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불닭’ 찾아라”…K-푸드 앞세워 해외 노리는 식품사들
[‘불닭’ 날다]④
식품사들, 킬러 콘텐츠 내세워 해외시장 적극 공략
불닭 필두로 비비고·신라면 등 인기몰이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전 세계 100여개국에 수출되며 K-라면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등 폭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불닭 파워’를 등에 업은 삼양식품의 해외 실적은 매해 고성장 중이다. 1분기 해외 매출은 83% 상승한 2889억원이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 비중은 75%에 이른다.
식품업계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처럼 좁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노리고 있다. 국내 시장 정체와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가격 압력 등을 벗어나 신시장 개척을 통해 활로를 찾아 나서고 있는 것. 회사의 실적을 견인하는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은 불닭볶음면처럼 식품업체들은 ‘제2의 불닭’을 발굴하기 위해 제품 개발 및 투자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확장 드라이브…각양각색 전략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K-푸드 수출 누적액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39억6000만 달러(한화 5조4450억원)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라면, 과자류, 김치, 음료, 쌀 가공식품, 김치 등 주력 제품군이 전체 수출을 견인 중이다.
식품업계는 이러한 수출 증가세를 염두에 두고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식품업체 실적이 해외 매출에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회사를 대표할 만한 핵심 브랜드, 킬러 콘텐츠를 보유해야 한다. 삼양식품의 불닭 시리즈 외에도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농심의 ‘신라면’ 등이 해외에서 각 사의 핵심 브랜드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매운맛’을 무기로 해외 시장을 선점한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에 이어 로제·커리불닭볶음면 등 변주 제품을 연달아 출시하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 특히 최근 미국 뉴욕타임즈는 ‘까르보 불닭볶음면’이 품절 대란을 빚어 일부 매장에서는 아예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농심도 해외 매출 비중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농심 매출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6.7%다. 농심은 ‘신라면’의 인기가 미국에서 높은 덕에 지난해 국내외 매출액이 1조21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14%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미국 신라면 매출은 전년 대비 19% 성장하며 신라면 해외 매출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글로벌 매운맛 수요를 쫓기 위해 지난해 8월 신라면보다 2배 더 매운 ‘신라면 더 레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대표 식품 브랜드 ‘비비고’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비비고 만두의 성공은 공격적인 투자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에서 수년간 1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며 비비고 만두 브랜드와 연구개발, 제조 기술을 차별화하는 데 집중했다.
현재 CJ제일제당은 캘리포니아·뉴욕뿐 아니라 뉴저지 등에서 만두를 생산하고 있으며 기업 간 거래(B2B) 시장으로도 냉동만두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CJ제일제당은 2025년까지 미주 지역에서만 만두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아시안 냉동식품 1위 플레이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대상의 ‘종가 김치’, 롯데웰푸드의 ‘빼빼로’, 오리온 ‘꼬북칩’, 오뚜기 ‘진라면’ 등도 각 사의 K푸드 핵심 제품으로 내세워 해외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킬러 콘텐츠’”라며 “K-컬처와 같이 호감도를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 단계부터 해외 시장과 문화에 맞춤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제2의 불닭’ 탄생하려면
국내 식품기업이 너도나도 해외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내수 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식품업체들의 주요 타깃은 젊은 층이 주요 소비 주체로 떠오른 국가들이다. 국내는 출산율 감소로 인구가 꾸준히 줄어드는 상황이라 식품업계는 젊은 층 수요가 많은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K-컬처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K-푸드 진출 여건이 다소 유리하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식품업체 들 입장에서 긍정적이다.
해외 진출 시 가장 큰 이점은 ‘높은 마진’이다. 국내는 이미 식품업체가 성장하기에는 레드오션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가격 부분의 저항이 강하고, 인건비와 제조 경비도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다”며 “한국 브랜드가 진출한 경우는 이미 각국에서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나 제품이다보니 가격 자체가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 섣불리 발을 들였다가 막대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중국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당시엔 정치적 이슈로 인해 몇몇 식품기업들이 철수한 바 있다. 이처럼 해외 문화나 각국별 규제 수준도 달라 리스크가 있고, 환율 변동성에 따라 실적에 불리하게 반영될 수도 있어 신중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K-푸드가)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현지식으로 정착할 수 있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경우 현지의 메이저 유통채널을 뚫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닭볶음면 같은 메가히트 상품은 추종 상품들이 많이 생길 수 있다”며 “업체들은 꾸준히 또 다른 히트 상품 개발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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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처럼 좁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노리고 있다. 국내 시장 정체와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가격 압력 등을 벗어나 신시장 개척을 통해 활로를 찾아 나서고 있는 것. 회사의 실적을 견인하는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은 불닭볶음면처럼 식품업체들은 ‘제2의 불닭’을 발굴하기 위해 제품 개발 및 투자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벌 확장 드라이브…각양각색 전략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K-푸드 수출 누적액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39억6000만 달러(한화 5조4450억원)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라면, 과자류, 김치, 음료, 쌀 가공식품, 김치 등 주력 제품군이 전체 수출을 견인 중이다.
식품업계는 이러한 수출 증가세를 염두에 두고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식품업체 실적이 해외 매출에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회사를 대표할 만한 핵심 브랜드, 킬러 콘텐츠를 보유해야 한다. 삼양식품의 불닭 시리즈 외에도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농심의 ‘신라면’ 등이 해외에서 각 사의 핵심 브랜드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매운맛’을 무기로 해외 시장을 선점한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에 이어 로제·커리불닭볶음면 등 변주 제품을 연달아 출시하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 특히 최근 미국 뉴욕타임즈는 ‘까르보 불닭볶음면’이 품절 대란을 빚어 일부 매장에서는 아예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농심도 해외 매출 비중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농심 매출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6.7%다. 농심은 ‘신라면’의 인기가 미국에서 높은 덕에 지난해 국내외 매출액이 1조21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14%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미국 신라면 매출은 전년 대비 19% 성장하며 신라면 해외 매출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글로벌 매운맛 수요를 쫓기 위해 지난해 8월 신라면보다 2배 더 매운 ‘신라면 더 레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대표 식품 브랜드 ‘비비고’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비비고 만두의 성공은 공격적인 투자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에서 수년간 1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며 비비고 만두 브랜드와 연구개발, 제조 기술을 차별화하는 데 집중했다.
현재 CJ제일제당은 캘리포니아·뉴욕뿐 아니라 뉴저지 등에서 만두를 생산하고 있으며 기업 간 거래(B2B) 시장으로도 냉동만두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CJ제일제당은 2025년까지 미주 지역에서만 만두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아시안 냉동식품 1위 플레이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대상의 ‘종가 김치’, 롯데웰푸드의 ‘빼빼로’, 오리온 ‘꼬북칩’, 오뚜기 ‘진라면’ 등도 각 사의 K푸드 핵심 제품으로 내세워 해외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킬러 콘텐츠’”라며 “K-컬처와 같이 호감도를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 단계부터 해외 시장과 문화에 맞춤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제2의 불닭’ 탄생하려면
국내 식품기업이 너도나도 해외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내수 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식품업체들의 주요 타깃은 젊은 층이 주요 소비 주체로 떠오른 국가들이다. 국내는 출산율 감소로 인구가 꾸준히 줄어드는 상황이라 식품업계는 젊은 층 수요가 많은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K-컬처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K-푸드 진출 여건이 다소 유리하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식품업체 들 입장에서 긍정적이다.
해외 진출 시 가장 큰 이점은 ‘높은 마진’이다. 국내는 이미 식품업체가 성장하기에는 레드오션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가격 부분의 저항이 강하고, 인건비와 제조 경비도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다”며 “한국 브랜드가 진출한 경우는 이미 각국에서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나 제품이다보니 가격 자체가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 섣불리 발을 들였다가 막대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중국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당시엔 정치적 이슈로 인해 몇몇 식품기업들이 철수한 바 있다. 이처럼 해외 문화나 각국별 규제 수준도 달라 리스크가 있고, 환율 변동성에 따라 실적에 불리하게 반영될 수도 있어 신중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K-푸드가)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현지식으로 정착할 수 있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경우 현지의 메이저 유통채널을 뚫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닭볶음면 같은 메가히트 상품은 추종 상품들이 많이 생길 수 있다”며 “업체들은 꾸준히 또 다른 히트 상품 개발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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