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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포트래이, 美 암학회 간다...신약 개발 혁신하는 AI 기술

AI 기술로 암 치료제 개발 효율 높일 계획
엔비디아 등 IT 거인도 기술 공개 러시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AI 신약 개발 플랫폼 '바이오니모'를 소개했다. 사진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정보기술(IT) 기업이 신약 개발 시장을 혁신하고 있다. 이 시장을 노리는 IT 기업 간 경쟁도 거세다. 이들 기업은 제약·바이오 분야의 기업이 모이는 국제 행사와 학회에 참석해, 전 세계 신약 개발 기업은 물론, 대형기업, 이른바 '빅파마'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신약 개발 과정에 접목할 수 있는 첨단기술을 들고서 연구개발(R&D) 현장의 효율을 높이려는 기업들에 직접 다가가는 모습이다.

오는 4월 5일(현지시각)부터 10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학회(AACR) 연례학술대회에서도  IT기업들의 공세는 거셀 것으로 기대된다. AACR은 의료계·산업계·학계에서 2만명이 넘는 전문가가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분야 학술대회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회로도 꼽힌다. IT 기술로 의료 분야 혁신을 노리는 국내 기업도 기술과 플랫폼, 솔루션을 들고 AACR 현장을 찾을 계획이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루닛이다. 루닛은 AACR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생체표지자(바이오바커)를 찾는 '루닛 스코프'와 관련한 새로운 연구결과 7건을 발표한다.

여기에는 ERBB2 변이가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2형(HER2) 면역조직화학염색(IHC) 발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한 연구결과가 포함돼 있다. 루닛은 암세포의 CNTN4 발현이 PD-L1과 관련돼 있는지를 AI 기술로 분석한 연구결과도 이번에 발표한다.

포트래이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공간전사체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과 관련한 연구결과 9건을 AACR에서 발표한다. 공간전사체를 활용해 간암세포의 표적을 발굴하고, 공간전사체 데이터를 학습한 여러 암종의 종양미세환경 예측 모델을 구축한 연구결과도 공개한다. 공간전사체는 암세포의 위치 정보를 알 수 있는 기술이다. 항암제가 암세포에 정확하게 도달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도록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이들 기업은 직접 신약을 개발하지 않지만, 신약 개발 기업이 연구에 첨단기술을 도입해 신약 개발 과정의 효율을 높이도록 돕는다. 신약 개발 기업이 당장 수준 높은 IT 기술을 개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IT 기술을 플랫폼이나 솔루션 형태로 만들어 제공한다. 첨단기술을 신약 개발 과정에 적용하려는 기업들의 '수요'를 공략한 셈이다.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도 최근 신약 개발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가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공개한 '바이오니모' 얘기다.

바이오니모는 아미노산의 서열과 단백질의 구조를 학습해, 신약 개발 시간과 비용을 7배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플랫폼이다. 구글의 딥마인드도 일찍이 아미노산 서열로부터 단백질의 3차원(3D) 구조를 예측하는 '알파폴드'를 내놨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는 생성형 AI가 의약품 관련 시장에서 매년 최대 1100억 달러(약 1조4424억원)의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특정 질환에 효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 물질을 빠르게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 시간을 단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신약으로 개발되는 약물의 90%는 임상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 실패하는데, 임상에 투입하는 시간만 줄여도 임상에 쏟아야 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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