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현실이 된 초고령사회, ‘실버타운’ 규제 확 푼다…내 땅‧건물 아니어도 사업 가능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집 있어도 실버타운 입주 가능

경제관계장관회의 주재하는 최상목 부총리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앞으로 사업자가 토지나 건물을 직접 소유하지 않더라도 사용권만 있으면 ‘실버타운’을 설립해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3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상목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고령층 친화적 주거 공간과 가사·건강·여가 서비스가 결합한 시니어 레지던스 공급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 “민간사업자가 부지와 건물 매입 없이 사용권 확보만으로도 실버타운 설립·운영을 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완화한다”고 했다.

초고령화 시대에 맞게 규제를 풀어 민간사업자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유주택 고령층도 실버타운 입주를 허용하는 한편 저소득 고령자 복지주택은 매년 3000호씩 공급하기로 했다. 초고령사회란 노인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사회를 말한다. 도시별 차이는 있지만 이르면 2030년 전에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대책은 지난 3월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민생토론회의 후속 조치 일환이다. 고령층 친화적인 주거 공간과 가사·건강·여가 서비스가 결합한 시니어 레지던스 공급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니어 레지던스는 법으로 규정하는 개념은 아니다. 고령자 복지주택(공공임대), 실버스테이(민간임대),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 등 서비스가 제공되는 고령 친화적 주거 공간을 총칭한다. 

대표적인 규제 완화 정책으로는 실버타운 설립 시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도록 했던 사항을 없애는 것이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제16조에 따르면 시설을 설치할 토지 및 건물의 ‘소유권’을 확보해야 실버타운 사업을 할 수 있다. 정부는 이 규정을 '소유권 또는 사용권 확보'로 개정할 계획이다. 토지·건물이 없어도 ‘사용권’을 기반으로 실버타운을 설립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신(新) 분양형 실버타운도 도입한다. 이는 인구 감소 지역에 설립해 지역 인구 소멸을 막고 지방의 소비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오현경 기재부 복지경제과장은 “시장성은 민간이 판단하겠지만 인구 감소 지역에 인센티브를 주면서 사람과 일자리, 돈이 모이도록 하는 선순환을 위한 기제를 마련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도심이나 도심과 접근성이 좋은 곳에 실버타운 수요가 많은데, 용지를 공급할 만한 여건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대학이나 숙박시설 등 도심 내 유휴시설과 군부대 이전 부지 등 유휴 국유지를 시니어 레지던스로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리츠의 시니어 레지던스 개발사업 진입 촉진을 위해 화성동탄2지구 등 택지 지원도 추진한다. 내년까지 신도시 택시 3곳을 지원할 예정이다.

시니어 레지던스 조성을 위한 건설 자금에 주택도시기금 공공지원 민간임대 융자 지원을 검토하고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 지원 대상에 분양형 실버타운을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여유 자금이 넉넉지 않은 노인 가구를 위해 합리적인 이용료로 이용할 수 있는 실버스테이(민간임대주택) 시범 사업 공공이 시행하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밖에 60세 이상의 유주택 고령자도 실버타운 입주를 허용하고 고령층 외 다양한 세대의 거주를 위해 일반형 주택을 혼합해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저소득층 대상의 고령자 복지주택 공급은 연간 3000호까지 확대하고 추첨제 도입 등 중산층 입주 기회 확대 방안을 마련한다.

‘주택연금’ 방식 활성화로 이용료 부담 낮춘다

입주자들이 실버타운에 입주한 뒤 이용료를 마련하는 부담을 덜기 위한 방안으로는 ‘주택연금’ 방식을 제시했다. 서울주택공사 등을 통해서 기준시가 12억원이하 주택을 매각하고 매각 대금을 연금형으로 수령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실버타운 입주자들이 요양 서비스를 필요로 할 경우 다른 입주자의 생활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입주 유지가 가능한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실버타운이 아닌 자가주택에 계속 거주하는 저소득 고령층은 주거급여(수선유지급여) 인상을 통해 주거개선을 지원한다. 정부는 “시니어 레지던스가 주택 건설과 가사·건강·여가 서비스가 함께 유기적으로 결합한 다부처 사업”이라며 “관계 부처 전담반을 구축하고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전청조, 항소심서 감형..."끝까지 용서 구하겠다"

2'한국판 마블' 무빙, 시즌2 나온다..."제작 초기 단계"

3한미사이언스, "4인 공동출연 재단은 임시주총서 중립 지켜야"

4美 법무부, 구글에 '크롬' 강제 매각 요청...왜?

5정부, 취약계층 복지·일자리에 95조 썼다

6외국인 노동자 3만명 사용 신청 받는다...제조업 2만명 '최다'

7대출 조이자 아파트값 '뚝뚝'...서울은 35주 연속 상승

8기술력 입증한 바디프랜드, ‘CES 2025 혁신상’ 3개 제품 수상

9SK스퀘어, 2000억 자사주 소각 나선다..."주주환원 나설 것"

실시간 뉴스

1전청조, 항소심서 감형..."끝까지 용서 구하겠다"

2'한국판 마블' 무빙, 시즌2 나온다..."제작 초기 단계"

3한미사이언스, "4인 공동출연 재단은 임시주총서 중립 지켜야"

4美 법무부, 구글에 '크롬' 강제 매각 요청...왜?

5정부, 취약계층 복지·일자리에 95조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