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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타워크레인 조종부터 자재 가격 예측까지…건설사 AI로 ‘안전’ 잡는다

[우리 일상에 스며든 AI 기업들]④
현대건설, 한국서 일본 오사카 건설 현장 장비 조종
포스코이앤씨가 드론 촬영‧AI 접목 건물 균열 잡아

현대건설의 로보틱스랩 시연 모습[사진 현대건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해외 건설 현장에 있는 장비를 국내에서 조종하는 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6월 현대건설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에 위치한 기술연구원의 로보틱스랩에서 ‘혁신 연구개발(R&D) 건설로봇 기술 시연회’를 열고 무인 건설장비 작동을 시연했다. 이날 현대건설은 일본 오사카 건설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을 로보틱스랩에서 제어하는 장거리 원격 조정에 성공했다. 

타워크레인은 운전석이 지상에서 높게는 수백 미터 떨어진 타워의 꼭대기에 있어 운전자 안전 문제가 항상 지적됐다. 또 작업 효율 개선도 중요 문제로 거론된 바 있다. 만약 운전자가 타워크레인에 직접 올라가지 않고도 크레인을 조종할 수 있으면 이런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데 이를 해낸 것이다.

이 밖에도 현대건설은 시연회에서 ▲디지털트윈 플랫폼 기반의 건설 현장 관리 로봇(스팟·무인 드론·실내 점검용 드론·수중 드론) ▲원격제어 기술을 탑재한 양팔 로봇 ‘암스트롱(ARMstrong)’ ▲원격 타워크레인 ‘타와레모(TawaRemo)’ ▲무인 시공이 가능한 도로 자동 천공 로봇 ▲실내 자율주행 도장 로봇 ▲건설용 3D프린팅 로봇 등 총 9개의 건설로봇을 소개했다.

경주 혁신원자력연구단지 현장을 원격 조정해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드론을 비롯해 작업자의 접근이 어려운 고위험 환경에서의 정밀 작업과 200㎏의 고하중 자재를 운반할 수 있는 양팔 로봇도 눈길을 끌었다. 자동 천공 로봇은 도로 중앙분리대 설치를 위해 도로 한가운데 구멍을 뚫는 천공 작업(drilling)을 했다.

이 기술들이 아직은 본격적으로 건설 현장에 투입된 것은 아니지만, 이를 토대로 건설 현장 자동화를 확대한다는 게 현대건설의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외 건설사와 로봇 개발사들과 협업해 건설 맞춤형 로봇 기술 구현에 최선을 다해 건설 무인화와 자동화 혁신을 이끌겠다”고 전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쌓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딥러닝을 활용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건설특화 AI모델을 PLC 단계(Project Life Cycle) 핵심 업무에 적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오류를 최소화하는 프로젝트(PJT) 관리 지능화를 진행 중이다.

먼저 지역별 부동산 시장 분석 시스템을 만들어 전국 219개 시군구 지역의 10년간 수급·가격·거래·개발 호재·경제·시장 지표 등을 데이터화 했다. AI모델을 기반으로 분석해 시장 현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해당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영향 인자를 도출한다. 철근‧레미콘‧후판‧PHC 파일 등 건설 공사의 핵심이 되는 시황성 자재 가격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공동주택과 관련한 리스크 조기 탐지 모니터링 시스템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공기 지연에 영향을 주는 공사·조달 인력·원가 등 요인별 공기 지연 위험도를 확인하고 리스크를 예측할 수 있다. 월 단위로 측정한 PJT 수행 위험도를 보면 공사 초기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미리 대응할 수 있다. 또 ‘스마트 세이프티’ 플랫폼을 통해 CCTV로 얻은 영상정보를 AI 기술로 분석해 추락 방지 덮개와 안전난간대 등 안전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는지 실시간 감시할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자체 개발한 드론 촬영과 비전(Vision) AI 기술을 접목한 AI 균열 이미지 분석 플랫폼을 활용한 균열 인식 정확도는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크리트 균열의 폭이나 길이 등을 자동 탐지하고 균열 발생량 히트 맵(Heat Map) 분석으로 위험 균열을 식별할 수 있다. 공동주택 콘크리트 외벽 균열을 조사하는 데 활용하는데 교량이나 사일로 등 인프라‧플랜트 구조물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AI 접목한 건설 산업, 정보 보안은 필수

건설산업에서 AI 활용은 본격적으로 지평을 확대할 전망이다. 건축물을 지을 때 보통 발주자와 설계사‧건설회사‧운영사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데 AI 활용처가 그만큼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설계-시공-운영-유지관리 등 여러 단계에서 그동안의 작업이 ‘인력’에 의존하는 일이 많았다면 이제는 AI의 도움을 받아 효율적인 시스템 운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김우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5월 건설동향브리핑을 통해 AI는 건설산업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주자는 시장분석에 따른 사업의 개념과 방향성 설정과 타당성 분석, 기본설계의 적합성 분석 등을 위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설계사는 관련 법규 분석과 에너지 성능 검토 등에 따른 기본설계 도출, 과거 설계자료 학습에 의한 설계 자동화와 원가‧공기 검토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건설회사는 로봇공학과 AI를 통합한 건설자동화, 현장 모니터링 및 품질 점검 자동화, 안전 모니터링, 자원관리‧로지스틱스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운영사는 AI와 센서 통합에 의한 시설물 진단 자동화 및 모니터링, 에너지 효율 최적화 및 운영비용 절감에 AI를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건설 현장에서 AI를 탑재한 자동화 로봇을 통해 콘크리트 타설과 조적‧용접 등의 작업을 자동화해 작업 효율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드론과 AI 분석력을 결합하면 실시간으로 건설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진행 상황을 자동 기록해 운영과 유지보수(Operation and Maintenance) 단계에서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보보안은 AI를 도입하는 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지목된다. 김 연구원은 “AI를 학습하기 위해 대량의 데이터를 공급할 때 기술 유출과 데이터보안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AI 도입은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문화에 큰 변화를 초래하므로 기술교육과 새로운 문화의 정착을 위한 지원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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