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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공매도 예외 허용 놓고 논쟁…‘전면 금지’ vs ‘불가피 조치’

금감원·거래소 공동주최 토론회…MM·LP 공매도 허용 팽팽
이복현 “공매도 전산화 2~3개 안 검토”…이르면 내달 발표
업계 “가격 변동성 더욱 커질 것…시장 큰 혼란 온다” 우려

(왼쪽부터) 박순혁 작가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공매도와 기업 밸류업 등을 논의했다. [사진 송현주 기자]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인 증권사가 불법 공매도를 지속하고 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관련 제도 개선 전까지는 LP의 공매도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금융당국은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공매도 전산화와 관련한 일정에 대해서는 한두 달 내에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공매도·자본시장 선진화 등을 주제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 행사를 개최했다. 금감원 홍보대사이자 유튜버인 ‘슈카’(본명 전석재)가 사회를 맡았으며, 시민단체 대표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와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공매도를 전면 중단했으나, ETF가 시장에서 제대로 거래되도록 하는 핵심적 역할을 LP가 담당한다는 판단에 이들에 대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예외로 인정했다. 국내 증권사가 맡고 있는 LP는 거래가 부진한 종목에 매수와 매도 가격을 촘촘하게 유지해 시장 거래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시장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현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가격 변동차에 대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헤지로 차입 공매도를 사용한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LP가 가격 안정을 통한 유동성 공급을 이유로 시장 교란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석재 슈카월드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 사회자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송현주 기자]


이날 박순혁 작가와 정의정 대표는 현재 당국이 예외 허용 중인 LP의 공매도까지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박 작가는 “불법 공매도는 이제 토론의 대상이 아니고 금감원의 조사와 검찰의 수사, 법적 처벌이 따라야 하는 사안”이라며 “지금 LP에 대해 여러 공매도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불법성과 부당성, 편파성이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고 이 사안을 갖고 토론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박 작가는 “최근에도 허위 기사로 한 주식 종목의 장중 시총이 2800억원 증발한 사례가 있었다”며 “여기에는 한 증권에서 해당 종목 주식선물옵션 사전거래(시세조종) 의혹이 제기되는데, 버젓이 LP 공매도의 불법성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주식시장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외국인·기관 우대 공화국으로, 개인투자자에 대한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며 “개인들의 불만 중 LP의 유동성 문제는 늘 상위에 있어 현재의 공매도 금지는 반쪽자리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피가 2600선에서 지지부진한 것은 ETF의 역할, 불법 공매도 영향이 있기 때문에 LP 공매도 비중과 금액이 높은 종목에 대해 금감원 특별 조사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와 금감원은 해당 사실은 오해라며 130조원으로 불어난 ETF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공매도 예외 허용은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정병훈 NH투자증권 패시브솔루션부문장은 “LP 공매도는 투자자 매도에 대해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며 시장 차익에 대해 베팅하는 무차입 공매도와는 달라 이런 제도가 없으면 ETF 매수자가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보는 “ETF 위험 헤지를 위해 현물 주식을 공매도하는 점이 있어 예외로 뒀으며, 그간 불법행위가 적발되지는 않았지만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 행사. [사진 연합뉴스]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를 막기 위해 다방면의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공매도 전산 관리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한 전산화에 대해 2~3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한두 달내에 자세하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주축이 된 무차입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태스크포스(TF)는 공매도 거래 기관투자자의 내부 전산시스템 구축과 함께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으로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 실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원장은 “불법 공매도 및 주가 조작 등을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하는 세력, 무분별한 쏠림 투자를 유도하는 검증되지 않은 허위사실 유포행위, 주주 환원에 충실하지 못한 기업문화 등은 우리 자본시장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우리 증시를 국민의 자산형성 사다리로 만들 수 있도록, 투자자 친화적 자본시장을 조성하고 상장기업들의 주주가치 제고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화에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선 LP의 공매도를 금지할 경우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LP의 공매도를 막으면 개인투자자들이 매매할 때 거래가 없는 종목의 경우 유동성이 없어 거래가 힘들어지고 가격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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