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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묶음 판매 이유 있었네”...마트3사·다이소, 문구소매업 상생협약

동반성장위·소상공인단체·대기업 4개사 작년 말 상생협약
대기업 지난 3월부터 협약 이행...하반기 협의회 가동 예정

동반성장위원회와 소상공인단체·대기업 4개사(다이소·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가 지난해 말 문구소매업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협약 이행에 나섰다. 사진은 (왼쪽 맨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서울 주요 지역 다이소·롯데마트·홈플러스·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의 문구류 판매 코너 모습. [사진 이지완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대형마트 3개사(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와 균일가 생활용품 판매점을 운영하는 아성다이소가 지난해 말 동반성장위원회 주도 하에 문구소매업 상생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존폐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들과 상생하기 위함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상생협약을 체결한 대·중소기업간 협의회도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6일 본지 취재 결과, 동반성장위원회와 소상공인단체(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 및 대기업 4개사(다이소·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는 지난해 10월 문구소매업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주요 내용은 대기업의 ▲문구류 묶음 판매 ▲신학기(3·8월) 할인 행사 금지 등이다. 협약 기간은 약 3년으로 오는 2026년 10월까지 유지된다.

그동안 문구소매업 소상공인들은 대기업 진출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거대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의 문구류 판매로 소상공인들의 폐업이 늘었다는 주장이다. 문구소매업은 2015년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보호받았지만 2022년 7월부로 해제됐다.

현재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문구소매점의 수는 2012년 1만4731개에서 2019년 9468개로 35.7% 줄었다.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이 지난해 ‘문구소매업의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동반성장위원회와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 및 다이소·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은 자율적 상생협약을 맺는 것으로 최종 합의했다.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은 소상공인들이 생계를 영위하기에 적합한 업종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문구류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경우 대·중견기업은 관련 사업 진출이 제한된다.

통계청은 2019년 이후 관련 통계를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문구소매업을 영위하는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은 전국 문구소매점(무인 판매점 제외)의 수를 지난해 말 기준 7800개로 추정했다.

대·중소기업간 상생협약 체결 후에도 전국 문구소매점의 폐업이 늘어난 것은 ‘협약 이행 시점’ 때문으로 보인다. 대기업 협약 이행까지 약 5개월의 유예 기간이 있었다.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협약 이행이 본격화된 것은 올해 3월 10일”이라면서 “(대기업이) 기존 재고를 소비하는 기간을 줬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큰 곳은 잘 되고 있는데, 작은 곳은 안 되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본지가 서울 주요 거점에 위치한 다이소·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오프라인 매장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의 문구류 제품은 최소 2개에서 많게는 4개까지 묶음 형태로 판매되고 있었다. 캐릭터 상품·볼펜·노트 등 일부 품목은 여전히 낱개로 판매가 이뤄졌다.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은 현재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별도 협의회에서 추가 요구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과 다이소·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으로 구성됐다.

문구소매업 상생협약을 체결한 다이소·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는 공통적으로 “작년 10월 문구소매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을 맺고 협약 이행 사항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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