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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아이콘 건축물, 문화경쟁력 높인다 [스페셜리스트 뷰]

뉴욕엔 '베슬(vessel)', 한국엔 노들섬 '소리풍경(Soundscape)'
문화 경쟁력 갖춘 세계적인 도시 '서울'의 노력
무조건적 낙관 경계, 일상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나야

노들섬 전경 [사진 서울문화재단]

[한지연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본부장] 서울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경복궁 등의 4대 궁궐과 남산서울타워에 꼭 들르기 마련이다. 관광객들이 로마의 콜로세움,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 아테네의 고대 신전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도시의 아이콘, 그 곳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나 조형물은 도시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더 나아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기여한다. 세계 각 도시의 아이콘이 된 명소들은 주로 시대의 사상을 담은 역사성을 지닌 곳들이다. 현대에 이르러 여기에 지역성, 도시 맥락성, 도시 재생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가치들이 부여되기도 했으며 때로는 이를 의도적으로 기획하여 건축물을 짓기도 한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도시의 상징이 된 아이콘 건축물 중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표적인 예로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와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들 수 있다. 오페라 하우스는 시드니의 베네롱 포인트에 위치한 공연예술 센터로 덴마크의 건축가 요른 오베른 웃손(Jørn Oberg Utzon)이 설계해 1973년에 완공됐다. 요트의 흰 돛과 오렌지 껍질에서 착안한 독특한 모양의 지붕을 한 이 건축물은 도시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술·공학·자연의 완벽한 조화로 현대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오페라 하우스는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호주를 대표하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해마다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오페라 하우스는 도시의 활력을 불러일으키고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여 도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화적, 경제적 자산이 됐다. 

스페인 빌바오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은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hery)의 독창적인 설계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이 미술관은 건물 전체를 감싸고 있는 티타늄의 금속 패널들과 곡선을 이루는 자유로운 형태 때문에 ‘메탈 플라워’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미술관을 덮고 있는 물고기 비늘 모양의 티타늄 패널들은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빛을 반사하는 특이한 모습으로 역동성을 더해 건물 자체의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 빌바오시는 쇠락해 가던 공업 도시의 재생과 재개발을 위해 이 미술관을 유치했고 항만, 창고와 화물철도역을 컨벤션홀과 음악당이 들어선 문화지구로 탈바꿈시켰다.

네르비온 강가의 공원 및 산책로를 새롭게 조성해 관광객 뿐 아니라 주민들의 삶의 패턴까지 바꿨다. 막대한 건축 비용으로 빌바오시는 큰 빚을 지기도 했지만 구겐하임 미술관 개관 3년만에 건설비를 모두 회수했으며 호텔과 컨벤션 등 관련 산업의 발전으로 다양한 서비스 업종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 기간 동안 약 4억달러의 경제 효과를 거뒀다는 ‘빌바오 효과’가 하나의 고유 명사가 됐을 정도이다. 빌바오는 공업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새롭게 자리매김했으며 시민들은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문화적 자부심을 갖게 됐다.

서울의 아이콘이 된 건축물, DDP

우리의 서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사한 사례로는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DDP라 불리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ongdaemun Design Plaza)를 들 수 있을 것이다. DDP는 여성 건축가로서 최초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설계했다. 기둥이 없는 구조와 각기 다른 모양의 알루미늄 패널로 이루어진 독특한 디자인, 유려한 곡선과 곡면, 사선과 사면으로 구성된 건축물은 자하 하디드 특유의 비정형 디자인의 특징을 나타낸다. 내부와 외부, 위층과 아래층, 건물과 공원의 경계가 없는 유기적인 디자인은 동대문의 역동성을 반영했다.

2014년 완공된 DDP 건축 프로젝트는 노후한 동대문운동장을 공원화하고 서울을 세계적인 디자인 도시이자 관광명소로 육성하고자 추진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 중 하나였다. 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동대문 운동장을 철거하는 일이 선행돼야 했는데 당시 동대문 운동장은 고교야구경기가 활발히 열리는 장소였고, 축구장은 풍물시장 및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동대문 운동장 철거 계획이 발표되자 체육계, 문화계, 상인, 지역주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서울시의 DDP 조성사업 정책에 강하게 반대했다. 쉽지 않은 갈등 조정 과정을 거쳐 서울시는 2008년 5월 동대문 운동장을 철거했고, 2009년 착공 후 5년여의 공사 끝에 마침내 2014년 3월 DDP를 정식 개관했다.

서울시의 최초 기획은 DDP를 디자인 명소로 발전시켜 서울의 디자인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였으나 준공 이후 다양한 논의와 시도 끝에 DDP는 첨단 디자인 트렌드가 시작되고 이를 기반으로 문화를 교류하는 시민 친화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정체성을 갖추게 됐다. 현재 DDP에서는 다양한 패션쇼·디자인 전시회·콘서트·마켓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로 인해 유동 인구가 크게 증가했고 주변 상업 시설들도 활기를 되찾았다. 특히 ‘가족·친구·연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 ‘데이트 명소’, ‘사진 명소’ 등 DDP를 일컫는 키워드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SNS를 통해 부각되면서 개관 직후의 부정적 보도도 시간이 지나며 그 빈도수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현재 DDP는 서울 관광정보 웹사이트 기준으로 경복궁, 남산서울타워, 북촌 한옥마을에 이어 연간 천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서울의 대표 관광명소이자 디자인 아이콘 건축물로 자리 잡았다. 
토마스 헤더윅 공중 보행로 조감도 [사진 서울시]

K관광 1번지로 떠오를 가능성 품은 노들섬

지난 5월,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 국제지명설계 공모’에서 세계적인 건축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웍(Thomas Heatherwick)의 ‘소리풍경(Soundscape)’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당선작의 핵심 설계 내용 중 하나는 스카이워크 캐노피(공중보행로)로 설계자는 다양한 높이의 기둥들로 각기 다른 높이의 공간을 만들어내어 한국의 아름다운 산(山) 이미지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노들섬이 가진 본질적인 장소성을 살려서 기존 건축물을 존치해 주변부를 계획하고, 스테인리스 커브 메탈의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곡선으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가 사유지인 노들섬을 매입한 이후 이 곳을 오페라하우스를 갖춘 예술섬으로 조성하려는 계획은 2005년 첫 구상안이 나온 이후 수 차례의 공모와 건설 계획을 거치면서도 무산됐다. 2019년에 비로소 456석 규모의 음악 전문 공연장과 전시 공간, 잔디마당, 식음료 시설 등을 갖춘 복합문화단지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서울시 용산구의 한강대교 아래에 위치한 이곳은 63빌딩을 비롯한 도심의 마천루와 멋진 노을, 한강 야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내년에 수변부 팝업월, 수상예술무대, 생태정원 등이 조성되고, 오는 2027년까지 공중부와 지상부 보행로 및 라이프가든 등이 완공되면 노들섬은 서울을 대표하는 매우 특별한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노들섬은 1917년 일제가 한강 인도교를 놓으며 만든 인공섬으로 면적은 약 3만7000여평이다. 1960년대까지 시민들의 피서지, 낚시터, 스케이트장으로 사용되었으나 1960년대 후반 건설용 모래 공급지로 사용되다 모래가 사라지자 사람들의 발길도 끊어졌다. 1995년 일본식 지명 개선사업으로 옛 지명에서 용산 맞은편을 ‘노들(또는 노돌)'이라고 부른 것에서 ‘노들섬’으로 바뀌었다. 노들은 '백로가 놀던 징검돌(梁)'이란 뜻이다. 

노들섬의 반경 2km이내 한강 북축에는 용산공원(조성예정), 국립중앙박물관 및 한글박물관, 현재 계획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위치하고 남측에는 사육신 역사공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시 발표대로 오는 2030년 이후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을 본격적으로 조성하면 용산-노들섬-여의도는 미래 서울의 경쟁력을 견인 할 삼각 축이 될 예정이다. 특히 노들섬이 위치하고 있는 용산구는 공연시설 176개소, 전시시설 56개소가 있어 다른 자치구와 비교해 가장 많은 공연시설과 전시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문화시설 및 관광자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렇듯 과거에 시민에게 친근하고 편안한 여가의 공간이었던 역사적 맥락성과 현재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자원, 앞으로 개발 예정인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접근성을 고려할 때 한강의 가운데 위치한 노들섬은 관광지로서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9년 노들섬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개관해 서울시 주최로 각종 축제,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이 곳에서 여러 대관 행사도 치렀다. 그러나 구체적인 전략이나 방향성 부족으로 시민들에게 노들섬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공간을 활성화 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노들섬은 한동안 활발하게 운영되지 못했다. 서울시는 민간위탁(2019~2022), 민간대행(2022~2023)의 방식을 거쳐 올해 공공위탁 방식을 채택해 서울문화재단이 오는 2026년까지 노들섬을 1차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해 ‘한강노들섬 클래식’을 통해 발레와 오페라 야외 공연을 성사시키며 노들섬 잔디마당에서의 대형 공연 가능성을 증명했다. 올해부터 노들섬의 본격적 운영을 맡게 된 서울문화재단은 기존 예술축제인 ‘아트페스티벌 서울’의 대표 콘텐츠를 노들섬 중심으로 배치하여 발레, 오페라에 이어 서커스, 스트리트 댄스, 인디음악, 케이컬처 등을 서울시민뿐 아니라 해외에서 온 관광객까지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들어 4월 ‘문화가 흐르는 예술섬 노들’의 야외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해 저무는 저녁 잔디마당에서 영화를 보는 ‘문화가 흐르는 노들컬처 캠핑’, 음악과 연계한 렉처 퍼포먼스 ‘라이브하우스-뜻밖의 토크 콘서트’, 모퉁이 공간을 활용한 미니 갤러리 ‘스페이스 엣지’, 음악공연 프로그램 ‘스테이지 2024 in 노들’ 등을 비롯해 5월 ‘서울서커스페스티벌’, 6월 ‘서울비댄스페스티벌’ 등을 진행했으며 이로 인해 상반기에 노들섬을 방문한 사람은 약 80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약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이번 여름에 서울문화재단은 시민들이 노들섬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도록 ‘문화예술 바캉스’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K팝과 K컬처를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는 ‘케이컬처 특별주간’을 통해 한국 대중가요의 역사를 보고 듣고 따라부르는 시간을 마련했고, EBS의 대표 음악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이 기록한 한국 대중음악 20년의 역사 자료를 전시한다. 가족·연인·친구들이 ‘노들컬처캠핑’에 참여해 대형 LED 화면을 활용한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다양한 음악영화와 애니메이션 상영 프로그램과 함께 영화음악 콘서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5월 노들섬을 중심으로 인근 민관 문화예술기관과의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노들컬처클러스터’ 계획을 발표하고 1호 기업으로 ‘아모레퍼시픽 재단’ 및 ‘아모레퍼시픽 공감재단’과 MOU를 맺었으며, 타 문화예술기관 및 기업으로 협력 범위를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모 언론에서는 용산구에 다양한 박물관과 기념관, 현대미술 화랑, K뷰티의 선봉 아모레퍼시픽, K팝의 세계화를 이끈 하이브, 한강시민공원 등 문화유산과 관광자원이 풍부한 점을 감안해 이 지역을 ‘뮤지엄 로드’를 포함하는 역사‧문화·관광 특구인 ‘K-관광 1번지’로 육성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 제안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보여지며 노들섬은 이 지역의 중심적인 문화지구로서 문화예술이 연계되는 ‘K-관광 1번지’의 주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24 서울서커스페스티벌 모습 [사진 서울문화재단]

문화경쟁력 갖춘 서울의 아이콘이 되기 위하여

오세훈 시장은 지난해 2월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공공 분야 디자인 혁신 시범 사업을 노들섬에 최초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특색 있고 상징적이며 혁신적인 건축물을 짓기 위해 규제를 풀고 행정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토마스 헤더윅의 설계가 실현된다면 국내에는 이와 유사한 형태 및 개념의 건물이 존재하지 않아 아마도 ‘소리풍경’은 유일무이한 공간이 될 듯하다. 그것은 공중보행로와 지면 사이의 공간, 내·외부 공간을 넘나들며 독특성을 더할 것이며, 공간의 범위를 확장하며 기존의 건물들과 어떻게 조화롭게 어우러질지도 기대된다. 특히 노들섬은 차량의 접근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걷는 공간’으로 특화하는 전략이 접목될 것이며 공중보행로 등의 공중부 시설과 조경 자체의 디자인이 예술적이므로 관광지로서의 매력도가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들섬에 조성될 ‘소리풍경’의 공중보행로는 2017년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조성됐던 ‘서울로 7017’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서울로 7017’은 서울의 역사성을 보존하고 보행 친화적 공간을 만들었음에도 매력적인 콘텐츠의 부족, 수직 이동 시설(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부족으로 노약자, 장애인의 접근이 어려웠던 점, 주변 지역과의 연결성 부족, 기후 조건에 대한 고려 부족, 지속가능한 운영 모델의 부재, 높은 유지보수 비용에 비해 미흡했던 수익 창출 모델, 인근 남대문 시장 및 서울역 등 주변 지역과의 유기적 연계 실패, 조경식물의 인위적 배치 등이 문제로 드러났다.

현재 ‘서울로 7017’은 적은 이용자로 인해 당초 목적인 보행로의 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도 야심차게 시작한 건축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난 사례를 찾아 볼 수 있다. 1999년 완공된 런던의 ‘밀레니엄 돔’, 2001년 완공된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 타워’의 경우 모두 건축에 들어간 과도한 비용과 유지 관리 비용으로 도시에 재정적 부담을 주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지속적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으며 지역문화와의 연계성 부족으로도 비판을 받았다. 결국 밀레니엄 돔은 재정난으로 개관 1년만에 문을 닫았고, 글래스고 타워는 유럽 건축상을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문제와 안전 문제로 인해 2010년 영구 폐쇄되었다. 새롭게 태어날 노들섬은 이러한 국내외 사례들의 문제점을 반면교사 삼아 뼈아픈 대가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노들섬 라이브하우스 뜻밖의 토크콘서트 [사진 서울문화재단]

미국 뉴욕에서 토마스 헤더윅의 또 다른 작품 ‘베슬(vessel)’이 ‘맨해튼의 에펠탑’으로 사랑받고 있고, 허드슨강의 인공섬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 또한 관광명소가 된 그의 작품이지만 뉴욕의 성공이 서울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 노들섬 프로젝트의 여러 주체들은 서울만의 특화된 전략을 찾아야 한다. 특히 이번 공사는 노들섬의 기존 시설을 전면 철거하지 않고 현 시설을 유지하며 추가적인 구조물을 설치하는 특이한 케이스의 프로젝트다. 따라서 철저한 설계 검토와 건설 관리, 안전관리가 수반돼야 한다. 이미 노들섬의 야심찬 건축 프로젝트가 두 번이나 실패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여 노들섬이 DDP에 이은 서울의 새로운 아이콘 명소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노들섬은 강, 하늘, 나무가 함께 하는 자연의 공간, 걷고 싶은 섬, 사람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섬이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노들섬 둘레길 걷기(하부 걷기), 공중보행로를 중심으로 하늘 걷기(상부 걷기), 한강변으로 연결되는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 산책하기 등 노들섬은 친환경 투어가 가능한 건축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노들섬의 상업 공간, 레스토랑, 카페 등 서비스 공간들은 방문객의 편의를 돕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다. 어찌 보면 이것은 과거 한여름에 한강 백사장으로 피서를 떠났던 시민들의 문화 공간 회복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더불어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요구가 담긴 오늘의 모습이자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하며 살아가고픈 미래가 반영된 모습이기도 하다. 노들섬 조성 프로젝트에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 신중한 계획,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 양질의 문화예술 콘텐츠 도입, 생태환경 보존 노력 등이 모두 포함되어야 하며 전문가 그룹의 참여를 통해 철저히 검증되어야 한다. 부디 새롭게 태어날 노들섬이 서울의 자랑스러운 아이콘이 되어 천만 서울시민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길 기대한다.

한지연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본부장

필자는 (재)국제교류진흥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거쳐 (재)서울문화재단 창단 멤버로 20년이 넘게 문화기획·문화마케팅·문화예술행정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지역문화본부장, 제휴협력실장, 창작기반실장, 문화사업실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는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본부장으로 재직중이다. 한양대에서 교육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이화여대·단국대·서울교대 등에 출강했다. 예술을 매개로 기업교육 및 평생교육 설계 등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사회공헌과 연계하는 기업의 다양한 문화예술프로젝트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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