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시중은행으로 출세할까…경쟁력은 ‘물음표’
[우물 밖 개구리 DGB]②
올 상반기 iM뱅크로 재탄생
대구은행 순이익, 5위 농협銀 ‘5분의 1’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 중 ‘iM뱅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지방 색채를 지우고 서울과 수도권에 영업력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은행권의 ‘메기’ 효과로 나타날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시중은행과의 체격 차가 너무 큰 상황인 데다, 영업망을 확대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구銀, 지방은행 중 유일한 시중은행 전환 눈앞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시중은행 과점 체제’에 대한 비판이 나온 후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했고, 이에 가장 적합한 은행으로 대구은행을 선정했다.
지난해 7월 6일 황병우 대구은행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시중은행 전환 인가 요건 및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시중은행 전환’에 필요한 법적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설명했다. 황 은행장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주요 인가 요건인 ▲자본금 1000억원 이상 ▲동일인 지분율 10% 이하 ▲비금융주력자 지분율 4% 이하를 모두 충족하는 유일한 지방은행이다.
다른 지방은행인 부산·경남은행을 보유한 BNK금융지주(138930)의 경우엔 롯데그룹이, 전북·광주은행을 보유한 JB금융지주(175330)는 삼양그룹이 대주주다. 이들은 ‘산업자본 보유 한도 4%(은산분리)’라는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일찌감치 이번 시중은행 전환 기회를 포기해야 했다.
이후 대구은행은 금융당국에 2월 8일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을 했고, 당국 심사를 받은 뒤 올 상반기 중에 시중은행 전환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이후 사명도 DGB에서 iM으로 바꿀 예정이다. 예를 들어 DGB대구은행은 iM뱅크로, DGB생명은 iM라이프로, DGB캐피탈은 iM캐피탈로 바꾸는 형식이다. iM은 대구은행의 모바일뱅크인 아이엠(iM)뱅크의 iM을 활용했다. 지역색을 없애고 전국으로 영업망을 넓히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구은행 지점 202개, 각 시중은행은 700개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이 바라는 5대 은행의 과점 해소에선 대구은행 역할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은행 경영실적을 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363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다른 지방은행 실적은 ▲부산은행 3791억원(전년 동기 대비 16.8%↓) ▲경남은행 2476억원(1.9%↑) ▲광주은행 2407억원(6.8%↓) ▲전북은행 2045억원(0.3%↓) 등이다. 대부분의 지방은행 순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된 상황이다.
이는 지방경기 악화 외에도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약진에 따라 4~5년에 걸쳐 발생한 지방은행의 경쟁력 저하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방은행들이 부진한 가운데 지난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순이익은 오름세를 보였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14조10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2.6% 증가했다. 특히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순이익은 3549억원으로 같은 기간 34.9% 늘었다.
5대 은행에서 순이익이 가장 작은 NH농협은행의 순이익은 1조780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는데, 순이익 규모로 볼 때 5대 지방은행의 전체 순이익 1조4358억원보다 많았다. 대구은행과 비교하면 농협은행 순이익은 4.9배 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적만 봐도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으로 은행권에 큰 변화가 있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각 은행들이 지점을 줄이는 상황에서 대구은행은 서울과 수도권, 지방 각지에 지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대로 대구은행이 대구와 경북 지역 기반 은행에서 전국구 은행이 되기 위해선 지금까지 이어온 지점 감축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 대구은행도 시중은행 전환 이후 전국에 점포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의 지점은 2019년 245개에서 매년 감소하며 지난해 202개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대구은행의 국내 영업점 네트워크를 보면 ▲대구 122개 ▲경북 59개 ▲부산 5개 ▲경기 5개 ▲서울 3개 ▲경남 3개 ▲울산 1개 ▲인천 1개 ▲대전 1개 등을 기록했다. 서울과 인천, 경기 영엄점은 9개에 불과했고, 충청·강원·전라·제주도에는 영업점을 갖추지 못했다. 시중은행들이 700여 개 점포망을 전국 각지에 고르게 두고 있는 것과 비교해도 경쟁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점을 늘리게 되면 인력 보충이 뒤따를 수밖에 없어 비용 확대로 순이익 증가율이 다른 지방은행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 전환 빨리 되길 기다려”
대구은행이 기존 시중은행과 어깨를 맞추는 경쟁력을 당장 보여주기 어렵지만 DGB금융지주(139130)가 은행과 증권, 생명, 캐피탈, 자산운용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시중은행 전환 후 인터넷은행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중은행처럼 그룹의 증권, 보험, 캐피탈 등 자회사를 활용해 전국의 고액 자산가들에게 금리와 수수료 등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공,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구은행은 디지털금융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디지털 역량 강화과 금융 서비스 혁신을 위한 AI은행원 개발을 마치고 내부 활용을 시작했고 업무협약(MOU)체결, 전략적 지분투자, 제휴 서비스 출시 등 여러 방면에서 핀테크와의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인가 신청 후 3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빨리 전환되길 기다리고 있다”라며 “점포를 늘리더라도 대형 점포보다 1인 영업점 등을 활용한 효율적인 방법을 구상하고 있어 비용이 증가한다고만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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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銀, 지방은행 중 유일한 시중은행 전환 눈앞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시중은행 과점 체제’에 대한 비판이 나온 후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했고, 이에 가장 적합한 은행으로 대구은행을 선정했다.
지난해 7월 6일 황병우 대구은행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시중은행 전환 인가 요건 및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시중은행 전환’에 필요한 법적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설명했다. 황 은행장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주요 인가 요건인 ▲자본금 1000억원 이상 ▲동일인 지분율 10% 이하 ▲비금융주력자 지분율 4% 이하를 모두 충족하는 유일한 지방은행이다.
다른 지방은행인 부산·경남은행을 보유한 BNK금융지주(138930)의 경우엔 롯데그룹이, 전북·광주은행을 보유한 JB금융지주(175330)는 삼양그룹이 대주주다. 이들은 ‘산업자본 보유 한도 4%(은산분리)’라는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일찌감치 이번 시중은행 전환 기회를 포기해야 했다.
이후 대구은행은 금융당국에 2월 8일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을 했고, 당국 심사를 받은 뒤 올 상반기 중에 시중은행 전환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이후 사명도 DGB에서 iM으로 바꿀 예정이다. 예를 들어 DGB대구은행은 iM뱅크로, DGB생명은 iM라이프로, DGB캐피탈은 iM캐피탈로 바꾸는 형식이다. iM은 대구은행의 모바일뱅크인 아이엠(iM)뱅크의 iM을 활용했다. 지역색을 없애고 전국으로 영업망을 넓히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구은행 지점 202개, 각 시중은행은 700개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이 바라는 5대 은행의 과점 해소에선 대구은행 역할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은행 경영실적을 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363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다른 지방은행 실적은 ▲부산은행 3791억원(전년 동기 대비 16.8%↓) ▲경남은행 2476억원(1.9%↑) ▲광주은행 2407억원(6.8%↓) ▲전북은행 2045억원(0.3%↓) 등이다. 대부분의 지방은행 순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된 상황이다.
이는 지방경기 악화 외에도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약진에 따라 4~5년에 걸쳐 발생한 지방은행의 경쟁력 저하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방은행들이 부진한 가운데 지난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순이익은 오름세를 보였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14조10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2.6% 증가했다. 특히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순이익은 3549억원으로 같은 기간 34.9% 늘었다.
5대 은행에서 순이익이 가장 작은 NH농협은행의 순이익은 1조780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는데, 순이익 규모로 볼 때 5대 지방은행의 전체 순이익 1조4358억원보다 많았다. 대구은행과 비교하면 농협은행 순이익은 4.9배 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적만 봐도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으로 은행권에 큰 변화가 있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각 은행들이 지점을 줄이는 상황에서 대구은행은 서울과 수도권, 지방 각지에 지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대로 대구은행이 대구와 경북 지역 기반 은행에서 전국구 은행이 되기 위해선 지금까지 이어온 지점 감축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 대구은행도 시중은행 전환 이후 전국에 점포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의 지점은 2019년 245개에서 매년 감소하며 지난해 202개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대구은행의 국내 영업점 네트워크를 보면 ▲대구 122개 ▲경북 59개 ▲부산 5개 ▲경기 5개 ▲서울 3개 ▲경남 3개 ▲울산 1개 ▲인천 1개 ▲대전 1개 등을 기록했다. 서울과 인천, 경기 영엄점은 9개에 불과했고, 충청·강원·전라·제주도에는 영업점을 갖추지 못했다. 시중은행들이 700여 개 점포망을 전국 각지에 고르게 두고 있는 것과 비교해도 경쟁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점을 늘리게 되면 인력 보충이 뒤따를 수밖에 없어 비용 확대로 순이익 증가율이 다른 지방은행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 전환 빨리 되길 기다려”
대구은행이 기존 시중은행과 어깨를 맞추는 경쟁력을 당장 보여주기 어렵지만 DGB금융지주(139130)가 은행과 증권, 생명, 캐피탈, 자산운용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시중은행 전환 후 인터넷은행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중은행처럼 그룹의 증권, 보험, 캐피탈 등 자회사를 활용해 전국의 고액 자산가들에게 금리와 수수료 등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공,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구은행은 디지털금융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디지털 역량 강화과 금융 서비스 혁신을 위한 AI은행원 개발을 마치고 내부 활용을 시작했고 업무협약(MOU)체결, 전략적 지분투자, 제휴 서비스 출시 등 여러 방면에서 핀테크와의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인가 신청 후 3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빨리 전환되길 기다리고 있다”라며 “점포를 늘리더라도 대형 점포보다 1인 영업점 등을 활용한 효율적인 방법을 구상하고 있어 비용이 증가한다고만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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