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유니클로' 韓 침투 본격화..."한국은 패션·엔터 산업 선도하는 나라"
[패션업계 부는 중국풍]①
글로벌 SPA 시장 1위 쉬인 한국 진출 공식화
디지털 판매 집중...오프라인 고객 소통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한국 시장을 장악하려는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공습이 무섭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 이어 쉬인까지 한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쉬인의 가장 큰 강점은 ‘가성비’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빠르게 생산·판매해 ‘중국판 유니클로’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를 움켜쥔 쉬인은 이제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까지 삼키려고 한다.
전 세계 삼킨 중국 패션 한국으로
알리·테무와 함께 C-커머스 3대장 중 하나로 불리는 SPA브랜드 ‘쉬인’(SHEIN)이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리면서 주목받고 있다.
아직까지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낯설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런던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쉬인의 기업가치는 500억파운드(약 90조원)로 추정된다.
쉬인의 가치가 이처럼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급격한 성장세’에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쉬인은 지난해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매출액 450억달러(약 63조원), 영업이익 20억달러(약 3조원)를 기록했다.
또 쉬인은 글로벌 SPA 시장 1위 기업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코어사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쉬인은 지난해 글로벌 SPA 시장에서 18%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인디텍스(17%), H&M(5%)가 그 뒤를 이었다.
쉬인의 창립 시점은 2008년 10월이다. 시장 2, 3위 인디텍스와 H&M은 각각 1985년, 1947년에 설립됐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쉬인이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전 세계 패션 시장을 점령한 쉬인은 드디어 한국 시장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2022년 12월 한국 법인 설립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한국 법인 설립 후 잠잠했던 쉬인은 이듬해(2023년) 8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당시에도 쉬인은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하지 않은 상태였다.
대신 SBS 드라마 ‘마이 데몬’, 넷플릭스 ‘닭강정’ 등으로 주목받던 한국 배우 김유정을 서브 브랜드 데이지(DAYZ)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주목도가 높은 배우를 활용해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려 한 것으로 보인다. 쉬인은 최근까지 유해물질 검출 등 품질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면서 “이를 우려해 당장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사전 작업을 하면서 사업 개시 타이밍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넘어 오프라인까지 진출
SNS 마케팅과 유명 배우 발탁 등으로 분위기를 환기한 쉬인은 지난달 처음으로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화제성을 이어갔다. 특히 국내 첫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인 ‘스타일 인 쉬인’을 열며 브랜드 알리기를 본격화했다.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쉬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된 스타일 인 쉬인의 누적 방문객 수는 1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평일 기준으로 매일 1000명 이상, 주말에는 5000명 이상이 현장을 다녀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내부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다. 보니 리우(Bonnie Liu) 쉬인코리아 마케팅 담당자는 “한국은 패션 스타일·엔터테인먼트·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면서 “쉬인은 고객을 모든 사업의 중심에 두고 고객 요구 파악을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쉬인이 최근 한국 시장에 공들이는 이유로 온라인 패션 시장 활성화를 꼽는다. 이 시장은 국내 온라인거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8조86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패션 부문은 55조2110억원으로 나타났다. 66조1579억원을 기록한 서비스(여행·문화·레저 등) 부문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에서 패션과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3.2%, 29.6%로 나타났다.
쉬인은 당분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열어둘 생각이다. 디지털 중심의 기존 판매 전략을 유지하되 소통 창구로 오프라인을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운영을 종료한 스타일 인 쉬인과 같은 팝업 스토어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제품을 실제로 착용하거나 만져볼 수 없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쉬인 관계자는 “디지털 우선 전략을 유지할 것이며, 오프라인 매장을 별도로 운영할 계획은 없다”면서 “대신 이번 팝업처럼 고객들이 제품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옴니채널(다양한 경로에서 검색 및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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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삼킨 중국 패션 한국으로
알리·테무와 함께 C-커머스 3대장 중 하나로 불리는 SPA브랜드 ‘쉬인’(SHEIN)이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리면서 주목받고 있다.
아직까지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낯설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런던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쉬인의 기업가치는 500억파운드(약 90조원)로 추정된다.
쉬인의 가치가 이처럼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급격한 성장세’에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쉬인은 지난해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매출액 450억달러(약 63조원), 영업이익 20억달러(약 3조원)를 기록했다.
또 쉬인은 글로벌 SPA 시장 1위 기업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코어사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쉬인은 지난해 글로벌 SPA 시장에서 18%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인디텍스(17%), H&M(5%)가 그 뒤를 이었다.
쉬인의 창립 시점은 2008년 10월이다. 시장 2, 3위 인디텍스와 H&M은 각각 1985년, 1947년에 설립됐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쉬인이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전 세계 패션 시장을 점령한 쉬인은 드디어 한국 시장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2022년 12월 한국 법인 설립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한국 법인 설립 후 잠잠했던 쉬인은 이듬해(2023년) 8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당시에도 쉬인은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하지 않은 상태였다.
대신 SBS 드라마 ‘마이 데몬’, 넷플릭스 ‘닭강정’ 등으로 주목받던 한국 배우 김유정을 서브 브랜드 데이지(DAYZ)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주목도가 높은 배우를 활용해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려 한 것으로 보인다. 쉬인은 최근까지 유해물질 검출 등 품질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면서 “이를 우려해 당장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사전 작업을 하면서 사업 개시 타이밍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넘어 오프라인까지 진출
SNS 마케팅과 유명 배우 발탁 등으로 분위기를 환기한 쉬인은 지난달 처음으로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화제성을 이어갔다. 특히 국내 첫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인 ‘스타일 인 쉬인’을 열며 브랜드 알리기를 본격화했다.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쉬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된 스타일 인 쉬인의 누적 방문객 수는 1만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평일 기준으로 매일 1000명 이상, 주말에는 5000명 이상이 현장을 다녀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내부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다. 보니 리우(Bonnie Liu) 쉬인코리아 마케팅 담당자는 “한국은 패션 스타일·엔터테인먼트·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면서 “쉬인은 고객을 모든 사업의 중심에 두고 고객 요구 파악을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쉬인이 최근 한국 시장에 공들이는 이유로 온라인 패션 시장 활성화를 꼽는다. 이 시장은 국내 온라인거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8조86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패션 부문은 55조2110억원으로 나타났다. 66조1579억원을 기록한 서비스(여행·문화·레저 등) 부문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에서 패션과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3.2%, 29.6%로 나타났다.
쉬인은 당분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열어둘 생각이다. 디지털 중심의 기존 판매 전략을 유지하되 소통 창구로 오프라인을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운영을 종료한 스타일 인 쉬인과 같은 팝업 스토어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제품을 실제로 착용하거나 만져볼 수 없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쉬인 관계자는 “디지털 우선 전략을 유지할 것이며, 오프라인 매장을 별도로 운영할 계획은 없다”면서 “대신 이번 팝업처럼 고객들이 제품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옴니채널(다양한 경로에서 검색 및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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