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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분사 경영으로 체질개선 나선 배경은

창사 이래 첫 번째 분사 추진
장기적으로 멀티 제작 스튜디오 모델 도입할지 업계 촉각

엔씨 판교 사옥 [사진 엔씨소프트]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엔씨소프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최근 분사 계획을 밝혔다. 본사가 가진 기능과 인력을 나눠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게임업계에서는 엔씨의 결단이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산업 트렌드와 이용자 니즈를 따라잡기에 적절한 방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9일 엔씨 박병무 공동대표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NC 변화 방향성 설명회’를 통해 현재 회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이를 해결할 전략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상당한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로 입을 뗀 박 공동대표는 이날 각종 성장 전략과 함께 분사를 통한 조직 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공동대표가 밝힌 분사의 골자는 ‘경영 효율화’다. 본사에 집중돼 있는 우수 인력과 기술력을 독립된 법인으로 나눠 운영함으로써 조직 전체의 경쟁력 제고를 꾀하는 방향이다. 1997년 스타트업으로 발을 뗀 엔씨는 현재 임직원 수가 5000명이 넘을 만큼 급속하게 성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본사에 인력과 기능이 급격히 집중되다 보니 주요한 의사 결정이 둔화되거나,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부작용을 낳은 것으로 추측된다.

엔씨는 본사 비대화를 해결하기 위해 분사를 통해 ‘코스트 센터’(Cost center)로 운영되고 있는 여러 조직을 ‘프로핏 센터’(Profit center)로 키워 나갈 예정이다. 독립된 법인은 엔씨의 서비스 지원 외에도 별도의 B2B 사업을 진행하는 등 투명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박 공동대표는 방향성 설명회 자리에서 분사된 조직이 마켓 밸류를 갖고 자생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본사 중심 개발 문화 고수하던 엔씨… ‘멀티 스튜디오’ 체제 돌입 하나

분사 소식을 접한 게임업계에서는 엔씨가 멀티 게임 제작 스튜디오 체제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멀티 스튜디오 체제는 하나의 지붕 아래 다양한 게임 제작사가 공존하는 만큼 짧은 기간 안에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방식이다.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유수 게임사들은 이미 멀티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게임을 제작 중이다.

엔씨는 국내 주요 게임기업 중 유일하게 본사 중심의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방식을 고수해왔다. 인 하우스 방식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문화는 높은 품질의 게임 퀄리티를 보장하지만 다양한 작품을 빠르게 제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생존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엔씨 입장에서 멀티 스튜디오 체제는 하나의 적절한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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