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회사 빅3, 어떤 ‘튀김유’ 사용할까
[치킨값 3만원 시대]③
치킨 경쟁력 ‘튀김유’... BHC·BBQ·교촌 제각각
원가 높아도 품질·차별화 위해 불가피한 선택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국민 간식 ‘치킨’의 가격이 3만원선에 육박했다. 업체들이 치킨 제조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는 치킨을 튀길 때 쓰는 ‘튀김유’도 포함된다. 업계는 튀김유가 치킨 제조 및 가격 책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치킨 경쟁력 ‘기름’에서 판가름
국내 시장을 선도하는 치킨 빅3(BHC·BBQ·교촌치킨)는 1통에 최소 5만원 초중반에서 최대 16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기름을 ‘튀김유’로 쓰고 있다. 가성비(1만원 이하)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단가가 저렴한 식물성 식용유를 쓰는 대형마트 치킨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업계 1위(지난해 매출 기준) BHC가 도입한 튀김유는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다. 해당 기름은 오메가9 지방산인 올레산(Oleic acid)이 다량 함유된 것이 특징이다. 단일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인 올레산의 함량이 높은 원재료를 이용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는 트랜스 지방 생성률이 낮고, 혈중 저밀도 지질 단백질(LDL)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BHC 관계자는 “신선하고 깨끗한 치킨의 맛을 살리기 위해 엄격한 공정 과정을 거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인위적으로 올레산 함량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올레산의 함량이 높은 원재료를 이용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매출 2위 BBQ는 ‘올리브유’를 주요 튀김유로 쓴다. 기름계의 명품으로 불리는 올리브유는 항암·우울증 예방·면연력 향상·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바라기유·카놀라유 등과 달리 화학적 분리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열매 압착 방식으로 기름을 추출하기 때문에 유해물질 발생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BBQ는 지난해 11월부터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유를 혼합한 ‘블렌딩 올리브유’를 쓰고 있다. 올리브유 50%와 해바라기유 49.99%를 혼합한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상 기후로 올리브유 수확량이 절반 이상 줄면서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국제 올리브유 톤(t)당 가격은 2020년 1분기 2740달러에서 올해 1분기 1만88달러로 약 4배 올랐다. 전 세계 올리브유 시장 점유율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스페인의 올리브유 생산 규모도 150만t에서 65만t까지 줄었다.
BBQ는 블렌딩 올리브유를 도입해도 맛과 영양 등에서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고 자신한다. BBQ 관계자는 “치킨대학 내 연구소에서 40여 명의 석박사 연구원들이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면서 “제품이나 맛에 문제가 없도록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BBQ는 블렌딩 올리브유를 지속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전체 판매 제품에서 황금올리브치킨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선다.
교촌은 BHC·BBQ와 달리 ‘카놀라유’를 쓰고 있다. 해당 기름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키는 포화 지방산이 식용유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학술지 등에는 카놀라유 섭취 시 당뇨병 관리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재료는 기본, 관리가 더 중요
업계는 좋은 기름을 쓰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관리’라고 말한다. 아무리 좋은 기름이라고 해도 가맹점 차원에서 관리가 되지 않으면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되지 않은 튀김유로 조리 시 발암 물질이 유입될 수 있다. 업체들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 슈퍼바이저(판매관리자)를 통한 산패도(기름 품질 감별 기준)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BHC는 자체 측정기를 통해 수시로 산도 체크를 진행하고 있다. 가맹점주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본사에서도 수시로 방문해 관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BHC 관계자는 “본사 QCS(Quality Clean Service)팀에서 미승인 제품 첨가 여부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 및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BBQ는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 판매관리자가 매장을 방문해 산패도 테스트를 진행한다. 특히 엄격한 품질 관리를 위해 법적 산패도 기준치(3.0)보다 낮은 2.5로 튀김유를 관리하고 있다. 교촌은 가맹점에 공급하는 튀김유 1통(18L)을 기준으로 최대 50마리 정도만 조리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좋은 치킨 기름을 사용한다는 것은 자동차에 일반 휘발유 대신 고급 휘발유를 넣는 것과 같은 이치”라면서 “맛과 건강을 모두 잡기 위한 노력으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치킨 경쟁력 ‘기름’에서 판가름
국내 시장을 선도하는 치킨 빅3(BHC·BBQ·교촌치킨)는 1통에 최소 5만원 초중반에서 최대 16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기름을 ‘튀김유’로 쓰고 있다. 가성비(1만원 이하)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단가가 저렴한 식물성 식용유를 쓰는 대형마트 치킨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업계 1위(지난해 매출 기준) BHC가 도입한 튀김유는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다. 해당 기름은 오메가9 지방산인 올레산(Oleic acid)이 다량 함유된 것이 특징이다. 단일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인 올레산의 함량이 높은 원재료를 이용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는 트랜스 지방 생성률이 낮고, 혈중 저밀도 지질 단백질(LDL)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BHC 관계자는 “신선하고 깨끗한 치킨의 맛을 살리기 위해 엄격한 공정 과정을 거친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인위적으로 올레산 함량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올레산의 함량이 높은 원재료를 이용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매출 2위 BBQ는 ‘올리브유’를 주요 튀김유로 쓴다. 기름계의 명품으로 불리는 올리브유는 항암·우울증 예방·면연력 향상·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 조절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해바라기유·카놀라유 등과 달리 화학적 분리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열매 압착 방식으로 기름을 추출하기 때문에 유해물질 발생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BBQ는 지난해 11월부터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유를 혼합한 ‘블렌딩 올리브유’를 쓰고 있다. 올리브유 50%와 해바라기유 49.99%를 혼합한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상 기후로 올리브유 수확량이 절반 이상 줄면서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국제 올리브유 톤(t)당 가격은 2020년 1분기 2740달러에서 올해 1분기 1만88달러로 약 4배 올랐다. 전 세계 올리브유 시장 점유율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스페인의 올리브유 생산 규모도 150만t에서 65만t까지 줄었다.
BBQ는 블렌딩 올리브유를 도입해도 맛과 영양 등에서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고 자신한다. BBQ 관계자는 “치킨대학 내 연구소에서 40여 명의 석박사 연구원들이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면서 “제품이나 맛에 문제가 없도록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BBQ는 블렌딩 올리브유를 지속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전체 판매 제품에서 황금올리브치킨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선다.
교촌은 BHC·BBQ와 달리 ‘카놀라유’를 쓰고 있다. 해당 기름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키는 포화 지방산이 식용유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학술지 등에는 카놀라유 섭취 시 당뇨병 관리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재료는 기본, 관리가 더 중요
업계는 좋은 기름을 쓰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관리’라고 말한다. 아무리 좋은 기름이라고 해도 가맹점 차원에서 관리가 되지 않으면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되지 않은 튀김유로 조리 시 발암 물질이 유입될 수 있다. 업체들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 슈퍼바이저(판매관리자)를 통한 산패도(기름 품질 감별 기준)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BHC는 자체 측정기를 통해 수시로 산도 체크를 진행하고 있다. 가맹점주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본사에서도 수시로 방문해 관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BHC 관계자는 “본사 QCS(Quality Clean Service)팀에서 미승인 제품 첨가 여부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 및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BBQ는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 판매관리자가 매장을 방문해 산패도 테스트를 진행한다. 특히 엄격한 품질 관리를 위해 법적 산패도 기준치(3.0)보다 낮은 2.5로 튀김유를 관리하고 있다. 교촌은 가맹점에 공급하는 튀김유 1통(18L)을 기준으로 최대 50마리 정도만 조리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좋은 치킨 기름을 사용한다는 것은 자동차에 일반 휘발유 대신 고급 휘발유를 넣는 것과 같은 이치”라면서 “맛과 건강을 모두 잡기 위한 노력으로 봐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현대차 월드랠리팀. ‘2024 WRC’ 드라이버 부문 첫 우승
2'10만 달러' 비트코인이 33만개...하루 7000억 수익 '잭팟'
3이스타항공 누적 탑승객 600만명↑...LCC 중 최단 기록
4북한군 500명 사망...우크라 매체 '러시아 쿠르스크, 스톰섀도 미사일 공격'
5“쿠팡의 폭주 멈춰야”...서울 도심서 택배노동자 집회
6다시 만난 ‘정의선·도요타 아키오’...日 WRC 현장서 대면
7 신원식 “트럼프, 尹대통령에 취임 전 만나자고 3~4차례 말해”
8‘서울의 아침’ 여는 자율주행버스...26일부터 운행
9‘제조업 자동화’ 가늠자 ‘로봇 밀도’...세계 1위는 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