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철강업계 ‘보릿고개’…전기료 인상에 ‘이중고’
정부, 4분기 전기요금 인상 방안 검토
탈탄소 기조 따르는 철강업계 악재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철강업계의 ‘보릿고개’가 길어질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4분기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염두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던 철강업계인 만큼 전기요금 인상은 치명적이다. 전기료가 통상 철강 제품 원가의 약 10~20%를 차지하는 까닭이다.
3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철강부문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5조4490억원, 영업이익은 4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9%, 51.3% 감소한 수치다.
현대제철, 동국제강도 비슷한 처지다.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414억원, 영업이익 9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 78.9% 감소한 셈이다. 동국제강도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4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23%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경기침체 및 중국 저가 철강 공세 등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손에 쥔 철강업계다. 하반기 반등을 꾀하는 이들이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다. 정부가 4분기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시사 하면서다.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전기요금 인상 방안을 고려하는 중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28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관계부처와 적절한 시점과 전기요금을 정상화하는 수준 등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시점은 언급되지 않았다. 업계는 전기요금 인상 시점을 올해 4분기로 예상했다. 전기료 인상은 물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비교적 전력 수요가 높은 하절기를 피한 동절기에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 배경으로는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지목됐다. 정부 부처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29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5959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문제는 누적 적자다. 한전의 누적 적자는 42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 규모는 202조4000억원이다. 전년 192조8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9조6000억원 증가했다.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원인이 여기서 나온다.
전기로 도입한 철강업계 ‘직격탄’
전기료 인상은 대표적인 제조업 경쟁력 약화 요인 중 하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철강업계의 고민은 깊어진다. 통상 철강제품 원가의 약 10~20%가 산업용 전기요금이다. 산업용 전기료는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2023년 4분기까지 총 6번에 걸쳐 상승했다.
지난해 평균 전기 판매 단가는 152.8원이다. 이는 2021년 대비 41.4% 증가한 수치다. 당시 주택용은 37.2%, 산업용은 45.7% 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대기업이 쓰는 대용량 산업용 전기만 ㎾h당 평균 10.6원 올린 바 있다. 주택용 등 나머지 전기요금은 동결했다.
전기요금 인상은 철강업계의 수익과도 직결된다. 철강업계는 전기요금이 kWh당 1원만 오르더라도 연간 약 100억원에서 200억원의 원가 부담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 추세에 맞춰 전기로에 투자하는 철강업체 입장에서 전기료 인상은 뼈 아프다..전기로는 철강업계 탈탄소 이행의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뒤 친환경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월 광양에 6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250만톤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착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광양 전기로는 2025년 말에 준공, 2026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현대제철도 ‘2025 탄소중립 로드맵’ 공개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전기로 신설 투자 및 확대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인 넷제로(Net-Zero) 실행방안 및 새 전기로 개발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내용이 담겼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맞춰 전기로 도입을 확대하던 철강업계 입장에서 전기료 인상은 청천벽력과도 같다. 탄소중립을 과업으로 삼고 전기로를 확대하던 중 전기료 인상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맞은 까닭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규모 철강사가 전기로를 활용해 철강 제품을 생산할 경우 막대한 규모의 전력이 필요하다”며 “올해 3분기부터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올해 4분기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져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도 “탈탄소를 위해 전기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전기료 인상이 되려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상황”이라며 “산업용 전기요금이 계속해서 오를 경우 철강업계 입장에서 전기로 도입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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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철강부문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5조4490억원, 영업이익은 4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9%, 51.3% 감소한 수치다.
현대제철, 동국제강도 비슷한 처지다.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414억원, 영업이익 9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 78.9% 감소한 셈이다. 동국제강도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4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23%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경기침체 및 중국 저가 철강 공세 등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손에 쥔 철강업계다. 하반기 반등을 꾀하는 이들이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다. 정부가 4분기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시사 하면서다.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전기요금 인상 방안을 고려하는 중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28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관계부처와 적절한 시점과 전기요금을 정상화하는 수준 등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시점은 언급되지 않았다. 업계는 전기요금 인상 시점을 올해 4분기로 예상했다. 전기료 인상은 물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비교적 전력 수요가 높은 하절기를 피한 동절기에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 배경으로는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지목됐다. 정부 부처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29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5959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문제는 누적 적자다. 한전의 누적 적자는 42조3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 규모는 202조4000억원이다. 전년 192조8000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9조6000억원 증가했다.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원인이 여기서 나온다.
전기로 도입한 철강업계 ‘직격탄’
전기료 인상은 대표적인 제조업 경쟁력 약화 요인 중 하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철강업계의 고민은 깊어진다. 통상 철강제품 원가의 약 10~20%가 산업용 전기요금이다. 산업용 전기료는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2023년 4분기까지 총 6번에 걸쳐 상승했다.
지난해 평균 전기 판매 단가는 152.8원이다. 이는 2021년 대비 41.4% 증가한 수치다. 당시 주택용은 37.2%, 산업용은 45.7% 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대기업이 쓰는 대용량 산업용 전기만 ㎾h당 평균 10.6원 올린 바 있다. 주택용 등 나머지 전기요금은 동결했다.
전기요금 인상은 철강업계의 수익과도 직결된다. 철강업계는 전기요금이 kWh당 1원만 오르더라도 연간 약 100억원에서 200억원의 원가 부담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 추세에 맞춰 전기로에 투자하는 철강업체 입장에서 전기료 인상은 뼈 아프다..전기로는 철강업계 탈탄소 이행의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뒤 친환경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월 광양에 6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250만톤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착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광양 전기로는 2025년 말에 준공, 2026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현대제철도 ‘2025 탄소중립 로드맵’ 공개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전기로 신설 투자 및 확대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인 넷제로(Net-Zero) 실행방안 및 새 전기로 개발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내용이 담겼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맞춰 전기로 도입을 확대하던 철강업계 입장에서 전기료 인상은 청천벽력과도 같다. 탄소중립을 과업으로 삼고 전기로를 확대하던 중 전기료 인상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맞은 까닭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규모 철강사가 전기로를 활용해 철강 제품을 생산할 경우 막대한 규모의 전력이 필요하다”며 “올해 3분기부터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올해 4분기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져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도 “탈탄소를 위해 전기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전기료 인상이 되려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상황”이라며 “산업용 전기요금이 계속해서 오를 경우 철강업계 입장에서 전기로 도입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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