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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000 시대 언제 다시 열리나?[스페셜리스트 뷰]

리디노미네이션, 내수 회복·주가 상승 요인 될 것
올해 명목 GDP 4% 성장하면…연말 적정 코스피 3174
예금 비중 줄이고 채권·주식 비중 늘려야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2021년 상반기에 3000을 돌파했던 코스피(KOSPI)가 그해 6월에는 3316까지 오르면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1년 하반기 들어 주가지수가 하락 추세로 돌아섰고 2022년 9월에는 2135까지 떨어졌다. 그 이후 코스피가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도 3000을 밑돌고 있다. 코스피가 다시 3000을 넘기 위해서는 경기가 회복되고 증권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돼야 할 것이다. 그 조건이 갖춰져 가고 있다. 리디노미네이션(화폐액면단위 변경)을 하면 그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단기 순환 측면에서 경기 확장국면 진입
경기는 순환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1972년 3월에서 2020년 5월까지 11번의 순환을 겪었다. 평균 순환 주기는 53개월이었다. 이중 확장국면이 평균 33개월, 수축국면은 20개월이었다.

통계청은 경기 정점과 저점이 발생했던 월, 즉 기준순환일을 발표한다. 이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경기 저점은 2020년 5월이었다. 그 이후로 통계청은 기준순환일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기준순환일 결정에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인 동행지수순환변동치를 보면 2022년 8월이 경기 정점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2022년 8월을 정점으로 지난해 11월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경기가 지난해 12월에 저점을 기록했거나 올해 1분기에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저점에 1~8개월 앞서왔던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2023년 4월을 저점으로 올해 2월까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부분적으로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22년 10월에서 2023년 9월까지 줄었던 수출이 지난해 10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기준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특히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반도체 수출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가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한때는 20.9%까지 올라갔으나 2023년에는 15.6%로 낮아졌다. 반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홍콩 경제가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에는 반도체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2%로 높아졌다.

국가별로 보면 대중국 수출이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우리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26.8%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3년에는 19.8%로 급락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대중국 수출이 2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증가율이 점차 확대하고 있다.

과거 11번의 경기순환에서 경기 확장국면은 짧게는 17개월 길게는 54개월이었지만 평균은 33개월이었다.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경기 확장국면이 진행되고, 현재는 그 초기일 가능성이 높다.
선행지수와 동행지수순환변동치 추이.

중장기적으로는 구조적 저성장 국면 진행
우리 경제가 올해 확장국면에 접어든다고 할지라도 경제성장률이 2%를 크게 넘어서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 정도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잠재성장률이란 한나라의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노동력·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사용해서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이다. 1980년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10% 정도였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후 잠재성장률이 5%대로 떨어졌고, 2020년 이후로는 2.1%로 더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잠재성장률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우선 노동력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인구추계에 따르면 일할 수 있는 인구로 분류되는 15~64세 인구 비중이 2012년 72.4%를 정점으로 올해 70.2%로 낮아진다. 이 비중이 2030년 66.6%, 2050년에는 51.9%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5~64세 인구 자체도 2019년 3763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여기다가 총인구도 2020년 5184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일할 수 있는 인구 감소로 노동력이 줄어 잠재 생산 능력이 위축되고 총인구 감소로 소비가 줄어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다가 대기업들이 자본 스톡을 이미 많이 축적했기 때문에 투자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 국내총생산(GDP)에서 총고정자본형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6년 42.0%에서 지난해에는 29.3%로 줄었다. 특히 건설투자의 GDP 비중이 같은 기간 29.3%에서 13.1%로 급락했다. 또 다른 잠재성장을 결정하는 총요소생산성도 하루아침에 증가하기는 어렵다. 사회적 대타협 등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돼야 하는데, 각 경제주체 간의 가치의 격차 확대로 생산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우리 경제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80년 0.6%에서 2018년에는 2.0%까지 올라왔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8년을 정점으로 2023년에는 1.6%까지 떨어졌다. 낮아지고 있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고려하면 한국경제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떨어질 것이다.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각 경제주체 간 혹은 경제주체 내에서도 차별화는 더 심화할 것이다. 잠재성장률이 7~10%일 때는 경제 규모가 빨리 커졌기 때문에 경제주체가 같이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잠재성장률이 2% 안팎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늘어나는 경제 규모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축소됐다는 의미다. 기업 측면에서 보면 경쟁력 있는 기업은 더 성장하고 경쟁력 없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

한국은행의 2023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에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이 44.8%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 절반 정도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58.9%가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돌았다.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좋은 일자리가 축소되고 소득 증가속도도 둔화할 것이다.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주식 기대수익률 떨어져
잠재성장률 하락은 금리와 주가 전망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우선 금리는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금리에는 미래의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들어있다. 현재 잠재성장률이 2% 정도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잠재성장률을 결정하는 요인을 보면 2030년 이후는 성장률이 1% 초반대로 더 낮아질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시장금리도 이를 반영하여 2% 안팎으로 떨어질 것이다. 

여기다가 우리 경제에 자금 잉여상태가 지속하고 있다.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저축은 돈의 공급이고 투자는 돈의 수요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총투자율이 총저축률보다 낮아졌다. 실제로 1998~2023년 연평균 투자율이 31.4%로 저축률(35.4%)보다 낮았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돈의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 금리가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의 자금 수요 위축에 따라 은행이 채권을 사면서 금리 하락 요인이 될 것이다. 지난해 말 우리 기업이 가지고 현금성 자산이 916조원이었다. 주로 대기업이 이렇게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에 앞으로 기업의 자금 수요도 줄어들 것이다. 가계 부채가 GDP의 100%를 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계도 계속 돈을 빌려 쓸 상황은 아니다. 자금 운용에서 대출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 금융회사들은 유가증권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은행은 자산운용에서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더 강조하기 때문에 주식보다는 채권에 더 많은 자산을 투자하고 있다. 

주식 기대수익률도 낮아질 전망이다. 2000~2023년 명목 GDP 상승률은 연평균 5.7%였는데, 코스피 상승률은 6.9%였다. 코스피는 상승률이 GDP 성장률보다 1.2% 포인트 정도 높았다. 필자가 추정하면 현재 명목 GDP 잠재성장률은 3.7% 정도다. 앞으로 코스피는 연평균 5~6% 정도 상승할 것이라는 얘기다. 

명목 GDP로 추정한 적정 코스피와 실제 코스피

잠재성장률 하락에도 코스피는 저평가
우리 경제가 구조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식에 대한 기대수익률도 낮아질 것이다. 그러나 2022년에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코스피는 주요 경제 변수에 비해서 저평가 영역에 있다.

앞서 본 것처럼 명목 GDP 증가율이 낮아짐에 따라 코스피 상승률도 둔화할 것이다. 그러나 코스피는 낮아지는 명목 GDP에 비해서도 저평가됐다. 2000년 이후 통계를 대상으로 코스피를 명목 GDP로 회귀분석하면 2022년에 코스피는 23%나 저평가됐다. 저평가 상태는 2023년에도 12%로 지속됐다. 2024년 명목 GDP가 4% 성장한다면, 2024년 말 적정 코스피는 3174이다.

코스피는 2020~2021년처럼 명목 GDP로 평가한 적정 주가를 과대평가하기도 한다. 그리고 2022~2023년과 같이 코스피가 저평가 영역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코스피는 명목 GDP로 추정한 적정 주가에 접근해 간다.

이 외에 코스피 시가총액이 광의통화(M2)에 비해서도 5% 이상 저평가돼 있다. 코스피와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경제변수가 일 평균 수출이다. 2021년 4월에는 코스피가 일 평균 수출액을 40%나 과대평가했지만, 주가가 조정을 보이고 수출은 증가하면서 고평가가 해소됐다.

증시주변자금도 증가세
시중 유동성 특히 단기부동자금이 절대적으로 증가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첫째, 대표적 통화지표인 M2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다. 2021년 12월에는 M2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13.2%였으나 2023년 6월에는 2.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그 이후 완만한 증가세로 돌아섰고, 올해 2월에는 3.4%에 이르렀다.

둘째, 지난 2년 동안 돈이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으로 몰렸다. 협의통화(M1)와 M2 비율로 이를 측정해볼 수 있다. M1은 현금통화와 요구불예금 및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기대수익률에 따라 다른 곳으로 즉시 이동할 수 있는 자금이다. M2는 M1에다 정기예적금과 양도성예금 등 시장성 상품을 포함하는 통화지표로 M1보다 유동성이 낮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은행의 예금금리도 크게 올랐다. 2022년에 은행에서 1년 금리가 5% 정도인 정기예금을 내놨다. 이에 따라 많은 돈이 예금으로 몰리면서 M1보다는 M2가 상대적으로 더 늘었다. 2021년 10월 M1이 M2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7.7%였으나 2023년 10월에는 30.8%로 낮아졌다. 과거 통계를 보면 이 비율이 감소할 때 주가도 같이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는 이 비율이 더 낮아지지 않고 있다. 올해 2월에는 31.0%로 미세한 변화가 나타났다. 은행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돈이 새로운 수익처를 찾고 있는 조짐이 보이는 것이다.

셋째, 좀 더 좁은 의미에서 단기부동자금이 증가하고 있다. 단기부동자금이란 유동성이 매우 높은 자금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은 곳으로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는 돈이다. 여기에는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증권투자자예탁금 등이 포함된다. 2021년 12월 1609조원이었던 단기부동자금이 2023년 1월에는 1390조 원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그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고, 올해 2월 1480조원으로 늘었다.

경기확장국면에서 전기전자 업종 중심으로 주가 상승
1980년 이후 10번의 경기 확장국면이 있었다. 이 시기에 코스피는 평균 71.4%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95.6%), 철강 및 금속(82.8%), 화학(71.6%) 등의 순서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른바 ‘삼저’(저유가·저금리·저달러)로 우리 경제가 호황을 누렸던 제4순환의 경기 확장기인 1985년 9월부터 1988년 1월까지는 코스피가 356.1%나 급등했다. 이를 제외하면 확장국면의 코스피 평균 상승률은 39.8%로 낮아졌다.

지난해 코스피가 18.7% 상승했다. 코스닥 상승률은 27.6%로 더 높았다. 경기 확장을 선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두 지수가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기는 확장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경기 확장국면의 속도는 느리지만,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 확장에서 주가는 대부분 상승했다. 시간이 가면 코스피는 제자리를 찾아갈 전망이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한 관계자가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리디노미네이션은 내수 회복과 주가 상승 요인
올해 들어 우리 경제가 수출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으나 소비를 포함한 내수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이다. 리디노미네이션은 내수를 부양할 수 있는 한 수단이 되고,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50년 이후 두 차례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다. 첫 번째는 1953년 2월 15일 ‘대통령긴급명령 제13호’에 근거했다. 6·25전쟁으로 생산활동이 크게 위축된 반면, 거액의 군사비 지출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시기였다. 화폐단위를 ‘원’에서 ‘환’으로 변경하고 화폐 액면 금액을 100대 1로 바꿨다. 2차 리디노미네이션은 1962년 6월 10일 ‘긴급통화조치법’으로 단행됐다. 화폐의 액면을 10분의 1로 조정하고 새로운 ‘원’으로 표시했다. 퇴장자금을 양성화해 경제개발계획에 필요한 투자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당시 화폐단위 변경의 주목적이었다.

세 번째 리디노미네이션을 검토할 시기인데,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액면 표시 단위가 너무 커졌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전체 금융자산이 2경4862조원이었다. ‘경’이란 숫자에는 ‘0’이 16개나 들어 있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2236조3294억원으로 이전에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던 당시 1962년 GDP 3659억원보다 6052배나 증가했다.

둘째, 리디노미네이션을 하면 비용도 발생하지만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내수를 부양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금융회사의 현금지급기나 소프트웨어 대체 비용이 들어가지만, 그 과정에서 2배 정도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다.

셋째, 지하경제 양성화로 세수 증대도 기대해볼 수 있다. 지하경제는 추정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GDP의 10~25% 정도다. 220~56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가계 소비가 1056조원이었는데, 크게는 소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할 수 있다.

넷째, 화폐 교환 과정에서 역시 세수가 늘 수 있다. 화폐 발행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5만 원권 환수율이 매우 낮다. 2021년에 17.4%까지 떨어졌던 환수율이 지난해에는 67.1%까지 올라왔지만, 아직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새로운 화폐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소득 신고와 세수가 증가할 것이다.

다섯째, 한국의 대외 위상 제고다. 오징어 게임으로 포털사이트인 구글에서 원화 환율에 대한 검색 건수가 폭증했다 한다. 세계인들은 오징어 게임을 보면서 너무 재미있어서 한 번 놀랐고, 한국 원화 단위가 미국 달러의 1200분의 1밖에 되지 않아 또 한 번 더 놀랐다고 한다. 미국 1달러당 환율 단위가 1000이 넘은 통화는 거의 없다. 달러당 중국 위안이 올해 3월 말 7.22이고, 대만 달러는 31.98, 인도 루피는 83.41, 일본 엔은 151.35다. 한국은 세계 7대 수출 강국이다. 

여섯째, 상대 가격 변화는 없지만 절대가격 하락으로 자산 가격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특히 주가가 오를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 주식이 주당 8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만약 화폐단위가 100분의 1로 변경되면 삼성전자 주가는 800원이 된다. 실질적 가격 변화는 없지만, 투자자에게는 싸게 보이면서 수요가 늘 수 있다. 리디노미션에 따른 내수 회복도 주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 경제는 소비 부진으로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수 부족으로 재정 적자가 확대하고 있다. 정책당국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저평가된 주가를 정상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리디노미네이션으로 세수 증대뿐만 아니라 내수도 부양할 수 있다. 주가도 한 단계 오를 수 있다. 

가계의 자산 배분 중 채권과 주식 비중 확대
한국은행의 2023년 자금순환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비영리단체 포함)는 5234조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했다. 가계는 금융자산을 ▲현금 및 예금 ▲주식 ▲채권 ▲보험 및 연금으로 나눠 운용한다. 2023년 말 가계 금융자산 가운데 예금 비중이 46.3%로 2021년의 43.4%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은행 예금금리가 한 때 5%를 넘는 등 금리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주식 비중은 같은 기간 23.0%에서 21.8%로 낮아졌다. 채권 비중은 2.4%에서 3.2%로 약간 높아졌지만, 2014년 6.2%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우리 경제와 금융 여건을 고려하면 예금 비중은 줄이고 채권이나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신인섭 기자]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_한국의 ‘닥터 둠’(Doom·파멸)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증시를 날카롭게 분석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본인만의 예측 모델을 바탕으로 2001년 9·11 사태 직전 폭락과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 따른 자산가격 붕괴를 정확히 예고한 거시경제 전문가다. 대신경제연구소 대표이사,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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