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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새 먹거리 ‘온 디바이스 AI’ 영역 확장

[우리 일상에 스며든 AI 기업들]①
‘폴더블·AI폰’ 선점한 삼성전자, Z 폴드·플립6로 주도권 강화
LG전자, AI 가전 연결성 강화…클로이 로봇에 구글 AI 적용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 7얼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챗GPT 등장과 동시에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서비스 개발 경쟁이 촉발됐다. AI는 이에 따라 교육·업무·검색·창작은 물론 법률·의료 등 전문 분야에서도 널리 쓰이며 일상을 파고들었다. ‘변화가 곧 생존’인 기업들이 바꾼 풍경이다.

한국은 물론 세계 제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양사는 가전·PC 등 주요 제품에 AI를 접목해 편의성을 끌어올리고 소비자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AI 시대’에 맞춰 스마트폰·반도체 신제품을 내놓으며 다양한 성과를 올렸다. 양사가 이 과정에서 주목한 건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서버 연결 없이 기기 자체적으로 AI 기능을 수행하는 기술)다.

AI가 유려한 문장을 생성해 내고 그림을 그리는 동시에 정보를 번역·요약하려면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같은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 현재 대다수 AI 서비스는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통해 연산을 마친 정보를 다시 개인 기기로 보내는 방식이다. 생성형 AI 등장으로 처리가 필요한 데이터양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서비스 지연과 비용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온 디바이스 AI는 기기 자체에 장착된 반도체 칩을 통해 연산·추론 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 때문에 저지연·보안성에서 강점을 지닌 데다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삼성전자가 펼친 ‘AI 혁신’

삼성전자는 올해 초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하며 AI 서비스를 손안으로 끌고 들어왔다. 오랜 시간 기술적으로만 논의되던 ‘온 디바이스 AI’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제품엔 ▲서버 연결 없이 구동되는 ‘실시간 통역 통화’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곧장 정보가 튀어나오는 ‘서클 투 서치’ ▲복잡한 글을 요약·정리하는 ‘노트 어시스트’ 등 다양한 AI 기능이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이를 묶어 ‘갤럭시 AI’로 소개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가 ‘세계 첫 AI 스마트폰’으로 불린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출하량 기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로 집계됐다. 애플(17%)과 샤오미(14%)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조사 대상 74개국 중 38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브라질·칠레·폴란드 등에서는 40% 이상의 점유율 차지하는 성과를 올렸다.

삼성전자는 2023년 4분기엔 점유율 16%를 기록하며 애플(23%)에 선두 자리를 내준 바 있다.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와 동시에 1위를 탈환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도 전년 동기 판매량이 5% 증가하며 점유율 20%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군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편의성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과 5월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AI 기능을 S23·S24 시리즈 등 지난해 출시한 주요 모델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갤럭시 AI의 핵심 기능인 ‘실시간 통역 통화’ 지원 언어를 기존 13개에서 16개로 최근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더해 7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4’을 개최하고 갤럭시 AI를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확장했다. 이 행사에서 공개된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는 화면을 접고 펼치는 폴더블 폼팩터(Form Factor·제품 외형) 스마트폰으로 더 발전한 갤럭시 AI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차별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을 통해 ‘폴더블 스마트폰 원조’의 위상을 되찾겠단 포부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58%에서 올해 1분기 23%로 줄었다. 중국 화웨이(36%)에 이어 2위로 밀려났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시장 점유율 선두 자리를 뺏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3위는 점유율 12%를 기록한 중국 아너가 차지했다.

갤럭시 AI와 폴더블 사용성을 더한 갤럭시 Z 폴드·플립6는 중국 업체의 추격을 따돌릴 삼성전자의 야심작이란 평가를 받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플립·폴드6의 판매량이 전작 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매출도 2028년까지 연평균 18% 성장해 전 세계 점유율 35%를 차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갤럭시 언팩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초 언급한 1억대의 갤럭시 제품에 AI를 적용한다는 목표를 넘어, 연말까지 그 두 배인 2억대의 갤럭시 제품에 갤럭시 AI를 적용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가 7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카루젤 뒤 루브르’에서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4를 개최했다. 사진은 관객들이 갤럭시 언팩 체험 공간에서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선 온 디바이스 AI 시장 확대에 맞춰 업계 최고 속도인 10.7Gbps(Gigabit per second·1초당 전송되는 기가비트 단위의 데이터)를 갖춘 LPDDR5X D램을 개발하고, 동작 검증도 최근 마쳤다. 회사 측은 “이전 세대 대비 동작 속도와 소비 전력을 25% 이상 개선해 저전력∙고성능 특성이 요구되는 온 디바이스 A 시대에 최적인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LPDDR5X D램 신제품은 연내 양산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I를 태블릿PC·노트북에도 접목하며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또 올해 출시한 가전 신제품 대다수에도 맞춤형 AI 기능을 탑재해 편의성을 끌어올린 동시에 연결성을 강화했다.

LG式 ‘AI 제품’ 강화

LG전자 역시 AI 기술을 자사 주요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올해 벽걸이·이동식·창호형·스탠드형 등 모든 에어컨 제품에 AI 기술을 접목한 게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집안 공간·주거 형태에 따라 AI가 최적화된 바람을 제공하는 ‘AI 풀라인업’을 완성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AI 가전을 보다 생활에 밀접하게 이용하기 위해 ‘연결성 강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엔스헤데에 본사를 둔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 지분 80%를 인수하고, 향후 3년 내 나머지 2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앳홈은 가전·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홈 허브 ‘호미’(Homey)를 보유한 기업으로, 지난 2014년 설립돼 유럽·호주·싱가포르·미국·캐나다 등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수만 개의 가전과 센서·조명 등 IoT 기기를 연결하는 앳홈의 연결성과 LG 씽큐(LG ThinQ) 플랫폼에 적용 예정인 생성형 AI를 활용해 ‘최적의 공간 솔루션’을 제공하겠단 취지다.

LG전자는 여기에 더해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탑재한 클로이 로봇을 최근 공개했다. 이 로봇에는 ▲고객의 질문에 자연스럽게 답변하는 AI 챗봇 기능 ▲음성 명령으로 원하는 사진 배경 이미지 생성 등의 기능이 탑재됐다. 회사는 이를 통해 로봇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LG전자는 또 2024년형 노트북 ‘LG 그램’에 차세대 AI 프로세서를 적용한 바 있다. 이와 함께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함께 노트북에 적용할 수 있는 온 디바이스 AI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올해 출시한 벽걸이·이동식·창호형·스탠드형 등 모든 에어컨 제품에 AI 기술을 접목했다. [사진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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