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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서울, 그래도 아파트"…경매 물건 쏟아져도 매매·전세가격 뛴다

1주택자 종부세 폐지 가시권…양극화 우려
"'똘똘한 한 채' 수요 몰리면 부동산 시장 들썩일 것"

사진은 같은 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의 모습.[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서울 불패(不敗), 그래도 아파트는…”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1주택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 움직임이 부동산 양극화에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가 주택에 부과하던 종부세 기준이 사라지면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매수세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고가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종부세란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부과하는 특별세금에 해당한다. 노무현 정부에서 부동산 투기 억제 목적으로 처음 시행했는데 일각에서는 재산세와 중복 과세되는 부분 때문에 이중과세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공시가격 12억원이 넘는 주택 1채를 보유해도 종부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22대 총선에서 국회 과반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에서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폐지 방침을 언급하면서 관련법 폐지 가능성이 커졌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9일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폐지 방안을 언급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주택이고, 실제 거주한다면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종부세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폐지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폐지가 이뤄질 경우 주택시장 양극화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자에게까지 부과했던 과도한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서울 고가 아파트로 수요자가 몰려 집값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 매매가 7주·전세가 51주 연속 상승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가격 흐름도 다시 상승 흐름을 보이며 꿈틀대고 있다. 부동산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지역으로는 ‘서울’, 자산으로는 ‘아파트’가 믿을만한 자산이라는 믿음이 커지면서 영향을 받은 것이란 해석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첫째 주(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7주 연속, 전세가는 51주 연속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0.0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다른 양상이다.

서울에서도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를 견인하는 지역은 따로 있다. 용산구(0.14%) 이촌·도원동, 성동구(0.13%) 행당·옥수동 위주, 마포구(0.09%)는 아현·염리동 중심으로 상승했다. 강남구(0.08%)는 압구정·역삼·대치동, 서초구(0.07%)는 반포·서초동, 영등포구(0.06%)는 여의도·신길동, 송파구(0.05%)는 가락·잠실·신천동, 동작구(0.03%)는 상도·흑석동 등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강북의 경우 노원구(-0.02%), 강북구(-0.02%) 약보합을 보였다.

전세가는 전국적으로 0.03% 상승한 가운데 서울 아파트의 상승세가 도드라졌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 매물이 줄어들면서 1년 가까이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지역 전세가격지수는 지난주와 비교해 0.09% 올랐다.

비아파트 외면에도 서울은 예외
비아파트 주택이 외면받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서울은 사정이 낫다는 견해도 나온다. 최근 3040대를 중심으로 빌라 등 비(非)아파트를 구매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깡통주택, 전세 사기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비아파트 거래 시장이 주춤했는데 이후 이런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수요자들의 접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우리은행이 9일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를 재가공해 소유권이전 등기를 기준으로 2022~2024년 서울 연령대별 비아파트(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주택)의 매입 비중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올해 1분기 30대의 비아파트 매입 비중은 18.9%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14.8%) 대비 4.1%p 늘었다. 40대 비아파트 매입 비중도 17.0%에서 18.4%로 증가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값이 조정기를 거치고 있지만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이 있고, 특례 대출 등 여러 선택지가 있지만 젊은 층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서울에 주거지를 두려는 사람 중 일부는 빌라 매매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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