핑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까지 겹친 상황이라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홈쇼핑 4사, 지난해 나란히 ‘최악 실적’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GS샵·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등 TV홈쇼핑 4사는 나란히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하락했다. 주요 TV홈쇼핑 4사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매출이 1조337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3% 줄었다. 영업이익도 693억원으로 4.1%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20년 이래 3년 내리 감소세다. 영업이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최대 호황을 누린 2020년(1792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급감했다.
GS샵 또한 지난해 매출(1조1311억원)과 영업이익(1179억원)이 각각 8.7%, 17.3% 줄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수치를 밑돈 실적으로, 다만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방어하며 실적 하락 폭을 최소화했다.
현대홈쇼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매출은 1조743억원으로 2.5% 감소해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60.2% 급감해 10년 넘게 지켜온 1000억원 선이 무너졌다. 현대홈쇼핑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연매출 4000억원 안팎을 기록하던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홈쇼핑 영업이익은 2019년 1504억원으로 업계 최대였으나 지금은 3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2월부터 6개월간 방송법 위반에 따른 제재로 새벽 방송을 중단한 롯데홈쇼핑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6%, 89.4% 감소한 9416억원과 83억원으로 업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송출수수료 상승에 TV 시청자 감소 ‘설상가상’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 때 실적 호황을 누렸던 TV홈쇼핑업계가 급격하게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건 TV 시청자 감소의 영향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연령별로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이 60대는 72.8%에서 52.5%, 50대 50.2%에서 31.8%, 40대 23.8%에서 9.2% 등으로 각각 뚝 떨어졌다. 반대로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꼽은 비율은 해당 기간 20% 안팎씩 높아져 각각 46.6%, 65.8%, 89.2%에 달했다.
또 과도한 송출수수료 부담도 실적 부진에 큰 요인으로 꼽힌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이 방송 채널에 편성된 대가로 유료 방송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비용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2022년 TV홈쇼핑업체 7곳이 부담한 송출수수료는 전년 대비 5.5% 늘어난 1조906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2년 기준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2013년(9645억원) 대비 2배로 늘었다. 해당 기간 방송 매출 비중이 내리막을 걷는 와중에도 송출수수료는 연평균 8.2%씩 증가했다.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도 2018년 46.1%에서 2022년에 65.7%까지 높아졌다. 100원을 벌면 그중 66원이 수수료로 나가는 셈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송출수수료로 홈쇼핑사들이 각각 3600억씩 냈다”며 “영업익 1000억 이상 달성한 회사도 적어졌을뿐더러 경쟁도 심화하고 있어 송출수수료를 계속 내다보면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도 먹구름이 가득하다. 이커머스로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고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 고정비 증가 등으로 영업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본업 경쟁력인 TV는 홈쇼핑의 ‘여전히 유효한 채널’이란 게 업계의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전국적인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이고 한 시간 동안 상품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채널이 홈쇼핑만 한 게 없다”며 “엄청난 매출 증대에는 영향을 미치긴 어렵지만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버팀목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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