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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지점 간판 ‘제각각’ 사연은?[김윤주의 금은동]

여의도 내 근거리 지점도 내건 간판은 달라
효율성 측면…“노후화 등 고려 순차적 교체”

금융‧은행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변화에는 디지털 전환·글로벌 확장 등 내부 목표는 물론, 주요국 금리인상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끼칩니다. 업계 내에선 횡령, 채용 비리와 같은 다양한 사건들도 발생합니다. 다방면의 취재 중 알게 된 흥미로운 ‘금융 은행 동향’을 ‘김윤주의 금은동’ 코너를 통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하나은행 여의도금융센터에 ‘KEB 하나은행’이라고 적힌 간판이 달려있다(위). 반면 여의도지점에는 ‘하나은행’이라고 적힌 간판을 내걸었다(아래). [사진 김윤주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서울 여의도 내에 불과 600m가량 떨어져 있는 하나은행 여의도금융센터와 여의도지점은 서로 다른 간판을 내걸고 영업 중이다. 여의도금융센터는 ‘KEB’가 붙은 예전 ‘KEB하나은행’ 간판이, 여의도지점은 ‘하나은행’이라 적힌 새 간판이 건물 외벽에 걸려있다. 

KEB는 ‘Korea Exchange Bank’의 약자로 한국외환은행을 뜻한다. 지난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하면서, 하나은행 앞에 ‘KEB’가 붙었다. 앞서 외환은행은 1967년 한국은행의 외국환 업무를 떼어내 국책은행으로 설립됐다. 이후 2012년 하나금융에 인수돼 별도 은행으로 존립하다 2015년 한 은행이 됐다.

두 개의 은행이 통합해 KEB하나은행이 된 지 약 4년 뒤, 2020년 2월 KEB하나은행을 하나은행으로 변경하는 대대적인 작업이 진행됐다. ‘하나’라는 그룹 브랜드의 일원화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시키기 위함이다. 

당시 하나은행은 브랜드 명칭 변경을 위해 관련 컨설팅을 받고, 고객 자문단 운영 등 외부의 목소리를 들었다. 대부분 고객이 실제로는 ‘하나은행’으로 부르고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하나은행으로 브랜드명을 일원화했다. 특히 ‘케이이비(KEB)’라는 발음상의 어려움과 영문 이니셜을 사용하는 다른 은행 ‘케이비(KB)국민은행’과의 혼동 여지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서울 마포구 하나은행 성산동 지점에 ‘KEB 하나은행’이라고 적힌 간판이 달려있다. [사진 김윤주 기자]

브랜드 명칭이 ‘KEB하나은행’에서 ‘하나은행’으로 바뀐 지도 벌써 4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곳곳엔 ‘KEB하나은행’ 간판이 남아있다.  


이 같은 배경엔 최근 은행권의 영업 방식 변화도 한 몫 했다. ‘디지털 전환’으로 비대면 영업이 늘어나면서 은행 영업점이 통폐합되거나 폐쇄되는 일이 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굳이 간판을 바꿔 달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간판을 바꿔달은 뒤, 해당 지점이 통폐합 된다면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다만 은행 브랜드 평판 1위인 하나은행이 고객과 잠재고객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빠른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 은행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 유독 브랜드 관리에 민감하다. 전국 곳곳에 있는 은행 점포 자체가 은행 브랜드 홍보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3월 16일부터 한달간 은행 브랜드평판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하나은행이 2‧3위에 머문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간판 교체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아직 KEB라는 사명을 쓰고 있는 곳도 있고, 최근에는 하나은행만의 색상·브랜드정체성(BI)을 확립해나가려고 한다”며 “브랜드 작업을 다시 한 번 점검해 체계적으로 완료가 되면 순차적으로 노후화 등을 고려해 교체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윤주의 금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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