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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현 세리머니의 비밀…‘3관왕’ 의미가 아니었다 [2024 파리]

'양궁 천재' 임시현, 3관왕 달성 (파리=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3관왕 달성에 성공한 임시현이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8.3 hwayoung7@yna.co.kr/2024-08-03 22:47:00/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시현(21·한국체대)이 또 한 번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시상대 제일 위에 섰다. 여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에 이어 이번 대회 세 번째다. 시상대 오른 뒤에는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그리고 나머지 세 손가락을 펼쳐 보였는데, ‘3관왕’을 뜻하는 줄 알았던 세리머니에는 다른 의미가 담겨 있었다.

임시현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남수현(순천시청)을 7-3으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여자 단체전에서는 남수현과 전훈영(인천시청)과 호흡을 맞췄고, 혼성 단체전에서는 김우진(청주시청)과 짝을 이뤄 시상대 제일 위에 섰다. 그리고 이번에는 홀로 사선에 서서 치열한 경쟁을 뚫어냈다. 2020 도쿄 올림픽 안산에 이어 올림픽 양궁 3관왕 역사를 이었다.

사실 개인전 정상으로 향하는 여정이 만만치는 않았다. 4강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경기를 어렵게 치렀다. 먼저 세트를 내주는 등 어려움을 겪다가 흐름을 내준 뒤에야 완전히 살아나는 흐름이 이어졌다. 8강과 4강에서는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6-4로 승리했다. 

그러나 궁지에 몰리고도 세계 1위다운 집중력이 번번이 빛을 발했다. 반전이 필요한 순간마다, 승부처가 찾아올 때마다 여지 없이 화살이 10점으로 향했다. 임시현은 “열심히 준비했는데 빨리 끝나버리면 너무 아쉽지 않나. 그래서 더 악착같이 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면서 “(반대로 이기고 있을 때는) 너무 여유로웠나 싶다”고 웃어 보였다.

파리올림픽 신궁 임시현 (파리=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남수현과 맞붙은 임시현이 과녁을 향해 활을 쏘고 있다. 2024.8.3 hwayoung7@yna.co.kr/2024-08-03 23:16:09/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금메달이 걸린 결승에서의 집중력은 더욱 남달랐다. 15발의 화살 가운데 무려 11발이 10점 과녁에 꽂혔다. 9점은 3발, 8점은 단 1발이었다. 5세트 마지막 화살까지 여지 없이 10점으로 꽂아 넣은 그는 결국 개인전 정상에 우뚝 섰다. 동생 남수현을 이긴 금메달이라 환하게 웃기보다 따뜻하게 안아주는 모습이었다.

앞선 두 번의 시상식과 달리 이번 시상식에는 혼자서 제일 위에 서서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왼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는 세리머니와 함께 환하게 웃었다. 손가락 세 개를 펼쳐보인 터라 자연스레 올림픽 3관왕을 상징하는 세리머니처럼 보였다. 

그런데 임시현의 설명은 달랐다. 그는 “누가 그러더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3관왕을 했는데, 바로 다음 대호에서 또 3관왕을 하는 게 쉬운 확률일 것 같냐고 말씀하셨다”면서 “그런 바늘 구멍을 통과해버렸다”며 웃어 보였다. 손가락 세 개 보다는 동그라미가 바늘 구멍을 의미했다는 것이다. 

실제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이후 임시현의 동기부여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국가대표 승선 자체도 확신할 수 없었을뿐더러, 올림픽 무대에서도 3관왕을 이어가는 건 그야말로 쉽지 않을 거란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더구나 임시현은 어린 나이에도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하느라 부담이 컸다. 

그러나 임시현은 모두가 쉽지 않을 거라는 ‘역사’를 이뤄냈다. 임시현은 “에이스의 무게감도 많이 느꼈지만,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려고 했던 거 같다”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이어 바로 다음 대회인 파리 대회에서도 3관왕을 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양창훈 여자 대표팀 감독은 “성격 자체가 낙천적이고 꼼꼼하다. 3관왕 자격은 충분하다”며 박수를 보냈다.

파리올림픽 3관왕의 주인공은 임시현 (파리=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3관왕을 달성한 임시현이 관중을 향해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8.3 hwayoung7@yna.co.kr/2024-08-03 23:21:05/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일간스포츠 김명석 기자 clea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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