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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인화의 LG’…육아 복지도 ‘사람 냄새’ 풀풀

창업주부터 4대째 내려온 유산 ‘인화’…육아 문제 해결도 적극
계열사 맞춤형 근무제…‘일과 가정 양립’ 시대 요구에 만족도↑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 사내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 ㈜LG]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LG그룹 기업문화는 ‘인화’(人和)로 유명하다. 사람을 아끼고 화합하는 LG그룹 특유의 가치는 고(故) 구인회 창업 회장 때부터 4대째 이어오고 있다. 유아 복지도 ‘인화의 LG’답다. 계열사별로 사업 특색에 맞춰 다양한 ‘사람 냄새’가 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그룹에서 기치로 내건 인화의 가치가 계열사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저출생 극복의 핵심으로 꼽히는 ‘일과 가정의 양립’ 요구와 맞물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LG그룹은 저출산과 육아 문제 극복을 위해 복지제도 시행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육아휴직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식의 정책이 계열사로 확산할 수 있던 배경이다. ‘가족친화경영’이 계열사에서 시작해 그룹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기업별 ‘맞춤형’ 육아 제도 다양

LG디스플레이가 운영하는 ‘육아기 자율 근무제’가 대표적이다. 이 제도는 2021년부터 초등학교 6학년 이하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1년에 한 번 신청하면 연간 상시로 사용이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 육아기 자율 근무제를 통해 직원은 일과 육아 상황에 따라 사무실 출근과 재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마치 대학생들이 시간표를 짜 아침 수업과 저녁 수업 사이에 공강 시간을 길게 확보하듯, 재택·출근 선택은 물론 ‘퇴근 후 재출근’도 가능하다. 회사 측은 “휴직 대신 하루 근무 시간을 모두 채워 일하는 제도라 당사자는 아이 돌봄 시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업무도 할 수 있다”며 “회사는 물론 직원들도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는 육아기 자율근무제 외에도 임신부터 출산·양육 단계에 맞춘 모성보호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임산부 등록 시스템과 출산 전후 사용할 수 있는 출산 휴직·장려금·육아휴직은 물론 사업장별 보육 시설 위탁 운영으로 이뤄진 프로그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업계 최초로 도입한 ‘아동 입양휴가제’도 좋은 사례다. 지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의 한 직원이 사내 소통 채널 ‘엔톡’을 통해 “입양을 준비하고 있다”며 “입양 가정을 위한 지원을 회사에서 고려해달라”고 요청한 일을 계기로 마련된 제도다. 자녀를 입양하면 5일간의 휴가를 준다.

두 기업의 독특한 제도 외에도 유연·탄력 근무제도 모든 계열사로 확산하고 있다. 8시간 근무 시간을 지키면 자유롭게 출·퇴근이 가능하다. LG전자 직원들은 출산 이후 ‘육아휴직’ 또는 ‘근로 시간 단축 근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근로 시간 단축 근무는 6세 이하 초등학교 취학 전 자녀를 둔 여성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1년 동안 적용된다. 단축 근무를 신청한 직원은 주 15시간~30시간까지 근무한다.

LG이노텍도 2010년부터 원거리 출퇴근자·워킹맘(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 등을 위해 오전 7시~오후 10시 사이 8시간 근무 시간을 지키면 자유롭게 출·퇴근이 가능한 유연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LG화학은 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탄력 근무제를 전면 도입했다. 모든 사무직을 대상으로 2018년부터 탄력 근무제의 하나인 ‘플렉스타임’를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매월 둘째·셋째 주 수요일 오후 5시에 퇴근할 수 있는 ‘스마트워킹 데이’를 만들었고, 시차출퇴근제 제도도 도입했다. 총 7가지로 구성되는 시차출퇴근제는 각 근무 형태에 따라 출근 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전 10시까지 30분 단위로 설정해 활용할 수 있다. 선택한 근무 형태는 매월 변경이 가능하다. 만 8세 이하의 자녀를 둔 임직원을 대상으론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육아휴직 대신 신청이 가능한 제도로, 육아휴직 미사용 기간만큼을 근로 시간 단축 기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육아휴직 기간도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LG전자·LG이노텍·LG화학·LG생활건강 등은 육아휴직 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했다. 또 LG전자·LG이노텍·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생활건강 등은 난임 치료비도 지원 중이다. 격년마다 지원해 온 임직원·배우자 종합검진도 매년 지원키로 했다.
LG이노텍 직원 가족이 ‘초등학교 입학 선물’을 받고 기념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 LG이노텍]

‘눈치 보지 않는’ 육아휴직…사내 어린이집 ‘장점’

LG그룹의 이런 다양한 제도 덕분에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사내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여성 직원은 물론 남성 직원들도 육아휴직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LG전자에서 육아휴직을 활용 중인 남자 직원은 2022년 말 기준 283명이다. 이는 2021년 221명에서 약 1.3배 증가한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 내 육아휴직을 활용 중인 남자 직원도 284명으로, 육아휴직 중인 여성 직원 207명보다 많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육아휴직을 활용 중인 남자 직원이 69명으로 2년 전인 2020년(32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LG그룹 계열사마다 운영하는 사내 어린이집도 장점이다. LG유플러스가 지난 1996년 용산 사옥 인근에 어린이집 개원한 게 시발점이 됐다. 현재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비롯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등에 어린이집이 마련돼 있다. 계열사별 전국 주요 사업장도 마찬가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 충북 청주 오창읍에 오창 에너지플랜트 임직원 자녀를 위한 약 600평 규모의 ‘키즈&SOL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원어민 교사가 상주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2023년 초 서울 여의도 본사에도 직장 어린이집 ‘으쓱ESG엔솔키즈어린이집’도 개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런 가족 친화 제도 성과를 인정받아 배터리 기업 중 유일하게 ‘2023년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LG그룹은 임직원 자녀의 입학을 축하하는 의미로 노트북 등 입학 선물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생활건강·LG유플러스 등 LG 계열사들은 올해 초·중·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가 있는 직원들에게 1만대가 넘는 노트북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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