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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업계의 블룸버그를 꿈꾼다”[이코노 인터뷰]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
연면적 3000평 이상 건물 데이터 30만 건 수집
생생한 빌딩 정보 담은 ‘알스퀘어 애널리틱스’ 하반기 오픈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미국 금융업계에서 블룸버그(세계 3대 경제 뉴스 서비스 기업)를 다 보는 것처럼, 부동산업계에서 ‘알스퀘어 애널리틱스’를 모두 구독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한국을 대표하는 프롭테크(Proptech·부동산 서비스에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기업)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게 알스퀘어의 이용균 대표의 목표다. 알스퀘어의 성장 스토리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이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해주는 교사 역할을 한다. 피봇(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의 필요성과 현장을 뛰면서 얻는 생생한 데이터의 중요성, 그리고 하루 24시간을 오로지 일에만 집중하는 대표의 노력 등 다양한 변수들이 적재적소에서 힘을 발휘해야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알스퀘어는 설립 후 지금까지 11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사업이 지지부진하면 바꿔라…피봇의 중요성 입증

알스퀘어의 전신은 거주용 부동산 서비스를 했던 부동산다이렉트다. 2009년 11월 설립됐는데, 창업가는 이용균 대표와 함께 글로벌 컨설팅사에서 함께 일했던 선배였다. 그 선배를 돕기 위해 합류했다가 2012년 1월 부동산다이렉트를 인수했다. 당시 거주용 부동산 서비스 사업은 진척이 전혀 되지 않았고,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로 피봇(Pivot·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2023년 부동산다이렉트라는 회사 이름도 알스퀘어로 변경했다. 

알스퀘어는 매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고객사도 3만여 곳, 김앤장을 비롯해 삼성전자·하이브 등 국내 유명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매년 1000건 이상의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서 현재까지 누적 거래액은 9조원을 넘어섰다. 2023년 매출액은 1750억원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는 2000억원 정도다”라고 말했다. 10여 명으로 시작했던 알스퀘어 임직원은 2023년 말 기준으로 55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 대표는 “건물 매입·매각을 위해 펀드와 기관을 상대로 투자자문을 해주는 조직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도 확대했다. 사무실 임대차 대행, 빌딩과 토지의 매입·매각 등의 사업을 펼치는 부동산 사업 부분은 알스퀘어의 핵심 사업이다. 부동산 사업이 성장하면서 2016년부터 인테리어 사업도 시작했다. 인테리어 분야가 전체 매출의 50%를 넘어서면서 새로운 먹거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전문가들이 사무실이나 건물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매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토스·무신사스튜디오·파라나스 호텔 제주 등이 알스퀘어의 인테리어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꼽힌다. 인테리어 사업이 성장하면서 전자제품 등의 사무실 비품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이 대표는 요즘 해외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베트남과 싱가포르에서 상업용 부동산 임대차·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고,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사업을 시작할 때 막연하게 꿈꿨던 게 해외 진출이다”면서 “사업이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을 시작했고, 부동산 관련 정보가 불투명하고 비대칭적인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눈여겨보는 국가는 홍콩과 인도네시아 등이다. 

데이터의 생명은 ‘현장’…투자사·기관도 알스퀘어 데이터 구독 중

하반기에 정식 오픈할 예정인 알스퀘어 애널리틱스. 

알스퀘어의 성장을 이끈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생생한 부동산 데이터다. 심지어 업계에서 “공공데이터보다 알스퀘어 데이터가 더 쓸모 있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이런 평가를 받는 이유는 생생한 현장의 데이터를 모았기 때문이다. 

알스퀘어가 직접 현장을 다니면서 건물 정보를 수집한 덕분에 주차장 유무부터 화장실 위치·공실 현황 등 알스퀘어는 건물의 모든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건물주나 건물 관리인을 직접 만나 수집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대표가 사업 초기에 건물주를 만나기 위해 전국 곳곳을 다녔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건물주를 찾아서 강원도 산골로 가보기도 했고, 어렵게 찾은 건물주가 알고 보니 재계 오너였던 일도 있었다. 

예전에는 현장에 무조건 나갔지만, 업계에 알스퀘어 이름이 알려지면서 건물주가 건물 데이터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 이 대표는 “80여 명의 구성원들이 건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다”면서 “베트남과 싱가포르에서도 현장에 나가 건물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연면적 3000평 이상의 건물 데이터 30만 건을 수집할 수 있었다. 인구 20만 이상 도시의 빌딩 데이터와 국내 물류센터와 공장 그리고 베트남·싱가포르·홍콩·태국 등의 건물 데이터가 담겨 있다. 그렇게 수집한 데이터는 ‘알스퀘어 애널리틱스’라는 솔루션으로 다시 태어났다. 

올해 하반기에 정식으로 오픈할 예정인데, 벌써 자산운용사나 증권사·사모펀드 운용사 등에서 이미 비용을 지불하고 구독하고 있다. 부동산 공급시장 현황 및 완공 예정인 건물, 공실이 있는 빌딩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구독 비용은 천차만별인데 1년에 억 단위를 넘어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알스퀘어 애널리틱스가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알스퀘어 초기부터 이 대표는 데이터의 힘을 믿었고, 알스퀘어 애널리틱스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이 대표는 “미국의 금융업계에서 블룸버그를 이용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부동산업계에서 알스퀘어 애널리틱스를 반드시 이용하는 솔루션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성장성 덕분에 업계는 알스퀘어의 IPO 시기를 궁금해한다. 이 대표는 “IPO 자격은 충분하지만,엑시트를 위해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IPO 시기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며 웃었다.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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