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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지 못하면 비즈니스가 아니다” [이코노 인터뷰]

김재면 메이크스타 대표
메이크스타 매출 연평균 120%씩 성장…2023년 956억원 매출 기록
내년 중국 시장에서 ‘포카 앨범’ 100만장 판매 목표

김재면 메이크스타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그는 대학 밴드 동아리에서 음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음악 대신 사업에 뛰어들었다. 밴드 동아리에서 만난 선후배와 함께 2006년 FnC엔터테인먼트를 창업했다. 씨엔블루·에프트아일랜드가 소속된 기획사였다.  

소속 가수들의 인기도 높았다. 해외 공연도 자주 나갔다. K-팝의 힘을 직접 느꼈지만, 2010년대 초반만 해도 글로벌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했다. “K-팝 아이돌과 팬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K-팝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 같았다”고 그는 회고했다. 

2015년 K-팝 아이돌과 전 세계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메이크스타’(MAKESTAR)를 창업했다. 김재면 대표가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창업할 때 돈을 벌지 못하는 비즈니스는 사업이 아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들었고, 현장에서 배운 게 있어서 메이크스타가 빠르게 본궤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돈을 벌지 못하는 비즈니스는 사업이 아니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다. 

700여 개 팀과 2200개의 프로젝트 진행

메이크스타는 아이돌과 팬의 소통을 위한 플랫폼이라는 것에서 출발해, 팬덤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아이돌의 앨범과 굿즈 등의 상품을 개발하고 해외에 유통하기 시작했다. 해외 팬들을 위한  영상통화 이벤트 등을 마련하면서 글로벌 팬덤과 소통·교류의 창구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상품을 구입할 때 편하게 결제하고 쉽게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기술을 플랫폼에 적용했다. 이 모든 것이 해외 글로벌 팬덤이 예전부터 원했던 것들이다. 매니저 역할부터 소속 가수의 총괄기획까지 현장에서 일하면서 배운 노하우가 빛을 발한 것이다. 메이크스타 창업 당시에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플랫폼이 없다는 것도 기회였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까지 메이크스타는 BTS·블랙핑크·에스파·여자아이들 등 700팀 이상의 아티스트와 협업했고, 하이브·SM·JYP·YG 등을 포함해 370여 개 소속사와 함께 일했다”면서 “앨범이나 굿즈 개발 그리고 팬 미팅·콘서트 등 22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메이크스타의 브랜드를 알렸다”고 강조했다. 

투자사들도 메이크스타를 눈여겨봤다. 창업 후 누적 투자 유치액이 256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하나금융투자·이수창업투자·알토스벤처스 등의 유명 벤처캐피탈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투자사들의 예상대로 메이크스타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K-팝이 우뚝 서면서 메이크스타가 전 세계 팬들이 한국의 아이돌과 소통하는 창구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메이크스타 웹페이지를 이용하면 한국 아이돌의 음반부터 굿즈 그리고 관련 이벤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메이크스타는 팬과 가수의 소통 창구이면서 아이돌 관련 상품을 살 수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240여 나라 팬들이 메이크스타를 방문하고, 185개 나라에서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2019년 매출 40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120%씩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고 웃었다. 또한 “메이크스타는 이커머스 비즈니스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000억원 정도”라고 덧붙였다.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김 대표는 메이크스타의 또 다른 성장에 도전했다. CD 앨범을 대체하는 ‘포카(포토 카드) 앨범’ 2022년 말에 출시했다. 김 대표는 “CD 앨범이 환경적인 측면이나 활용도에서 한계가 많아서 이를 대체하려는 시도가 많다”면서 “포카 앨범을 시작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지만 곧 우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포카 앨범 매출은 전체 매출의 20% 내외다. 

CD로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이제 효율성이 떨어진다. CD 플레이어도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음악 감상은 대부분 멜론·지니·스포티파이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그럼에도 가수의 CD 음반 판매량은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팬덤 문화 덕분이다. 예전처럼 앨범은 CD와 가사집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다양한 포토카드와 굿즈 등이 있어서 팬들이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장하거나 수집하기 위해서 앨범을 산다. 또한 음반 판매량이 여전히 가수의 브랜드 파워를 나타내기 때문에 응원하기 위해 구매를 하게 된다. 또한 팬 사인회나 영상통화 등 가수와 직접 만나는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음반을 구매해야 한다. CD의 시대가 저물었지만 팬덤이 강력해지면서 오히려 CD 앨범 판매량은 증가하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김 대표는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CD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하는 게 업계의 고민이다”라고 밝혔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게 포카 앨범이다. 

메이크스타가 지금까지 제작한 포카 앨범들. [사진 메이크스타]

엑소 멤버 ‘레이’와 중국 법인 설립

포카 앨범은 팬들이 수집하는 가수의 포토카드에 스마트폰의 근거리 무선 통신(NFC) 기능이나 QR코드를 적용한다. 이를 이용하면 포카 앨범 애플리케이션에서 음악을 듣고, 사진이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포카 앨범 앱에서 팬과 가수가 직접 소통할 수 있어 글로벌 팬덤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포토 카드를 교환하거나 사고팔 수 있는 장터 기능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크스타는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 5월까지 여자아이들·에이티즈·플레이브 등 60개 이상의 포카 앨범을 발매했고, 누적 판매량은 300만장 이상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 성적을 바탕으로 지난 5월 메이크스타 중국법인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중국에서도 포카 앨범 제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중국에서 포카 앨범 100만장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 메이크스타 재팬도 설립할 계획이다. 

김재면 메이크스타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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